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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25일(월) ㅣ
  "2018년 여름, 이럴 줄 몰랐던 한전 체험형 인턴 수기" - 1편
성명 :변종환 (okims110@gmail.com) 작성일 : 2018-06-19
2018년 5월 30일, 정말 오랜만에 받아보는 최종 합격 메일이었다.

하지만 취업 준비를 위한 1분 1초가 절실한 상황에서, 채용형도 아닌 체험형 인턴이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으로 다가오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남들이 이야기하는 한전의 특징과 비전, 기업 분위기보다는 내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값진 경험을 만들어 내기 위해 누구보다 빠르게 활동에 참여하겠다는 답장을 보냈던 것 같다.

면접을 준비하며 구체적인 직무 수행에 대한 내용을 숙지하기 위해 최근 3년간의 기록은 모두 읽어봤다. 대부분 요금관리부서에 배치되어 간단한 전화 업무를 맡거나 미납된 전기요금을 받아내기 위해 고객과 통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아무래도 2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가르치고 활용할 수 없는 체험형 인턴의 특성을 나도 모르게 혼자서 판단을 내렸던 것인지, 다른 지사들 또한 이와 같은 활동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혼자만의 착각을 해버렸던 것이다.

실무는 달랐다. 한전 경기 북부본부에 최종 합격한 인턴은 총 18명. 이 모든 인원이 요금관리부에서 일할 순 없었고 예상했던 대로 생전 처음 들어본 부서와 이름이 호명되기 시작하더니 동기들은 한두 명씩 마중 나오신 부서 선배님을 따라 각자의 사무실로 떠나기 시작했다. 배선건설부, 고객지원부, 지속가능사업부, 재무자재부, ICT운영부, 경영지원부, 전력공급부, 배전운영부, 전략경영부, 송전운영부, 그리고 내가 배치된 지역협력부까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부서들에 배치가 되었고 취업 역량 강화와 취준생의 경험을 위해 한전에서 이만큼 배려를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체험형 인턴이라는 이름 아래 가벼운 마음으로 '체험'만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엔 지역협력부의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19세기 말, 아무 권리 이용 허가도 없이 국가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남의 땅에 송전탑과 선하지를 설치했던 잘못을 이어나가지 않기 위해 과거에 무분별하게 이용했던 토지 사용료와 더불어 새로 지을 철탑에 연관된 미래 사용료에 대한 보상금을 일괄 지급하고 구분지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는 지역협력부의 자랑스러운 용지 전사들을 만났다.

지상권, 토지 권원, 그리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 절차, 등기.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뿐이었다. 한국전력이라는 국내 최대 공기업 인턴으로 참여했다기보다 법원 사무직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전문적인 단어들이 오가고 있었고 덤으로 민원인과의 전화 응대 업무, 계약서 작성, 소송 준비는 추가 과제였다. 첫 날은 팀의 분위기 정도만 느껴보고 가볍게 앉아있으라는 사수 선배님의 말씀과는 대조적으로 내 앞에는 법전을 방불케 하는 두꺼운 용지 보상 실무 편람이 놓여져 있었고 그것을 읽으며, 아니 억지로 머리에 집어넣으며 파란만장한 지역협력부 인턴 첫날이 이제 막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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