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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돈 없이 치료 못하는 최문규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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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치료 급한 치아만 26개…진통제로 버티는 18세 맏이
 
 
 
최문규(가명ㆍ18) 군 삼형제는 외삼촌의 방임과 학대 속에 제때 충치 치료를 받지 못해 치료비가 3천만원까지 불어났다. 치아에 구멍이 나고 파절 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지만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진통제만 먹으며 버티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극심한 충치로 멀쩡한 치아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최문규(가명·18) 군은 하루에 3번씩 진통제를 삼키며 통증을 버틴다. 어금니는 대부분 망가져 딱딱한 음식은커녕 무언가를 씹는 자체가 고통이다. 전체 28개의 치아 가운데 당장 치료가 급한 치아만 26개나 된다. 임플란트를 해야 할 치아만 3개이고 나머지도 약한 상태여서 보철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금니에 뚜껑이 없다고 보면 돼요. 음식을 잘못 씹으면 치아 조각이 나올 때도 있어요.” 최 군이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했다.

◆삼형제 치과 치료비 최소 3천만원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따니는 두 동생도 문규 군보다는 덜하지만 치아 상태가 좋지 않다. 둘째 윤종(가명·16) 군은 신경치료까지 필요한 심각한 충치가 8개이고, 막내 호선(가명·14) 군도 충치 때문에 부서진 치아만 3개일 정도다.

삼형제의 치아가 이렇게 망가진 것은 지난 5년간 삼형제를 돌봐 준 외삼촌의 방임 탓이 크다. 외삼촌이 기본적인 치아 관리 도구도 제대로 사주지 않은데다 돈이 없다며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충치가 생긴 건 이미 4년도 넘은 일이다. 간단한 치료라도 제때 받았으면 보험처리가 돼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이제는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치료비가 불었다. 문규 군이 다닌 여러 곳의 치과 중에서 그나마 치료비가 가장 적었던 곳에서도 1천500만원을 예상했다. 다른 두 동생까지 더하면 예상 치료비만 3천만원에 이른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 100만원에 문규 군이 주말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생활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치료는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다.

삼형제가 외삼촌 손에 맡겨진 건 지난 2013년이었다. 최 군은 도박에 빠져 가정을 내팽개치고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를 피해 어린 시절부터 외갓집에서 살았다. 그러나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조현병 등 정신질환으로 입원하면서 삼형제는 갈 곳을 잃었다. 문규 군은 “사회복지시설 대신 외삼촌과 살게 됐다. 외삼촌이 처음에는 잘해줬지만 우리 형제 앞으로 기초생활수급비가 나오자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었다”고 했다.

◆외삼촌의 방임과 학대에도 동생들 살뜰히 챙겨와

매달 100만원 남짓의 기초생활수급비는 월세와 병원비 등을 내고 나면 30만원 정도만 손에 쥘 수 있었다. 지적 수준이 낮은 외삼촌은 매사에 돈을 극도로 아꼈다. 추운 겨울을 외투도 없이 버텼고, 식사도 라면이나 과자 등으로 죽지 않을 정도만으로 연명했다. 사소한 일에도 심하게 화를 내고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문규 군은 "나이가 들면서 외삼촌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따로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홀로 동생들을 책임질 능력이 없어 외삼촌과 함께 살았다. 대신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주말마다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외삼촌은 문규 군이 힘들게 벌어온 돈도 대부분 빼앗았다. 외삼촌의 횡포가 점점 심해져 지난 1월에는 문규 군을 칼로 위협하고 때리는 등 심각한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현재 외삼촌은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을 받은 상태이고, 삼형제는 지난 2월부터 따로 집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문규 군은 동생들을 살뜰하게 챙긴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플라스틱 제품 생산 공장에 취업해 매달 120만원을 벌기도 했다. 공장 사정으로 실직하기 전까지 주말 아르바이트는 그대로 했다. 특히 금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장에서 일하고, 그후 다시 자정까지 고깃집에서 일했다.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동생들 학원비도 내고 일부는 적금도 붓는다. 어머니가 입원 중인 병원에 먹을 것을 사들고 종종 찾아간다. 어른스럽다는 칭찬에 문규 군이 멋쩍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어렸을 때 장래희망이 요리사였지만 당장은 확실하게 취업이 되는 길을 찾아보려고요. 치과 치료비도 벌어야 하고 동생들은 대학까지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

김윤기 기자 yoonk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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