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8년 01월 20일(토) ㅣ
[매일춘추] 처음이라는 것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8-01-10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얼마 전 첫 조카가 태어났다. 형 내외가 실시간으로 보내는 아기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였는데, 3주쯤 지났을까? 집에서 조리 중인 형수의 연락을 받고 형네 집에 들렀다.

‘젖을 먹고 자주 게운다’며 한동안 걱정을 달고 있더니, 이번엔 피부 발진이 심하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조카의 얼굴을 살펴보니 별일 아니었다. 신생아에게 흔히 생길 수 있는 일과성 피부 질환 중 하나인 좁쌀종으로 보였다. 이는 잘 씻기고 잘 보습해 주면 자연히 없어지는 것이라 형네 부부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 주었다. 지친 형과 형수를 잠시 쉬게 하고 작은 침대 속의 아기를 지켜봤다. 병원에서 신생아들을 적잖게 보아온 나인데도 뒤척이는 조카를 안으려니 사뭇 엉거주춤한 자세가 된다. 형과 형수가 처음으로 맞닥뜨린 아기와의 신세계(?)가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갓 태어난 아기 역시 모든 것이 처음이 아닌가. 비록 열 달간 세상의 자극을 어렴풋이나마 받았겠지만 그야말로 난생처음 만나는 실체들. 작은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공기, 눈부시게 새어 들어오는 빛,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따뜻한 액체 등 이런 첫 경험을 이겨내느라 힘들게 삼킨 젖을 게워내고 열꽃을 피워내나 보다.  

지난해 가을 나는 속편을 염두에 두고 첫 요리책을 출판했다. ‘환자에게 해주고 싶은 요리’라는 큰 타이틀을 가지고 스토리와 메뉴, 촬영지를 정하는 등 나의 첫 작품 출산 준비에 분주했던 기억이 새롭다. 원고 메뉴에 맞춰 재료를 구입하고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화보로 찍는 모든 과정이 낯설고 어려웠다. 촬영지로 가는 유럽행 비행기에서부터 실수가 나왔고, 편집할 때는 못 느꼈던 부족함이 출판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였다. 하지만 모든 게 처음이라 그러려니 스스로 위로했다.

처음으로 무엇을 해본다는 것, 그것은 설레면서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처음이기에 더 특별한 감동이 있다. 내가 처음으로 했던 많은 것들을 떠올려본다.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하고, 처음으로 외래환자에게 처방을 하고, 처음으로 강단에 서서 대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처음으로 독자에게 글로써 내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일들…. 처음이라 더 의미가 있고, 처음이라 실수마저 용서가 되고, 처음이라 잘 잊히지도 않는다. 처음이라는 부담감과 실패가 두려워 주저했다면, 지금까지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궁금증만 키웠을 것이다.

새해 벽두 ‘처음’이라는 단어가 설렘으로 다가온다. 실수와 실패마저도 처음 하는 자의 특권이라는 생각에 그 자체가 소중하다. 더불어 처음에 미숙했던 많은 것들이 점차 매끄럽게 숙련이 되는 것을 처음이 주는 달콤한 선물이라 여기며 나는 지금도 시도하고 도전할 거리들을 찾아 나선다.

김섬 공중보건의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 [more]   
 · [종교칼럼] 조주의 신발 2018-01-20
 · [광장]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2018-01-20
 · [야고부] 사고의 게으름 2018-01-20
 · [매일춘추] 여전히 그곳에 있을 것이다 2018-01-19
 · [관풍루] 전업주부 4년 연속 줄어들고 살림하는 남성은 17만 명으로 사상 최대 2018-01-19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제62회 신문의 날 표어 공모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로 예상세액 ..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슈가맨2..
반려견 사람 물면 개주인 형사처벌…..
김항곤 성주군수 "3선 불출마" 선언..
상가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 '9..
대구시장 도전자 "반월당에 캠프 잡..
떠밀려 사임?…한수원 이관섭 사장 ..
통합 공항, 지역 미래만 생각하자…1..
한국당, 45곳 당협위원장 선정…홍준..
공공기관 7만7천 명 정규직 전환…농..
최과이익 환수제 피한 7곳, 재건축 가...
올해부터 아파트 재건...
대구도시공사, 전세임대 150호 공급
[부동산 돋보기] 상속 법적분쟁 예방하...
300실 이상 오피스텔 분양, 25일부터...
[대구경북 관심 물건]
영양 음식디미방·고령 대가야 여행 체...
영양군과 고령군이 문...
경주 지역 경제 효자는 스포츠 행사
반려견 사람 물면 개주인 형사처벌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로 예상세액 미...
[운세] 1월 20~26일(음력 12월 4~10일)
초·중·고 입학생, 새 출발 준비 어떻...
새 학기가 한 달 반...
[입시 프리즘] 2018학년도 대입을 마무...
대구서부교육청 2주간 '겨울학교'
Q.[과탐] 과학 학생부 세부능력·특기...
Q.[진로] 학생부에는 어떤 내용이 기록...
[김동영의 자전거로 떠나는 일본 여행] ③세토나이카이 해상국립공원 -세토우치 국제사이클링대회
주말 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1월 19~21일)
새해 떡국 먹고 한 살 더 먹기
해마다 추수가 끝나고..
당질 제한을 통한 당뇨밥상
제철 해산물 밥상
[금주의 골프장] 중국 주해 금만GC
중국 금만GC는 2003년...
그린피 할인 정보
LPGA 첫 도전 고진영, 올해 주목해야...
[골프 인문학] <6>'홀인원 이야기'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