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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24일(월) ㅣ
  [오피니언]깨진 유리잔을 만질 때는?
성명 :홍대우 (ajota75@daum.net) 작성일 : 2017-05-17
깨진 유리잔을 만질 때는?

상담전문가 우사랑박사
(ajota75@daum.net)

저는 Wee클래스 상담실에 근무하는 상담교사입니다. 중간고사이기 때문에 시험감독을 들어갔지요. 5분도 안되어서 한 줄로 세우고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기 삶에는 시험성적이 중요하지 않은가봅니다.
시험이 끝나갈 무렵, 답안지를 거두는 데, 어떤 학생이 휴대폰을 검색하였습니다.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았니? 소지하기 만해도 부정행위로 간주되는 데?”
“0점 처리 하세요. 휴대폰은 돌려주세요.”
“네, 휴대폰 돌려드립니다. 저는 감독교사로서 사실만 확인하고 교무실에 가서 협의 후에 돌려줄 겁니다.”
“X나게 빡빡하게 구네……, X팔!”
학생은 교무실로 따라오면서 온갖 욕설과 짜증스런 말을 퍼부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교무실로 갔다.
“친구야! 미안하다. 네 마음처럼 그냥 눈감고 모른척하면 좋겠는 데, 다른 아이들은 모두 휴대폰을 내었고, 다른 친구들 보고 있는 데, 버젓이 폰을 만지고 있는 데, 만일, 한 명이라도 선생님, 우리도 휴대폰 거두지 말아 주세요, 라든가, 왜 부정행위 처리하지 않느냐고 이의신청하면 선생님은 감독교사로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고민이 되어요. 기분 나빠하는 네 마음은 알겠는 데, 감독교사로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 이해해주면 좋겠어요. 그래도, 네 입장을 고려해서, 일단 담임선생님께 처리하도록 넘길 테니,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듣도록 하세요!”
잠시 후, 담임선생님께서 오셨다.
“너는 왜 휴대폰을 내지 않았니? 너 오늘 운 좋은 줄 알아라! 좋은 선생님 만나서 다행이지, 연구부에 넘기면 일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아니? 0점 처리뿐 만 아니라 경위서도 써야 하고, 회의도 해야 하고, 부모님도 오셔야하고……, 선생님께 사과드려라.”
그제서야 친구는 상황을 판단했는지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조금 전의 분노와 욕설은 어디 갔는지 순한 양으로 변해있었다.

Wee클래스에 있다 보면 참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많이 듣게 됩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처럼 부족한 사람에게 자기들의 속마음을 털어놓는지, 그들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게 없는 데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하고 떠나는 그들이 오히려 고마울 따름입니다.

“어제 아빠한테 혼나서 기분 나빴어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빠뿐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다 저를 간섭하고 옥죄는 것 같아요. 선생님! 이런데서 살면 뭐 합니까? 아파트 15층 옥상에 올라갔어요…….”

다행히도 친구는 뛰어내리지 않고 오늘 상담실을 찾아와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갔다. 아픈 마음을 나눌 좋은 친구도 얻어갔다.

“선생님! 쉼터에 좀 보내 주세요. 집에 들어가면 숨이 막혀요. 엄마는 늘 잔소리만하고, 아저씨(계부)는 보기도 싫어요. 저를 투명인간 취급해요. 집에 들어가면 답답해서 숨이 막혀요.”

여자 친구인 얘는 돈만 있으면 방을 구해 남자 친구와 같이 살고 싶단다. 여고 1년인데도 서슴치 않고 얘기한다. 30일 정도 사궈온 친구와 동거하고, 결혼도 하고 싶단다. 부모 동의 받아 같이 살지 하며 농담을 건넸다.

“엄마도 16세 때 가출하여, 술집에서 생활하며 아이를 가졌다가 지우고 여러 번 했다해 놓고, 나한테만 지랄 떨어요.”

아니, 그런 걸 어떻게 아니? 엄마가 얘기할리도 없을 텐데?

“아빠와 이혼 할 때 판사한테 내는 서류를 봤어요.”

부모와는 사이가 나쁘고, 자기 멋대로 생활하는 이 친구는 언제 배불러 올지 모를 걱정되는 여고 1학년 친구다. 보건실에 가서 특별성교육을 받도록 안내했다.

“선생님! 내일 재판받으러 가요.(무슨 일이니?) 사기죄요. 인터넷으로 중고노트북 판매한다광고하고, 입금되면 연락 끊었어요.”

이 친구는 25건이나 인터넷 사기를 쳤다. 고등학생 수준에서 잠시 거짓으로 사기를 치므로 300여만원을 쉽게 벌었다. 한 달 후에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잡혔다. 부모님은 피해자를 만나서 보상하느라 바빴다. 500만원 이상을 보상해줬단다. 그런데, 친구는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렸다. 피해보상은 부모님이 한 것이고, 자기는 돈을 쉽게 벌었기 때문에 그 유혹을 쉽게 떠나기 어려운가보다. 10시경에 등교하여 조금 어슬렁거리면 점심을 먹고, 오후엔 종례도 하지 않고 사라져버린다. 결국 소년원에 입소했다.

아이들이 호소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깨어진 가정에서 비롯된 얘기들이다. 부모님은 이혼하고, 아빠는 다른 여자와 재혼해서 살고, 엄마는 다른 남자와 재혼해서 아이 셋을 낳아 기르며, 지금까지는 아빠한테 있었지만, 엄마가 셋째를 낳고 보니 힘들어서 애를 돌봐달라고 부른단다.

“선생님! 저도 놀고 싶은 데, 제가 왜 엄마의 아이를 봐주러 가야해요? 이혼하고 갈 때는 언제고, 아기 봐달라고 부르는 건 뭐예요?”
“그래, 네가 참 대단하다. 여태까지 어떻게 견뎌내었니? 정말 대단하구나!”

저는 상담교사로서 아이들을 대할 때 깨진 유리잔을 만지듯이 다룹니다. 깨진 유리잔을 만질 때는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제 손을 베입니다. 내가 다치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 만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처 많은 아이들에게 당연한 얘기를 하면 먹혀들지 않습니다.

“선생님한테 그게 뭐니?”
“네 멋대로 행동하려면 학교 나가는 게 낫잖아!”
선생님은 지극히 당연한 얘기를 학생에게 하지만, 상처받은 아이들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습니다.

“왜 하필 나한테만 이래요?”
“학교 그만두면 될 거 아니에요?”
“내 인생 내가 사는 데, 샘이 뭔데 자꾸 간섭하세요?”
“자기도 담배피우면서 맨날 우리보고 금연지도한데?”

이 아이들을 때에는 정말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선생님이 다친다. 자칫 하다가 선생님께 달려들고 자기는 학교 나가버리기 일쑤다. 결국 상처 입는 사람은 선생님이다. 아이는 제멋대로 나가서 스트레스를 나름대로 풀지만, 선생님은 호소할 곳도 없다. 교육청에 교원힐링센터가 있다고 하지만, 제자로부터 입은 상처를 어디에 감히 토로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선생님 자신이 자신을 다독거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로부터 상처받지 않고 교단에 설 수 있는 지도력을 배워야한다. 요즘 붐을 일으키는 “회복중심생활교육”이라든가, “학급긍정훈육법”이라든가 여러 가지 연수를 통해 친절하고도 단호한 교사가 되어가는 길을 배워야한다.
깨진 유리잔은 내가 조심하지 않으면 내 손을 베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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