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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3일(토) ㅣ
권정생·이문열·안도현·김원일…문학 별들의 '등용문' 매일신춘문예 6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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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2 04:55:06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400명 배출
 

2017년 매일신춘문예 시상식이 11일 오후 3시 매일신문사 1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시상식에는 6인의 각 부문 당선자와 심사위원, 대구경북 문인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매일신문 신춘문예는 올해로 시행 60회를 맞이했다. 매일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는 400명에 달한다. 등단 작가들은 각 장르에서 탁월한 문학적 역량을 발휘하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특히 매일신문 신춘문예는 시 부문 도광의(1965년 당선), 동화 부문 권정생(1971년 당선), 동시 부문 하청호(1972년 당선), 소설 부문 이문열(1977년 당선), 시 부문 안도현(1981년 당선)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을 배출, 독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외에도 소설가 김원일, 시인 이재행, 박재열, 이정우, 동화작가 권태문, 손춘익, 김상삼, 심후섭, 동시 작가 최춘해, 하청호, 노원호 씨 등 한국 문단에서 손꼽히는 문인들이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문학 평론가 박신헌, 신재기 교수 등도 매일신문 신춘문예 출신이다.

◆1953년 6`25 전란 중에 첫 시행

매일신문은 6`25전쟁 중인 1953년 3월 13일 ‘신인 문예모집’ 사고(社告)를 게재하며 시, 콩트, 논설 분야에 걸쳐 처음으로 문예 작품을 모집했다. 당시는 연말에 모집해 새해 신년호에 당선자를 발표하는 ‘신춘문예’가 아니라 ‘신인문예’였다.

당시 모집 사고는 ‘본사 문화부의 문호를 개방하여 향토를 향기롭게 하고, 민중의 정조를 정화, 앙양케 할 수 있는 신인의 작품을 대희망한다. 이 문은 누구나 열 수 있는 문이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문이다. 신국민문학의 수립육성은 오늘에 있어 민족적으로 첨가된 사명이니 이 길을 지향하는 신민은 주저 말고 등단하여 신 민족문학 배양에 공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일제강점기 창작 활동은 민족 정체성 회복과 민족 문화교육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해방 후에도 문학에 그런 성격이 배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는 정국이 혼란스러웠다. 까닭에 1954년부터 1956년까지 3년 동안 문예작품 공모를 시행하지 못했다.

◆상금 3천원, 부상은 은(銀) 주전자와 커피

매일신문은 1957년 11월 18일 논문 만화 사진 등 3부문에 걸쳐 ‘신춘현상모집’을 다시 시작했다. 당시 응모작은 논문 135점, 사진 57점, 만화 427점이었다. 논문 1등에게는 3만원의 상금이 주어졌으며, 입선 2편에는 각각 1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만화 1등에게는 1만원의 상금과 기념품이 주어졌고, 가작 5점에는 각각 3천원의 상금과 기념품이 주어졌다. 또 사진 특선 1점에는 상장 및 부상으로 은 주전자가 주어졌고, 입선 3점에는 상장과 부상으로 커피가 주어졌다.  

◆세월 따라 모집 부문 변동 많아

1958년 12월 2일 모집 공고에 처음으로 소설이라는 낱말이 등장했다. 요즘은 ‘단편소설’을 모집하고 있으나 당시 모집 부문은 장편소설(掌篇小說), 즉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로 짧은 작품(당시 200자 원고지 30매 이내)을 공모했다. 장편소설(掌篇小說)은 엽편(葉篇), 콩트 등으로도 불리며 한 사건의 어느 순간을 포착해 압축된 구성법, 해학적인 필치, 반어적인 표현으로 나타내는 장르다.

1960년에는 ‘신춘오대현상모집’ 공고를 내고 논문, 수기, 어린이 작품, 만화, 사진 등 5개 부문에 걸쳐 작품을 모집했다. 1962년에는 사진이 빠지고, ‘어린이 작품’이 ‘동화’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장편소설(掌篇小說)이 단편소설(200자 원고지 70매)로 바뀌었다.  

1968년 공모에는 단편소설이 없어지고, 중편소설(200자 원고지 700매 이내)이 등장하는 등 매일신춘문예는 시대별로 모집 부문이 추가되거나 사라지기를 거듭했다. 단편소설이 중편소설로 분야가 바뀌거나 빠지기도 했고, 어린이 작품이 ‘작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어린이 작품’으로 불렸고, 나중에는 동화와 동시로 나누어지기도 했다.

◆기(旣)발표작…당선 취소 사례도

신춘문예는 말 그대로 미발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 등용문이다. 요즘도 대부분의 신문사 신춘문예에서 그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발표한 작품을 응모할 수 없고, 기성 작가가 동일 장르에 응모할 수도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1969년 1월 15일 자 신문에는 ‘1월 1일 발표한 당선작 중 동화 산골아이가 이미 발표한 작품임이 밝혀져 당선을 취소한다’는 안내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매일신문 신춘문예는 전국 최고 권위에 걸맞게 심사위원들 면면 역시 화려했다. 1968년 1월 4일 자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와 함께 게재된 심사위원 명단에는 시인 김춘수, 신동집, 시조시인 김상옥, 이호우 등의 이름이 실려 있다. 이 외에도 김원일, 이문열, 복거일, 김원우, 안도현, 이화영, 오정희, 문인수, 하청호, 서정오, 권오삼, 채호기, 장석주, 김형경, 김인숙 등 최고 권위의 작가와 평론가들이 심사를 맡았다.

1966년 6월에는 매일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매일 문우회(文友會)’를 결성해, 매일신문사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들의 위상을 드높이고, 서로가 채찍질해 더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자고 선언하기도 했다.

◆“쥐를 잡자” 시대상 반영

문학이 시대를 반영하듯, 매일신춘문예 응모작 역시 시대상을 오롯이 반영했다. 1960년대에는 각 부문별 작품의 공모 주제가 정해져 있었다. 1964년 ‘신춘문예작품현상모집’ 당시 논문 부문 경제 분야 주제는 ▷벼농사의 일반 수확량을 늘리는 길 ▷농가소득 증대에 알맞은 농촌 부업 등이었다. 그런가 하면 사회 부문 주제는 ▷나의 가정 설계 ▷불량학생 선도의 길이었다.

1958년 사진 당선작 ‘북으로’는 흰 연기를 뿜으며 힘차게 달려가는 화물열차 사진이다. 기차의 육중한 무게와 힘이 느껴지고 기적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1966년 만화 부문 당선작 ‘금년목표-인간을 위해서’는 당시 막대한 곡식 피해를 주었던 쥐에 대한 경계심과 쥐잡기에 대한 염원이 잘 나타나 있다.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 그림이 보이고, 그 앞에서 쥐가 피임약을 먹고 있는 그림이다. 다산인 쥐에게 피임약이라도 먹이고 싶은 당시 우리 국민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매일신춘문예는 2006년 수필 부문을 추가해 현재의 6개 부문이 됐다. 2014년 신춘문예(2013년 12월 모집) 때부터 단편소설 부문과 현진건 문학상 신인상 부문을 합치고, 상금도 국내 단편소설 분야 최고액인 1천만원으로 올렸다. 매일신문사는 앞으로도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춘문예로서 역할과 사명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각오다.

영상 :  노경화

조두진 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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