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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기자의 이슈 털기]<38>-전통의 야구명가, 삼성라이온즈의 예정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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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1 12:47:4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3승1무13패, 승률 1할8푼8리, 선두 기아 타이거즈(13승4패)와 9게임 반차,"

삼성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올 시즌 초반 성적표(이달 21일 현재)다.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아직은 섣부른 예단인지 모르지만 올 시즌 최하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야구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믿을 만한 투수(선발-불펜-마무리)도 없고, 타격 부진(21일 현재 타율 20위 내에 삼성 타자는 단 1명도 없음)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21세기 최고의 야구명가(20세기는 해태 타이거즈,현재 기아)라 일컬어지는 삼성라이온즈가 한 순간에 이렇게 몰락할 수가 있는가. '라팍의 저주'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라팍의 저주'란 1천660억 원을 지어 만든 새 야구장에서 삼성이 언제 코리안시리즈를 치르며,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까를 말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는 '밤비노의 저주'(보스턴 레드삭스가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시킨 후 우승을 하지 못한 것), '염소의 저주'(시카고 컵스가 1945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염소와 함께 입장하려던 팬의 입장을 저지한 이후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데서 유래됐으며,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저주가 풀렸다.)가 유명하다.

◆'라팍의 저주'가 시작됐나

한국 프로야구에도 삼성라이온즈에 처음으로 '라팍의 저주'가 시작됐는지 모른다. 그럴만한 이유가 여럿 있다. 삼성 야구단은 새 야구장을 지으면서, 연고지인 대구 팬보다는 이윤추구를 앞세웠다. 600여 억 원을 투자하면서, 25년 동안 1천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운영권을 보장받았다. 새 야구장은 삼성의 돈벌이 장소로 전락한 셈이다. 삼성그룹의 독립 계열사였던 야구단은 이제 제일기획이 관리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아니나 다를까 제일기획은 '수익 우선'이라는 관점에서 야구단을 주무르고 있다. '투자'를 하기보다는 '장사 논리'가 앞선다.

이런 이유 탓에 삼성의 대구 팬들은 노후된 시설에 관중이 1만명 밖에 못들어왔던 옛 시민야구장의 야구문화가 더 그립기만 하다. 대구 팬들은 수년 동안 안방(홈구장) 대구에서 코리안시리즈를 즐길 수 있었으며, 3루 홈팬 관중석은 평일에도 늘 만원이었다. 현 새 야구장은 2만5천 명까지 수용이 가능하지만, 평일 심지어 주말에 1만 명이 와도 '썰렁'하게만 보여진다.  

삼성의 로고를 가슴에 새긴 좋은 선수들도 다 팔아넘겼다. '투수 왕국'이라는 말도 옛 수식어가 됐다. '끝판대장' 오승환, '힙합 불펜' 안지만, '삼진왕' 차우찬,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 '특급 용병' 밴덴헐크 등 좋은 투수 자원을 해외나 타 구단에 넘겨줬으며, '최고의 4번 타자' 최형우도 기아 타이거즈에 넘겨줬다. '야구장의 실력파 개그맨' 박석민도 NC 다이노스에 팔았다. 삼성에 남아있는 '국민타자' 이승엽은 사실상 지난해를 끝으로 명예롭게 은퇴를 선언했어야 했다. 지금의 실력은 팀에 누가 되거나, 오히려 은퇴하는 마지막 시즌 성적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현 삼성 야구단의 주전 멤버는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던 류중일 감독 때와 비교하면 2군 선수들이 1군에서 뛰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2군에서 올라와 1군 주전을 꿰차며 스타덤에 오른 구자욱(1루수)`박해민(중견수)도 팀을 이끌만한 무게있는 선수가 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맏형 격으로 든든한 주전급 형들이 다 빠지자 두 선수 역시 맥을 못추고 있다.

◆삼성은 야구명가의 몰락을 방치하지 마라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도시, 대구를 야구단의 연고지로 정했다면 삼성라이온즈의 몰락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전통의 야구명가 삼성을 최악의 꼴찌팀으로 만들어, 대구 야구팬의 자존심을 이토록 짓밟아서는 안될 일이다. 대구는 삼성라이온즈 야구단의 명성에 더해 일반 사회인 야구리그도 전국 최고의 '야도'(야구도시)임을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삼성라이온즈의 급격한 몰락'은 도시의 사기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안 그래도 정치(박근혜 탄핵)`경제적(지역 내 GDP 전국 꼴찌)으로 대구는 맥이 빠질 정도로 나쁜 소식만 더해가고 있는데, 야구단마저 최악의 경기로 매일 저녁마다 대구시민의 밥상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자. '김응룡 사장-선동열 감독, 김 인 사장-류중일 감독'의 중량감과 비교할 때, '김한수 감독-홍준학 단장' 체제는 아무래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야통'(야구 대통령)이라 불렸던 류중일 전 감독이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엄청난 공을 감안할 때, 지난해 성적표만으로 경질한 것은 아무래도 성급한 감독 교체가 아니었나 판단되기도 한다.  

삼성그룹은 올 시즌 중이라도 야구단 운영방침에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제일기획의 관리 하에 두지 말고, 독립 계열사로 분리시켜야 한다. 더불어 좋은 선수를 파는데 몰두하지 말고, 데려오는데 전념해야 한다. '이윤추구'보다는 '투자'가 정답이다. 당장 메이저리그급 선발 용병 2명만 잘 스카웃해도 당장 탈꼴찌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타 구단과 선수 맞트레이드를 해서라도 '거포형 중심타자'도 영입해야 한다.

삼성은 야구도시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아서는 안된다. 삼성라이온즈의 예정된 몰락을 계속 지켜보면서, 대구 팬들을 실망시킨다면 연고지를 식민지로 전락시키는 꼴이 된다.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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