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8년 01월 20일(토) ㅣ
[김일광의 에세이 산책] 황금 아기들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8-01-09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외손녀를 돌봐주는 아내를 따라 딸네 집에서 새해를 맞았다. 올해 태어날 아이들은 특별히 황금 개띠라고 한다. 기사를 함께 보던 딸아이가 재미있다는 듯이 한마디했다.

“제가 태어날 때는 무슨 개띠였어요?”

“글쎄.”

그러고 보니 36년 전 딸아이를 낳았을 때는 그런 말이 없었다.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로 무장되어 있을 때였으니까 띠 앞에 수식어를 붙일 수도 없었다. 아기 낳는 게 마치 국가에 큰 짐을 지우는 것처럼 생각할 때였다. 출산을 막던 그때도 아이를 낳았는데, 요즘은 각종 혜택을 주는데도 아기 출산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띠 앞에 복권 같은 행운의 말을 붙이는 게 아닐까. 붉은 닭, 황금 돼지, 청양 등, 사실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그 어떤 꾸밈말을 붙여도 아깝지 않은 귀한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정작 젊은 부부들은 아이 낳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이 늦어지고, 집값이 하늘처럼 뛰고, 자녀 교육비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더더욱 힘든 문제는 육아가 만만치 않다.

딸이 아기를 낳으면서 소위 말하는 기러기 할아버지가 된 지 2년이 넘었다. 손녀를 돌보느라 딸네 집에 머무는 아내의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어서 결혼한 아들도 고맙게 아기를 얻었다. 1년을 사이에 두고 경사가 겹쳐졌다. 축복에 따른 기쁨만큼 육아는 만만치 않았다. 그나마 돌이 지나면서 어린이집에서 아기들을 맡아주었다. 그러나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아내와 나는 양쪽 집을 오가며 손주를 거두어 주어야 했다. 이런 어려움을 알고 있는 젊은 부부들은 아이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신이 아직 인간 세상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신의 그런 희망을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세상은 희망이 없다. 정부는 저출산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말았다. 우리의 출산장려 정책은 아기를 당당하게 낳고, 안심하고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었다. 출산 결과에 이런저런 혜택을 주겠다는 지극히 형식적인 것이었다. 젊은 부부가 왜 출산을 망설이고, 많은 자녀를 갖지 못하는 걸까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이제 육아를 한 가정에 오롯이 맡겨두는 우리네 사회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육아는 우리 사회 공동의 몫이 되어야 한다. 당당하게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직장 분위기 변화가 출산장려의 시작이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격언이다. 그들의 지혜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황금 개띠, 새해가 밝았다. 생명을 어찌 황금에 비할 수 있을까마는 이 땅에 태어난 아이들과 올해 태어날 아기들 모두 귀하디 귀한 대접을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김일광 동화작가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화> 기사 더 보기 [more]   
 · 설정 총무원장 "조계종 선거제도 개선 못하면 희망 없다" 2018-01-20
 · 불교 성도절 기념대법회…24일 대구시민체육관서 2018-01-20
 · 한국 사제품 받은 천주교 성직자 6,188명 2018-01-20
 · 대구기독문인회, 대구기독문학 제13호 작품집 발간 2018-01-20
 · [금주의 역사] 한국 최초 오페라 ‘춘희’ 공연 2018-01-20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제62회 신문의 날 표어 공모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로 예상세액 ..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슈가맨2..
반려견 사람 물면 개주인 형사처벌…..
김항곤 성주군수 "3선 불출마" 선언..
상가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 '9..
대구시장 도전자 "반월당에 캠프 잡..
떠밀려 사임?…한수원 이관섭 사장 ..
통합 공항, 지역 미래만 생각하자…1..
한국당, 45곳 당협위원장 선정…홍준..
공공기관 7만7천 명 정규직 전환…농..
최과이익 환수제 피한 7곳, 재건축 가...
올해부터 아파트 재건...
대구도시공사, 전세임대 150호 공급
[부동산 돋보기] 상속 법적분쟁 예방하...
300실 이상 오피스텔 분양, 25일부터...
[대구경북 관심 물건]
영양 음식디미방·고령 대가야 여행 체...
영양군과 고령군이 문...
경주 지역 경제 효자는 스포츠 행사
반려견 사람 물면 개주인 형사처벌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로 예상세액 미...
[운세] 1월 20~26일(음력 12월 4~10일)
초·중·고 입학생, 새 출발 준비 어떻...
새 학기가 한 달 반...
[입시 프리즘] 2018학년도 대입을 마무...
대구서부교육청 2주간 '겨울학교'
Q.[과탐] 과학 학생부 세부능력·특기...
Q.[진로] 학생부에는 어떤 내용이 기록...
[김동영의 자전거로 떠나는 일본 여행] ③세토나이카이 해상국립공원 -세토우치 국제사이클링대회
주말 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1월 19~21일)
새해 떡국 먹고 한 살 더 먹기
해마다 추수가 끝나고..
당질 제한을 통한 당뇨밥상
제철 해산물 밥상
[금주의 골프장] 중국 주해 금만GC
중국 금만GC는 2003년...
그린피 할인 정보
LPGA 첫 도전 고진영, 올해 주목해야...
[골프 인문학] <6>'홀인원 이야기'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