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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3일(월) ㅣ
동명이인 '57년생 이윤동' 소백산마라톤대회 풀코스 골인…끈으로 손목 연결, 시각 장애 딛고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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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10년 전 마라톤대회 참가 인연…외모도 닮아 30여회 함께 완주
 
1일 영주시에서 열린 ‘제16회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600회를 완주한 이윤동(61`왼쪽) 씨와 이름과 나이가 같은 시각장애인 이윤동(풀코스 191회 완주) 씨가 손을 잡고 아름다운 질주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시각장애인 달리미와 동명이인 달리미가 1일 영주에서 열린 제16회 소백산마라톤 대회에서 손을 맞잡고 풀코스를 함께 완주, 뜨거운 감동을 연출했다. 이들은 이름과 나이까지 같아 화제다.

이들은 끈으로 1대1로 연결해 풀코스를 완주했다. 두 주인공은 이름과 성, 나이(1957년생)가 똑같다. 사는 곳은 울산과 인천으로 다르지만 이름은 이윤동(61)으로 동명이인이다. 울산 이윤동 씨는 시각장애인 1급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외모까지 비슷해 주변에서 쌍둥이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올해 환갑을 맞은 이들의 마라톤 입문 시기도 40대로 비슷하다. 울산 이윤동 씨는 자신의 눈이 되어준 인천 이윤동 씨의 도움으로 이날 191회 풀코스 완주기록을 세웠다. 인천 이윤동 씨는 600회 완주기념 행사로 앞을 볼 수 없는 동명이인 친구를 이끌며 함께했다. 이들은 "둘 다 젊고 잘 달릴 때는 풀코스를 3시간 20분대에 완주했지만 지금은 나이 때문에 4시간 20~30분이나 걸린다"고 했다.

울산 이윤동 씨는 15년 전인 2003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동안 풀코스 완주 191회, 100㎞ 울트라마라톤, 산악마라톤 등 불가능을 뛰어넘으며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보이지 않으면 뛸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감동을 심어주고 있다.

그는 어렸을 적에 망막색소변성증을 앓으면서 중학교 1학년 때 시력을 잃었다. 장애로 바깥나들이가 힘들었던 그가 우연찮게 조깅으로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 이 씨의 마라톤 풀코스 최고기록은 '2009 서울동아국제마라톤'으로 3시간 18분 10초.

이날 600회 완주기록을 세운 인천 이윤동 씨는 20년 전 100m도 제대로 뛸 수 없는 저질 체력이었는데 마라톤 덕분에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2000년 마라톤에 입문했으며 영주소백산대회는 2011년, 3013년, 2015년에 이어 네 번째다. 이 씨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3시간 25분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마라톤대회에 자주 참가하면서 이름과 나이가 같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고, 이때부터 둘은 친구가 되어 함께 완주한 것이 30여 회가 넘는다고 한다.

울산 이윤동 씨는 "혼자 마라톤을 하면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앞선 마라토너의 발길질에 차이기도 했다. 동명이인 마라톤친구를 만나 반갑고, 즐거운 마라톤 인생이 시작됐다"고 했다. 또 "제가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눈이 되어 준 친구에게 받은 고마움을 다른 장애인에게 전해주기 위해 쓰러지지 않고 계속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인천 이윤동 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나보다 더 잘 뛰는 친구를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마라톤으로 맺어진 끈뿐 아니라 인생의 끈도 놓치지 않고 평생 함께하겠다"고 했다.

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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