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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9일(목) ㅣ
[라이프] 일광전구 김홍도(60)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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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58 개띠, 60년 치열하게 달렸다
 
 
 
김홍도 대표가 2016년 춘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뛰고 있는 모습
 
김홍도 대표가 백열전구 수명 테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개처럼 뛴다” 40대에 시작한 마라톤

“중소기업 하는 사람은 몸이 자산입니다. 사장은 축구로 치면 센터포워드이고 전체 포지션의 70%를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죠.”

대구마라톤클럽 소속 김 대표는 2003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망해가는 운수회사를 인수해 재건하고 3공단에 있던 전구회사도 성서로 이전했다. 사업에 열정을 쏟다 보니 몸 컨디션이 나빠졌다. 하루 2갑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건강을 위해 개처럼 뛰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라톤에 입문했던 것. 그는 14년간 마라톤 풀코스 완주만 62회를 기록했다. 그는 2005년 춘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첫 완주를 했다. 기록은 4시간 12분. 2009년 북경마라톤대회에서는 3시간 36분에 완주해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는 보스턴, 뉴욕, 베를린, 아테네 등 해외 유수 마라톤대회에 7회 출전했다. 국내 대회 중에 지리산 종주 마라톤(47㎞)도 3차례 완주했다. 인생 2막을 달리는 그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전구 회사를 100년 장인기업으로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마라톤 완주를 100회 이루는 것이다.

◆“인생 2막 58년 개띠에 격려 응원을”

“마라톤은 인생살이와 비슷해요. 마라톤에 반환점이 있듯 인생에도 터닝 포인트가 있는 거죠.”

요즘도 그는 클럽 회원들과 함께 매주 3회 이상 마라톤 훈련을 하고 있다. 대구수목원에서 하루 10~20㎞를 뛰고 있다. 매월 훈련량은 40㎞ 정도. 그는 개인적으로 토`일요일 쉬는 날에는 주 1회 정도 화원자연휴양림에서 산악 훈련을 하고 있다. 보통 2시간에 걸쳐 15㎞ 정도 뛴다. 마라톤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서로 경쟁하며 달려야 한다. 뛰면서 맞바람을 뚫고 나아가야 하고 어느 시점에서 심박동이 증가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인 사점과 마주친다. 반환점을 돌고 나면 완주를 위해 자신의 마지막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58년 개띠에게 인생 1막이 은퇴라면 인생 2막은 반환점을 돌아 다시 세파와 싸워야 하는 고통이다. 마라톤에서 응원은 완주를 위해서 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58년 개띠들에게 격려하는 사회적 응원이 필요하다.  

◆“개처럼 신난 장돌뱅이 유년시절”

그는 공장 천장에 짐자전거를 매달아두고 있다. 매일 출근할 때마다 짐자전거를 잠시 쳐다보고 사무실로 향한다. 짐자전거는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유년시절 ‘장돌뱅이’ 추억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서문시장 근처 대성초등학교에 다녔다. 학생 수는 한 반에 60~70명. 당시 개띠 출신이 워낙 많아 오전반, 중간반, 오후반이 있었다. 부모는 서문시장에서 백열전구와 전기 재료를 취급하는 전업사를 운영했다. 장사가 잘돼 일손이 부족할 때가 많았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짐자전거를 탔다. 수업을 마치면 부모가 하는 전업사의 배달 심부름을 도맡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전구 박스를 짐자전거에 묶고 짧은 발로 페달을 밟으며 시장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에게는 배달이 신나고 재미있었다. 또 활기찬 시장 풍경도 멋있었다. 그는 4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서문시장에서 뛰놀던 추억이 흑백 필름 돌아가듯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그때 개처럼 부지런하게 배달하면서 부모의 장사 유전자를 체득한 것 같다고 했다.

◆“새벽에 태어나 평생 바쁜 개 팔자”

“하루는 어머니가 나를 불러서 얘기했어요. 장남인 너는 새벽에 태어나 평생 바쁘게 살아야 하는 개 팔자다. 아버지 전구회사를 맡아 재건시켜라.”

그의 부모는 1962년 백열전구 생산공장을 건립했다. 1980년대 수출에 주력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중국의 등장으로 수출이 중단되면서 내수에 치중하다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는 아버지 회사를 맡아 3년 만에 외환위기 터널을 벗어났다. 그의 성격은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 근성을 가졌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결과를 보고 끝낸다. 2008년 정부가 가정용 백열전구의 퇴출을 결정했다. 다른 전구 업체들은 LED로 갈아탔다. 그의 사업도 존폐 기로에 섰다. 다시 진돗개 근성이 되살아났다. 가정용 백열전구 대신 장식용, 디자인램프 백열전구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백열전구를 제조하는 유일한 업체로 자리 잡았다. “부지런하면 작은 부자는 될 수 있다.” 그가 소중히 여기는 말이다.

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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