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8년 04월 19일(목) ㅣ
[김일광의 에세이 산책] 황금 아기들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8-01-09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외손녀를 돌봐주는 아내를 따라 딸네 집에서 새해를 맞았다. 올해 태어날 아이들은 특별히 황금 개띠라고 한다. 기사를 함께 보던 딸아이가 재미있다는 듯이 한마디했다.

“제가 태어날 때는 무슨 개띠였어요?”

“글쎄.”

그러고 보니 36년 전 딸아이를 낳았을 때는 그런 말이 없었다.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로 무장되어 있을 때였으니까 띠 앞에 수식어를 붙일 수도 없었다. 아기 낳는 게 마치 국가에 큰 짐을 지우는 것처럼 생각할 때였다. 출산을 막던 그때도 아이를 낳았는데, 요즘은 각종 혜택을 주는데도 아기 출산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띠 앞에 복권 같은 행운의 말을 붙이는 게 아닐까. 붉은 닭, 황금 돼지, 청양 등, 사실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그 어떤 꾸밈말을 붙여도 아깝지 않은 귀한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정작 젊은 부부들은 아이 낳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이 늦어지고, 집값이 하늘처럼 뛰고, 자녀 교육비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더더욱 힘든 문제는 육아가 만만치 않다.

딸이 아기를 낳으면서 소위 말하는 기러기 할아버지가 된 지 2년이 넘었다. 손녀를 돌보느라 딸네 집에 머무는 아내의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어서 결혼한 아들도 고맙게 아기를 얻었다. 1년을 사이에 두고 경사가 겹쳐졌다. 축복에 따른 기쁨만큼 육아는 만만치 않았다. 그나마 돌이 지나면서 어린이집에서 아기들을 맡아주었다. 그러나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아내와 나는 양쪽 집을 오가며 손주를 거두어 주어야 했다. 이런 어려움을 알고 있는 젊은 부부들은 아이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신이 아직 인간 세상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신의 그런 희망을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세상은 희망이 없다. 정부는 저출산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말았다. 우리의 출산장려 정책은 아기를 당당하게 낳고, 안심하고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었다. 출산 결과에 이런저런 혜택을 주겠다는 지극히 형식적인 것이었다. 젊은 부부가 왜 출산을 망설이고, 많은 자녀를 갖지 못하는 걸까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이제 육아를 한 가정에 오롯이 맡겨두는 우리네 사회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육아는 우리 사회 공동의 몫이 되어야 한다. 당당하게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직장 분위기 변화가 출산장려의 시작이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격언이다. 그들의 지혜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황금 개띠, 새해가 밝았다. 생명을 어찌 황금에 비할 수 있을까마는 이 땅에 태어난 아이들과 올해 태어날 아기들 모두 귀하디 귀한 대접을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김일광 동화작가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화> 기사 더 보기 [more]   
 · 작가가 직접 이야기하는 '풍경이 된 선' 제작 뒷얘기 2018-04-19
 · 용학도서관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 특별전 2018-04-19
 · 김소현·손준호 부부, 뮤지컬 '명성황후' 부부 역 맡아 2018-04-19
 · [장하빈의 시와 함께] 봄밤 2018-04-19
 · 내 멋에 산다! 전원 예술인 3인의 음악 이야기 2018-04-18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2018 전국 재난안전 수기 공모
기자와 함께, 아이비리그 대학·기관 탐방
제5회 나라사랑 청소년 문예대전
제27회 매일학생미술대전
아쉬움 자욱한 구자욱 빈자리…삼성,..
대구 중앙로 실개천, 인도로 'U턴'…..
대구 동부소방서 신서혁신도시에 새 ..
권오준 포스코 회장 18일 임시 이사..
SK머티리얼즈 가스 누출 피해 더 있..
남북경협주 봄바람…15개 종목 상승..
'채용 비리' 대구은행 전 인사부장 ..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의 배경…현정..
'수원 화재' 권선구 NC백화점 4층 식..
주말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
'단지 바로 앞 보육·교육시설' 연경...
SM우방이 4월 중 ‘연...
[부동산 돋보기] 쏟아지는 규제 속 부...
"나홀로족 소득에 비해 좁거나 비싼...
3월 대구 민간아파트 분양가 3.3㎡당 1...
[대구경북 관심 물건]
'제8회 의성 세계연축제' 하늘 위로,...
이번 어린이날에는 자...
'의성 세계연축제' 공동 위원장 김주...
'의성 세계연축제' 밤하늘에 나르샤...
의성 가볼만 한 곳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외국인도 신명나게...
2019학년도 수시 '학종' 준비
교육부가 지난 11일 2...
[입시 프리즘] 의과대학으로 진학하기
[우리 학교 진학진로 비결은?] 대구 경...
대구경북 26개 대학 "13위 안에 들어...
1억 이상 기부자 = ‘대구교육아너스클...
주말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4월 20·21·22일)
[카드뉴스] 맞춤노선 시내버스 타고 비슬산, 팔공산 꽃놀이 가자!
무기질·비타민 듬뿍, 봄 샐러드 한 그릇
채소 코너에 봄나물들..
당질 제한을 통한 당뇨밥상
제철 해산물 밥상
[골프에티켓] 골프매너는 그 사람의 품...
30여 년 전 내가 처음...
[금주의 골프장] 중국 단동 오룡국제GC
그린피 할인정보
[골프 인문학] 실력의 원천 '기본기'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이상택  편집인 : 이상택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