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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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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4 11:09:4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1888년 이집트 나일 강 동쪽 마을 베니 하산에서 기원전 2천 년경 이집트 중 왕국시대 유적이 발굴됐다. 39기의 바위굴 묘로 비문과 벽화 등 중요 사료가 나왔는데 특이하게 약 30만 마리의 고양이 미라와 사후 먹잇감인 쥐 미라도 함께 있었다. 이렇게 많은 고양이 미라가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고양이를 신성시한 이집트 인이 이곳을 고양이 무덤으로 지정해 전국 각지에서 고양이가 죽었을 때 옮긴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집 고양이는 기원전 5천 년쯤, 야생 고양이를 길들여 기른 이집트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고대 이집트 인의 고양이 사랑은 유명하다. 곡식을 갉아먹는 쥐잡이 용으로 집집이 기르다 나중에는 신격화했다. 신격화의 대표 사례가 고양이 머리를 한 바스테트(Bastet) 여신이다. 처음에는 죽은 자를 지키는 신이었지만, 파라오의 명에 따라 뒤에는 이집트 전역의 신으로 승격됐다. 이 때문에 고양이가 죽으면 미라로 만들어 피라미드에 안장시켰다.

고양이에 얽힌 일화도 많다. 고양이를 죽이면 이유를 가리지 않고 사형에 처했으며, 불이 나면 고양이를 먼저 구했다 한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따르면, 바스테트를 주신으로 숭배한 부바스티스라는 마을에서는 고양이가 죽으면 사람들이 눈썹을 깎고 상복을 걸쳤다고 했다. 구약성서 열왕기에는 이집트 왕이 예루살렘을 침략해 고양이를 위한 신전을 지었다고 적혀 있다.

심지어 기원전 5세기쯤 페르시아는 이집트의 펠리시움이라는 성을 공략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자 병사들에게 고양이를 한 마리씩 들고 진군하도록 했다 한다. 신성시하는 고양이 때문에 이집트군이 공격하지 못한 틈을 타 쉽게 성을 점령했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다.

최근 부산의 한 아파트 24층에서 추락한 고양이가 큰 상처 없이 살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파트 24층은 지면에서 높이가 70여 m나 된다. 영국에서는 64층에서 떨어진 고양이가 무사했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떨어지는 물체의 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에 비례한다(F=ma)는 뉴턴의 제2법칙을 거스르는 것이다.

이 법칙의 아주 특수한 예외인지,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올 법한 신기한 동물의 세계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고양이를 신격화한 고대 이집트 인에게 고개를 끄덕일만한 사건이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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