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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6일(목) ㅣ
[이웃사랑]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서윤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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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7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5년째 24시간 간병…환경 변화 민감해 늘 긴장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을 앓고 있는 서윤미(5) 양은 어머니 최지현(45) 씨에게 몸을 맡긴 채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서 양이 호흡에 불편한 기색을 비치자 최 씨가 목에 삽입된 관을 통해 능숙하게 가래를 뽑아냈다. 튜브가 삽입된 목 부위에는 반창고가 여러 겹 붙어 있었고 최 씨가 수시로 알코올 솜으로 닦아냈다. 5년째 이어져 온 투병 생활이다.

◆심근염 치료 후유증으로 뇌손상 입어

서 양은 생후 3개월 때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겨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급성심근염’ 진단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응급 수술 이후 일주일 동안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로 숨을 이었다. 에크모는 몸 밖에서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주입한 뒤 몸속으로 되돌려보내는 장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용한 혈액 항응고제의 후유증으로 뇌에 손상을 입어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과 뇌전증을 앓게 됐다. 최 씨는 “생후 3개월 된 아기가 버티기엔 약물 투여가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24시간 간병이 시작됐죠”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수술 직후에는 더 위중한 상황이었다. 최 씨는 “주치의가 ‘이런 아이는 오래 못 삽니다’라고 얘기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눈물이 납니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엄마의 정성 덕분인지 현재 서 양은 스스로 호흡을 하고 팔다리와 허리를 가끔 움직인다.

서 양은 스스로 호흡을 하지만 가래를 계속 뽑아줘야 해 기관지를 절개했고 식사는 위장으로 연결된 위루관을 통해 죽을 넣어준다. 문제는 기도에 삽입한 튜브가 염증을 유발하고, 손상된 조직이 ‘육아종’으로 딱딱하게 굳어 통증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점이다. 얼마 전에는 기도를 절반 이상 막고 있던 육아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면서 2주가량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일주일이 넘도록 제대로 지혈이 되지 않았고, 튜브도 가장 부드러운 종류로 교체했지만 고정이 잘 되지 않아 늘 노심초사하며 지켜본다.

서 양은 평소에도 환경변화에 예민하고 건강 상태가 급격히 바뀔 수 있어서 늘 긴장 상태다. 뼈가 약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잦다. 기저귀를 갈 때도 다리 아래에 베개를 놓고 조심스럽게 다룬다.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는 아이다.

◆긴 투병생활에 생계도 막막, 가족들도 힘들어

투병 직후부터 가족들은 아이의 간병에 매달려야 했다. 처음에는 최 씨가 2년간 육아휴직을 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자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목사로 일하던 남편도 일을 그만뒀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더욱 커졌고, 육아휴직 기간도 끝나면서 최 씨는 복직을 했다. 이후 오후 1시 30분에 출근해 7시 30분까지 근무한 뒤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 30분까지 아픈 딸을 돌본다. 새벽에 일어난 남편이 교대해주면 그제야 잠시 눈을 붙이다 오후에 출근하는 생활을 3년째 반복하고 있다.

현재 생활비는 최 씨가 버는 매달 130만원의 급여와 양육수당 10만원이 전부다. 치료비는커녕 대학생과 중학생인 두 언니까지 다섯 식구가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부족한 수준이다. 서 양의 치료 과정에서 쌓인 빚만 이미 1천400만원 정도다. 매일 사용하는 호흡기 튜브와 식사할 때 쓰는 일회용 주사기, 알코올 솜 등 의료용품 부담도 크다.

재활치료도 걱정이다. 서 양이 성장하면서 몸을 비틀거나 움직이는 힘이 세지면서 척추측만증이 생겼고, 발목도 안쪽으로 꺾인 채 굳어가고 있다. 거동의 거의 못하기 때문에 고관절도 탈구되기 직전이다. 언어 및 운동치료가 주 3회 정도 필요하지만 1회당 5만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주 1회만 받고 있다.

올해 22세인 서 양의 언니도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공부하던 언니는 동생의 투병과 함께 진로를 특수교육 계통으로 바꿨다. 불평 한마디 않던 언니가 올 초부터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상담치료가 필요하지만 시간당 10만원이 넘게 들어 약물치료만 받는 중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최 씨는 의연하게 말했다. “아이가 아프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픈 아이들이나 부모님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죠. 나중에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일하려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윤미도 언제까지 이 땅에 있을지 모르지만 있는 동안만이라도 평온했으면 좋겠어요.”

김윤기 기자 yoonk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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