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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일본의 국보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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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8 20:46: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우리나라 국보 1호는 무엇이냐?’ 아직도 각종 시험에 나오는 문제다. 초등학교 사회 과목이나 의경 시험, 외국인 귀화 시험 등에 빠지지 않고 출제된다. 출제 의도는 숭례문(남대문)을 모르면 기초 상식이 부족하거나 한국인의 자질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국보 1호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문화재가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한때 있었다. 그 배경에는 일제가 붙여 놓은 일련번호를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1933년 조선총독부가 조선 보물 1호로 처음 지정했고,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같은 지위를 부여받았다. 훈민정음, 석굴암, 조선왕조실록, 경복궁 등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학자마다 달랐고, 정부 차원에서 몇 차례 논의됐으나 결국 유야무야됐다. 아직 일부 이견이 있지만, 문화재의 가치에는 순번을 매길 수 없다는 쪽으로 정리됐다.

일본의 국보 1호는 무엇일까? 교토 고류지(廣隆寺)에 있는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다. 1951년 일본 문화재위원회가 조각 부문 1번으로 등록한 것일 뿐 가치의 순번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일본은 내심 ‘절대 미소’를 가진 이 불상을 정말 아끼고 자랑한다.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1945년 “인간 존재의 가장 맑고 영원한 표상”이라고 극찬하면서 더 유명해졌고, 1960년 교토대 학생이 ‘너무나 아름다워’ 자신도 모르게 껴안다가 불상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일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불상이 신라나 백제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사용하지 않던 적송(赤松)으로 제작됐고, 한국의 국보 83호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과 완전히 닮았다. 일본 학자들은 자신의 자랑스러운 보물을 일본산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면서도 한반도산임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기획전에 고류지의 목제 반가사유상과 한국의 금동 반가사유상을 동시에 전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무려 10년 동안 교섭을 했는데도 고류지 측에서 완강히 거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나라의 주구지(中宮寺) 반가사유상을 가져와 다음 달 24일부터 전시한다.

고류지는 원래부터 국내외 취재는 물론이고 외부 전시를 하지 않는다. 불상을 바깥에 내놨다가는 또다시 제작지 논란에 휩싸일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비록 불상은 일본에 있지만 그 ‘절대 미소’는 한국인의 것이 아니겠는가.

박병선 논설위원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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