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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H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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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미국은 1945년 원자폭탄을 개발하면서 우라늄탄 1개와 플루토늄탄 2개를 만들었다. 이 중 플루토늄탄 1개를 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알라마고도에서 터뜨렸다. 역사상 최초의 핵실험으로, ‘대성공’이었다. 미국은 남은 플루토늄탄 1개를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했다.

우라늄탄은 실험 없이 그 사흘 전인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됐다. 1개밖에 만들지 않았으니 실험할 수도 없었지만 그보다는 실험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라늄은 물리적 성질이 안정돼 있어 실험하지 않아도 ‘폭발의 신뢰성’을 갖기 때문이다.

반면 플루토늄은 우라늄과 달리 물질적 특성이 매우 불안정해 평시에도 부단히 핵분열 반응을 일으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플루토늄 덩어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각 조각 사이에 차단막을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핵폭탄 제조도 폭발 시 고폭약의 막대한 압력을 이용해 이들 조각을 순간적으로 하나의 완벽한 구형(球形)으로 결합시키는 복잡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라늄탄이 플루토늄탄보다 제조가 훨씬 쉽다. 고농축우라늄(HEU)만 확보되면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제조할 수 있다. 게다가 HEU는 원자로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얻는 플루토늄처럼 외부에 노출되기 쉬운 대규모 시설도 필요 없다. HEU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는 적당한 공간만 있으면 된다.

이는 HEU와 그 시설은 들키지 않고 숨길 수 있는 반면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1993년 비핵화를 선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놀이공원 간이시설의 작은 지하 공간에 원심분리기를 숨겨 놓고 있었던 사실은 이를 잘 말해준다. 전문가들이 북한 비핵화의 관건은 검증, 특히 HEU 사찰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밀 HEU 시설 1, 2곳을 공표하고 사찰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이미 위치를 파악하고 있는 시설이란 점에서 진정성이 떨어진다. 북한 내 HEU 시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 2곳보다는 분명히 많다고 봐야 한다. 이들 모두를 공개해야 ‘완전한 비핵화’가 된다. 김정은이 그렇게 하기를 고대한다.

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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