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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평창과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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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1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평창동계올림픽을 생각하면 부러울 때가 많다. 어쩌면 배가 아팠다는 말이 더 솔직한 표현인지 모르겠다. 대회가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이라서가 아니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 속에 치러지는 스포츠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두 번이나 탈락의 아픔을 겪은 평창은 ‘삼수’ 도전을 선언했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얻어 결국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정부는 유치를 위해 고속철도 건설까지 약속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유치 후에도 대회 성공을 위해 경강선 고속철도(KTX)에 몸을 싣고 현지를 방문해 힘을 실어주는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고위급 인사들을 볼 때면 부럽기 그지없었다.

2011년에도 한국에서 빅 스포츠 이벤트가 열렸다.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 광풍이 불었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그해 대구에서 열렸다. 물론 육상선수권대회가 최대 규모의 올림픽, 단일 스포츠 최대 이벤트인 월드컵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들과 함께 세계 빅 3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대회다.

그러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은 평창과 많이 달랐다. 정부, 국가 차원의 관심이 평창과 비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였다. 정부의 지지 동영상 하나 만드는 데도 애를 먹었다. 당시 경쟁 상대도 러시아 모스크바, 호주 브리즈번,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쟁쟁한 국가에 세계적인 도시들이었다. 주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대통령까지 유치에 나선 이들 도시를 제치고 대구가 대회를 유치한 건 기적과도 같았다.

지난 일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자는 것도, 평창올림픽에 대한 시기, 질투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국내외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데 따른 우려다. 러시아 도핑 파문으로 동계올림픽 최강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고, 동계 최고 인기 종목의 하나인 아이스하키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불참 선언으로 김이 새게 됐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평창으로 향하는 선수 등 외국인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일본은 위안부 등의 문제를 이유로 신경전을 벌이며 아베 총리의 개회식 불참까지 거론하고 있다. 국내 역시 국민들의 관심도가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고, 열기도 좀체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입장권 판매율이 이달 초 현재 동계올림픽은 64%, 평창패럴림픽은 50%로 절반을 넘겼지만 기대에는 못 미친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회 종목이 국내에선 인기가 없는 육상인데다 지방에서 개최되다 보니 입장권을 많이 판매했지만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적어 넓은 대구스타디움(6만여 석)이 텅 비거나 썰렁해 보일까 봐 노심초사했다. 촌동네에서 대회를 제대로 치를까 하는 우려와 불신의 시선도 적잖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뒤늦게 입장권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난리가 났다. 대구스타디움은 연일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찼고, 그 열기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했다. ‘입장권을 구하고 못 구하고’가 효자의 척도가 될 정도였다. 역대 최고 대회였다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극찬도 대회 내내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종목의 한계를 딛고 성공적으로 개최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처럼 평창도 대성공을 거두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최근엔 대회 흥행 차원에서는 최고라 할 수 있는 북한 참가라는 선물까지 받았다. 한국을 찾을 선수`임원`관광객 등의 심리적인 안전 문제도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이 고위급회담에서 평창올림픽에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방문단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몽상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이 대회 성공 개최를 넘어 남북 관계 회복의 물꼬를 트고 나아가 북핵 문제 해결, 통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호준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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