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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의 펀펀야구] 삼성의 안방마님 진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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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5 09:46:56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삼성 트레이드 소식에 "만세~ 살았다"
야구에서 포수는 항해사이다. 때로는 거친 파도와 맞서는 용맹함도 있어야 하고 거센 바람을 이용하는 지혜도 있어야 한다. 자신은 늘 크고 작은 부상이 생기는 위험한 곳에 앉아 있지만 선수들에게 넉넉한 입담과 미소로 용기를 줘야 한다. 주변의 모든 상황에 능통하면서도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데 머리는 잠시도 쉴 틈이 없고 체력 소모는 심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피하는 자리다.

그런 포수 자리를 천직으로 아는 선수가 진갑용이다. 1999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신인 홍성흔의 파이팅에 밀려 점차 백업포수로 나앉은 진갑용은 6월 무렵 경기가 끝난 후 무거운 걸음으로 야구장 내 감독실을 찾았다.

문을 열자 김인식 감독(현 한화 감독)이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진갑용이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감독님 살려주십시요.”

“그래? 그럼 내일 선발로 나가(김 감독).”

“그게 아니고….”

단순히 기회를 달라는 얘기로 들었던 김 감독은 순간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럼 뭐야?”

“트레이드 시켜주십시요.” 진갑용이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안돼.” 순간 날카롭고 격앙된 한마디가 허공을 찔렀다.

그리고 다음날 트레이드를 요청하려고 구단 사장실을 스스로 찾아간 진갑용은 절대 불가 통보를 재차 받고는 2군 버스를 타야 했다. 마음이 떠난 선수와는 야구를 하지 않는다는 김 감독의 방침에 따른 조치였다. 2군에 내려간 뒤 이제 야구를 그만 두어야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착잡했다.

그러나 야구 인생을 건 도박이 후회스럽지는 않았다. 왠지 두산 베어스와는 모든 것이 잘 맞지 않았다. 아무리 적응을 하려고 노력해도 그럴수록 매듭은 더 꼬여만 갔다. 더구나 국가대표 출신인 자신이 백업 요원으로 야구를 한다는 자체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 31일. 2군 버스를 타고 이천구장으로 향하면서 진갑용은 생각했다. “하늘이 버린다면 이제 야구를 그만두겠다.” 그때였다. 매니저의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잠시 후 버스가 섰다. 진갑용의 만세 소리에 운전기사가 깜짝 놀란 탓이었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는 1998년 시즌 원바운드로 포구한 볼(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을 관중석으로 던져 유명해진 김영진이 주전 포수였던 때라 선수생명을 건 진갑용의 도박은 그렇게 운명처럼 성사되었다.

삼성에서의 포수 생활도 김동수의 백업으로 어렵게 시작했지만 마침내 2001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새로운 팀워크의 중심에 서서 6년동안 3번의 우승을 일궈내는 일등공신이 됐다.

언제나 넉넉한 미소를 앞세우지만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한 결단력과 승부의 집념은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 진갑용. 그가 라이온즈 함대의 키를 잡고 있기에 대망의 3연패를 향한 2007시즌도 큰 기대가 된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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