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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위급회담 돌연 취소] 리비아식 핵포기 반대, 北 '굴욕적 비핵화' 반발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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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회담 무기한 연기 속내…2차례 북중 회담 안전 확보, 한미훈련 의제화 노릴 듯
 
북한은 16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내세워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대한 미 행정부 인사들의 발언을 조목조목 지목하며 정상회담 재검토까지 시사했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북한의 일방적인 핵폐기, 일방적인 '항복'으로 몰아가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 행정부 내 분위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더욱이 미 행정부가 북핵 폐기에 대해 요란히 떠들면서도 정작 그 대가로 북한에 해줘야 할 체제 보장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역에서 한 남성이 김정일(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진이 비친 뉴스 화면을 바라보는 모습.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강경한 입장 표명으로 첫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16일 열릴 예정이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한 데 이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선(先) 핵포기-후(後) 보상' 등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 등에 반대를 표했다. 특히 김 제1부상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재고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선 북한식 '샅바싸움'으로 해석된다. 우선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던 북한이 갑자기 강경 기조로 돌변한 것은 한미훈련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의제화하겠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중국 변수'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교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8일 2차 방중에 따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적대시 정책' '안전 위협' 제거를 비핵화 조건으로 제시한 데 주목한다. 한미연합훈련이 이들 조건과 직결된 사안이어서다.

북한이 최근 2차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이라는 '안전판'을 다시 확보하면서 공세적으로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김 제1부상의 담화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차례 방북 이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나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북미 간에 조율되고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데 대한 견제구 차원이라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사전 논의과정에서 거론되는 비핵화 방식에 대한 북한 군부, 외무성의 반발이 김 제1부상의 담화 등에 투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북미가 새로운 방식으로 협상하려는 과정에서 양측 모두에서 내부 반발이 나오는 것 같다"며 "볼턴의 발언도 미국 내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반발이라 볼 수 있고, 북한에서는 군부는 군부대로 외무성은 외무성대로 '굴욕적 방식의 비핵화'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연기 결정이 내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다. 북한은 이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으로부터 입장 변화를) 통보받은 게 없다"며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고 말해 회담 개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 중 하나인 북한의 체제 보장 문제와 한미연합훈련을 연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이 한미훈련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훈련의 규모, 전략자산 전개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용인하는 것은 아님을 이번에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전 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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