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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철의 ‘별의 별이야기’] 영화 ‘어느날’ 주연배우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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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1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연기 로망은…장국영처럼 멋진 유작 남기는 것이죠”
 
“예전엔 강한 이미지만 고집

요즘은 잔잔한 연기도 궁금

엄청나게 몰입 가능한 작품

언제쯤 그런 유작이 올까요”

배우 김남길(37)은 여배우 천우희(30)와 오누이처럼 호흡을 맞췄다. 멜로나 로맨스 감성을 떠올릴 조화지만 영화 ‘어느날’은 전혀 그런 전략으로 들어가면 안 되는 작품이었다.

김남길은 “극 중 천우희 씨와 시장을 가거나 어디를 갈 때 데이트하는 모습처럼 보일 때는 ‘다시 찍자’, ‘무덤덤하게 연기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사실 멜로나 로맨스물을 찍을 때는 서로에 대해 더 알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어떤 경계를 두고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웃음)”

‘어느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던 강수(김남길)가 뜻밖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시각장애인 미소(천우희)의 영혼을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4살 때 엄마에게 버림받은 여자와 아내를 잃고 혼자 남은 사람의 삶과 죽음이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슬프면서도 미소 짓게 하며, 감동하게 하는 부분이 꽤 있다.

사실 김남길은 처음 이 시나리오를 고사했다. 판타지 요소의 이 영화를 소화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멜로 로맨스 대가라 할 수 있는 이윤기 감독 스타일과는 많이 달랐다. 오죽하면 이윤기 감독을 만난 김남길의 첫마디가 “이거 정말 감독님이 하시려고요?”라는 반문이었을까. 이 감독의 전작들과 전혀 다른 스타일에 반신반의했으나 김남길은 결론적으로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이야기가 수위 조절이 잘 됐다”고 즐거워했다. 또 “이윤기 감독님이 추구하는 본질에서 벗어나지도 않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로맨스나 멜로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하려는 감독의 고민이 가장 컸으나 김남길도 그 고민에 동참했다. 천우희와 둘이 함께하는 장면들이 꽤 많은데, 혹시나 멜로로 보이지 않을까 노심초사한 게 가장 컸다. 사실 내부적으로 두 사람의 멜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 위로하다 애정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프를 잃은 아픔에 대한 치유가 꼭 연인으로 발전해야 할 필요는 없었기에 로맨스 감정은 배제됐다.

물론 김남길은 아내 역으로 나오는 배우 임화영과는 과거 회상장면에서 애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유쾌한 감정의 연기를 선보이다가도 회상신이 교차할 때는 애절함이 느껴져야 하니 그런 수위 조절도 쉽지는 않았다. ‘어느날’은 김남길의 다양한 감정 연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다.

김남길의 고민은 또 있었다. 천우희가 영혼으로 나오는 신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미소는 나에게만 보이는 존재이니 억지스럽지 않게 보이길 원했거든요. 나에게는 보이고 윤제문 형님에게는 안 보여야 하니 ‘내 시선 처리가 맞나?’라는 고민부터 정말 다양했죠. 윤제문 형님과 같이하는 신은 소소한 재미가 있었으면 했는데 과하지 않게 보여준 것 같아 좋아요.(웃음)”

요즘 작품 선택을 보면 과거 김남길의 선택과는 다른 지점이 보인다. 그는 “예전에는 강한 색깔의 이미지로 굳히고 싶었는데 이제는 이야기가 중심이었으면 한다. 특히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들이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작’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연기와 관련해 어느 누가 봐도 ‘배우가 진짜 힘들었겠다’, ‘엄청난 몰입감으로 연기했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길 바랍니다. 유작이라는 말을 써도 될진 모르겠지만 죽음도 불사하지 않는 무언가라고 해야 할까요? ‘이 작품을 남기고 죽어도 되겠구나’라는 어떤 연기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그런 작품을 만날지는 모르겠으나 배우로서 가진 바람이라고 할 수 있죠. 장국영처럼 말이죠.”

진현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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