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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의 펀펀야구] 'ML식 훈련' 롯데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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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8 09:11: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메이저리그의 베테랑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시계를 차지 않는다. 시간을 잊고 지내기 위해서다. 또 야구 잘하고 돈을 많이 버는 일류 선수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거나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야구 속의 일부로서 야구를 이해하고 즐길 뿐이다. 이렇듯 완벽에 가까운 생활 습관과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는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기본 전제다.

한때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극기훈련이 유행처럼 된 적이 있었다. 캄캄한 밤을 새워 험한 산악로를 행군하거나 한겨울 오대산에서 얼음을 깨고 팬티만 걸친 채 개울 속에 들어가기도 했다(스토브리그 때 언론의 단골 사진 메뉴이기도 했다). 심지어는 공포감을 이기기 위해 화장한 사람의 뼈를 만지게도 했다. 극한 상황을 극복해 철인으로의 변모를 기대했던 것이지만 그렇게 해서 우승한 팀은 아무도 없었다.

1995년 일본 롯데 마린스의 보비 발렌타인 신임 감독은 만년 꼴찌에 가까운 팀을 퍼시픽리그 2위에 올려 놓고도 시즌 후 해고됐다(2004년 감독 복귀). 이유는 간단했다. 일본식 야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옥 펑고'라 불리는 수비 훈련도 그렇지만 시즌 중에도 좀처럼 쉬게 하지 않았던 일본식 야구는 질보다 양을 중시했고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야 비로소 선수로 인정했다.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해 여름철부터 상승세를 탄 롯데 마린스는 결국 리그 2위를 했지만 수십년간 고수해온 자신들의 스타일과 다르다고 해서 프런트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면 모든 역경을 넘을 수 있다고 믿었던 일본식의 맹훈련 문화는 한국 야구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성적은 당연히 훈련량에 비례한다고 생각했다.

1985년 삼성 라이온즈가 미국 플로리다의 LA 다저스 스프링캠프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가장 먼저 경악한 사실은 메이저리거들의 훈련량이었다. 하루에 불과 두 시간 남짓한 훈련이 전부였던 것. 하루 평균 7~8시간 훈련에 야간훈련까지 늘 해왔던 삼성 선수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그해 훈련량은 예년보다 많이 줄였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서자 삼성은 전·후기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땡볕에서 오래 연습하는 것은 오히려 힘의 낭비라고 여기고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집중력으로 훈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미국식 야구다. 그리고 오후엔 실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을 하면서 힘도 기르고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것이다. 새로 부임한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동계훈련에서 미국식 훈련 방법을 택했다. 오전 훈련만 하고 돌아 가라니 오히려 롯데 선수들이 연습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었다. 결국 오후엔 스스로 개인훈련을 하고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갔다.

야구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 매일 경기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프로에 있어서 훈련이나 컨디션 조절은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조금은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는 롯데의 금년 시즌 성적이 자못 궁금해진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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