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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8일(수) ㅣ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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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04:55:02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작은 ㄱ 놓치다간 큰 ‘기억’ 잃을 수도
 
 
 

#퇴행성 치매 ‘알츠하이머’ 대표적

독성 단백질이 뇌세포 밖에 쌓여 신경세포 손상으로 기억력 떨어져

#완전히 막을 수 없는 알츠하이머

인지기능개선제로 진행 늦출 순 있어 평소 뇌 혈액순환 원활히 해야 예방

치매는 시간과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이다. 평생 쌓아둔 추억과 경험이 서서히 사라지고, 이름과 언어, 사랑하는 가족, 심지어 자신의 존재마저 뇌리에서 지워진다. 마지막 단계에는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법조차 잊어버려 결국 굶어 죽게 된다. 노인들에게 치매는 공포다. 완치나 회복이 불가능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는 탓이다. 커지는 공포감만큼이나 치매 환자가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대구의 치매환자는 3만1천여 명으로 지난 2011년 2만3천 명에 비해 35%나 늘었다. 전국적으로 치매 환자는 61만 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10% 수준이다. 80대가 되면 3명 중 1명꼴로 치매가 나타난다. 하지만 치매를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예방과 함께 조기 진단해 치료하면 병의 진행을 상당 부분 늦출 수 있다.

◆알츠하이머가 전체 치매의 절반 이상

치매는 기억력과 언어능력, 실행능력 등 다양한 인지기능에 장애가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수십여 가지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다.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뇌세포 밖에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는 질환이다. 특히 기억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해마체)가 초기부터 손상돼 다른 인지기능에 비해 기억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알츠하이머는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나중에는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법도 잊어버린다.

뇌혈관 질환으로 뇌조직이 손상돼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도 있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등 뇌혈관 질환이 반복되면서 혈관성 치매가 된다. 손상당한 부위가 크면 한 차례만으로도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루이체 치매와 전측두엽 퇴행,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정상압 뇌수두증, 두부 외상, 뇌종양,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중독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도 치매의 원인이 된다.

◆최근 일을 자주 잊으면 치매 가능성

치매 초기에 가장 흔한 증상은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심해지는 건망증과는 다르다. 건망증은 있었던 일의 세세한 부분을 잊지만, 치매는 경험했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과거의 일을 잘 기억한다고 해도 최근 일어난 일들을 자주 잊어버리면 치매일 가능성이 있다. 건망증은 잊어버렸던 내용이 무엇인지 잘 기억하지만, 치매는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건망증을 자각하고, 어떤 것을 잊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언어능력이 떨어져 익숙한 물건이나 사람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고, 시간 개념이 무뎌지면서 날짜나 요일 등을 착각하거나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진다. 예전에 비해 복잡한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기 힘들어지거나, 금전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휴대전화나 세탁기, 전기밥솥 등 전자제품을 잘 조작하지 못해 고장내거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초기에는 오히려 본인이 이런 변화를 느낄 수 있지만, 치매가 진행되면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일찍 찾아내 약물 복용 중요

치매는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치매가 생긴 원인이 갑상샘저하증이나 뇌수두증, 비타민B 결핍증, 우울증 등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면 원인 질병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크게 호전된다. 이처럼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전체 치매 중 5~10%를 차지하므로 치매라고 쉽게 포기할 필요는 없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아직 증상의 진행을 완전히 막거나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만 인지기능개선제를 투여하면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다. 인지기능개선제는 병의 진행을 6개월~2년 정도 늦추고 환자의 문제행동도 일부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현재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등 약제가 사용된다. 이러한 약제는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혈관성 치매와 루이체 치매에서도 효과가 있다. 다만 치매가 많이 진행된 단계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약물 복용과 함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심장질환 등과 같은 동반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과 음주 등 뇌세포의 건강에 해로운 습관도 바꿔야 한다.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생선과 채소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사람 만나고, 다양한 취미 즐기면 도움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험 요인을 꾸준히 관리하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뇌영양제나 뇌혈류개선제 등이 치매 예방약으로 일부 통용되고 있지만 효과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뇌의 혈액순환이 안 되면 혈관성 치매가 올 수 있다. 알츠하이머도 뇌세포 주변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면서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머리를 계속 쓰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익숙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머리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하며 친구를 만나거나 게임도 해야 한다. 친한 사람만 만나지 말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밤에는 푹 쉬어야 하고, 교통사고 등 머리에 물리적인 충격을 주는 일도 피해야 한다.

김병수 칠곡경북대병원 정신건강센터 교수는 “치매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김병수 칠곡경북대병원 정신건강센터 교수 대구광역치매센터장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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