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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6일(목) ㅣ
['문재인 케어' 정부-의협 갈등] "국민 치료비 부담 경감" vs "병원 문 닫으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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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6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제1차 전국 의사 대표자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두고 의사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라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낮은 의료수가와 건강보험료 상승 등을 이유로 내세워 집단 휴진까지 언급하며 반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에 의사들이 반발하는 것은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의협, 강력 반대 투쟁…"의료수가 낮아 생기는 손실 비급여 항목으로 메우는 판 의사들 진료권 침해도 우려"

◆27일 집단 휴진은 유보, 의협은 여전히 ‘문케어’에 반대

‘문재인 케어’ 또는 ‘문케어’로 불리는 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비급여 치료 항목을 급여화해 국민의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등 진료비를 급여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정책은 의협의 반발을 불렀다. 의협 입장에 찬성하는 한 의사는 “의료수가가 낮아서 의사들이 힘들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이 적정수가를 보장할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며 “비급여를 급여화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행위를 모두 챙겨보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의사들의 진료권이 침해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의료수가’는 환자가 의료기관에 내는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급여비의 합계다. 즉 의사가 환자를 진료한 뒤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 돈을 뜻한다.

의사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의사들이 문케어에 반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건강보험의 의료비 보장 비율뿐 아니라 의료비 원가 보전율 역시 낮아 병`의원은 급여 항목에서 생긴 손실을 비급여 항목으로 메워가는 상황이라는 것. 결국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면 병원 문을 닫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의사들은 의료수가를 올려 원가를 보상하는 게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보다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의료수가가 낮으니 흔히 ‘동네병원’이라 부르는 1차 의료기관은 박리다매에 치중, 진료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환자가 1차 의료기관을 불신하게 되고, 이곳 의료의 질은 더욱 저하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문케어의 예비급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비급여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 차등화된 환자 부담률을 적용해 예비적으로 급여화하면서 적정 가격인지 관리`평가해 급여화 여부를 결정하는 중간 단계다. 예비급여가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수가를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협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로 예정된 집단 휴진을 철회했다. 14일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이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단과 만나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국가 중대사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점을 고려해 집단행동을 유보한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다음 달 20일 제2차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최 당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등 예전부터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인물. 극우 인사라는 평가가 뒤따랐던 데다 문케어에 반대해왔던 터라 투쟁 강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 당선인은 14일 “의사들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고 문재인 케어를 계속 밀어붙이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의협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문케어를 확대 추진하려면 의사들과 수가 협상 등 합의가 필수다. 하지만 의협과의 협의에 좀처럼 진척되지 못한 채 자꾸만 파열음이 나고 있는 상태다. 의협 측은 “건강보험 재정을 증가시키지 않은 채 문케어를 시행하면 재정이 더욱 악화하고, 그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정부를 비판한다.

◇기타 의료단체는 정부편…"진료 거부를 무기로 겁박 의협 주장 이해하기 힘들어 거리투쟁보다 대화 노력을"

◆문케어 반대하는 건 의사들뿐?

의협은 14일 이번 집단 휴진 철회가 대화를 조건으로 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정책위 의장이 의협 대표단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대구시 및 경북도 의사회도 “기본적으로 의협과 뜻을 같이한다. 문제가 있는 제도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의협의 반발에도 정부가 문케어를 추진하는 것은 한국의 가계 의료비 부담이 크다는 인식 때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의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비율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 이를 5년 내에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자료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낮은 편에 속한다. 의료 소비자의 부담을 놓고 볼 때 한국이 다른 회원국이 비해 큰 편이었다. 한국의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 비율(2014년 기준)은 36.8%로 OECD 평균(19.6%)보다 높았고, 우리보다 그 비율이 높은 나라는 멕시코(40.8%)뿐이었다.

정부와 의협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의협 외의 보건의료단체들은 대체로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은 각각 성명을 내고 의협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이들은 의협과 달리 문케어를 지지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의협의 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애초 의협이 문케어를 저지하겠다며 집단 휴진을 예고한 것을 두고 집단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협회는 “의협은 국민을 볼모로 한 인질극을 중단해야 한다. 의료인의 책무를 도외시하고 있다. 명분과 대안 없이 진료 거부를 무기로 국민을 겁박하는 건 의료인단체로선 해서는 안 될 행태”라고 주장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임플란트 등에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공단노조 등이 속한 전국사회보장기관 노동조합연맹 역시 “의협의 주장은 의사단체가 원하는 만큼 수익을 보장하라는 인식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들은 의협의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직장인 이중현(37) 씨는 “문케어로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데 비급여를 통한 수익을 운운하는 건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며 “의사들은 거리로 몰려나오기보다 정부와 끊임없이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40대 후반의 한 외과 의사는 “비급여 항목이 예비급여에 속하게 되면 병원 마음대로 가격을 정하기 어렵게 된다. 가격이 표준화될 텐데 이는 정부의 가격 통제로 병원의 수입이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지금처럼 마구잡이식으로 비급여를 확대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결국 밥그릇이 줄어들기 때문에 의사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케어=앞으로 5년간 30조6천억원을 들여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겠다는 계획으로 ▷MRI,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 ▷간병 필요한 모든 환자의 간병에 건강보험 적용 ▷하위 30% 저소득층 본인부담 연간 상한액 100만원 이하로 낮춤 ▷중증치매환자 본인부담률 10%로 인하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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