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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지키는 사람들] <8>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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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2 04:5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채혈·상처 관리 반복 수련, 의사로서 진로 선택 고민
 
레지던트가 되기 전 1년 동안 병원에서 견습생활을 하는 인턴들은 의사로서 경험과 역량을 갖추기 위해 24시간 병동을 뛰어다닌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레지던트 과정 전 1년간 견습생활

1~4주 단위로 각 병동 돌며 업무

경험 부족해 주삿바늘에 찔리기도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에 인력 부족

1주일에 2, 3일밖에 집에 못 가

전공과 개원의`봉직의 결정해야

전문의가 되는 과정은 험난하다. 전문의 자격을 얻으려면 전공의로 병원에서 일정 기간 임상 수련을 받아야 한다. 인턴은 전공의 과정 중에서 레지던트가 되기 전 1년 동안 견습생활을 하는 전공의를 말한다. 인턴들은 스스로를 ‘미생’이라고 부른다. 의사 자격증은 있지만 아직은 전문의로서 경험과 역량은 갖추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턴은 1~4주 단위로 각 병동과 수술실을 돌며 채혈과 상처 관리 등 비교적 간단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며 수련을 받는다. 아직은 미숙한 탓에 실수를 저지르거나 주삿바늘에 찔리는 일도 잦지만 동료들끼리 격려하며 꿋꿋하게 배움의 길을 걷는다.

◆쉴 틈 없는 하루…실수에 고개 떨구기도

6일 오전 5시 30분 대구가톨릭대병원 120병동. 인턴 김동혁(37) 씨가 ‘떡 진 머리’로 병동 복도를 내달렸다. “당직근무를 하느라 3시간밖에 자지 못했다”는 그의 목소리는 잔뜩 잠겨 있었다. 병동 담당 인턴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오전 채혈이다. 김 씨는 고요한 병실을 돌며 살갑게 아침 인사를 건네고 빠르게 채혈을 했다.

김 씨가 한 병실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이곳 환자 한 분은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항상 긴장된다”고 푸념했다. 간단한 채혈에 10분이 넘게 걸렸다. 그는 계단을 뛰어오르며 진단검사의학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엔 마음이 급해요. 운동도 할 겸 계단을 이용하죠.” 2시간에 걸쳐 채혈을 끝내고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 길,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끊은 그가 한숨을 쉬었다. “입원 환자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데 곁에서 지켜보라네요. 숨 좀 돌릴라치면 전화가 울리는 ‘머피의 법칙’이죠. 하하.”

1시간 후 진단검사의학과의 전화를 받은 김 씨가 어두운 표정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오전에 채혈한 검체 튜브에 바코드를 잘못 붙이는 실수를 한 탓이었다. 사유서를 쓰던 김 씨는 “실수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마음이 무거워도 업무는 계속됐다. 김 씨는 환자의 상처를 관리하는 틈틈이 수술동의서를 받고 채혈도 했다. 이날 그는 정오가 지나서야 첫 끼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웠다.

◆휴가는 1년에 두 번…진로 고민 골몰

인턴의 일과는 오전 5시에 시작된다. 병동을 도는 인턴은 입원환자의 채혈과 상처 관리 등을 맡는다. 수술실 인턴은 수술용 실을 자르거나 집도의의 시야를 확보하는 등 수술을 보조한다. 응급실 인턴은 위급한 환자의 상태를 계속 점검하는 일이 다반사다. 처음 현장에 투입된 인턴은 의학용어 줄임말에 당황하거나 채혈 도중 주삿바늘에 찔리는 경우도 많다.

인력도 부족한 편이다.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인턴들이 많은 탓이다. 주어진 업무가 많다 보니 집에 갈 수 있는 날은 1주일에 2, 3일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인턴들은 1년에 두 차례 받는 7일간의 휴가를 손꼽아 기다린다. 잠이 부족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환자 상태를 점검하며 졸기도 한다. 한 인턴은 “짬을 내서 공부와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해봐도 결국은 자거나 먹는 욕구에 충실해진다”고 웃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다. 어떤 진료과목을 선택할지, 개원의와 봉직의 중 어떤 길을 갈지 고민한다. 인턴들은 “지금 하는 일부터 잘하자는 생각으로 단순한 업무도 의미를 두고 숙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혜진 기자 hattch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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