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7년 11월 22일(수) ㅣ
[이웃사랑] 가정폭력 시달리는 김은자 씨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7-05-16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30여년 계속된 남편 폭력에 마음도 멍들어
 
 
 
지난 1월 남편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김은자(가명) 씨는 척추관 협착증이 심해져 제대로 거동할 수 없다. 김 씨가 의자를 짚고 겨우 일어서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그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아마 전 죽었을 거예요." 김은자(가명`68) 씨는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지난 1월 김 씨는 30여 년을 함께 산 남편에게 이유없이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만취한 남편은 수면제를 먹고 잠든 김 씨에게 마구 주먹을 휘둘렀다. 김 씨는 "수면제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얼마나 맞았는지 모른다"며 "집 밖으로 뛰쳐나와 보니 옷은 제대로 입지도 못했고, 얼굴은 피범벅이 돼 있더라"고 했다. 응급실을 찾은 김 씨의 상태는 심각했다. 온몸은 멍투성이였고, 터진 입 안에서 피가 흘렀다. 왼쪽 갈비뼈가 부러져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퇴원한 김 씨는 그 길로 집을 나와 따로 방을 구했다. "몸에 난 상처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데, 마음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낫질 않네요."

◆남편의 전 부인과 세 아이까지  돌봐

남편은 하루도 술을 거르지 않았다. 술에 잔뜩 취하면 늘 김 씨에게 저주와 욕설을 내뱉었다. 술이 깨면 "잘못했다"고 빌고, 다시 술을 마시고 폭언을 퍼붓는 일상이 반복됐다. "바깥에서는 봉사활동도 하고 성품이 좋다고 소문난 사람이었어요. 남들을 위해 봉사하면서도 집 안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죠."

30대 후반까지 미혼이던 김 씨는 집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남편을 만났다. 당시 남편은 삼 남매를 홀로 키우고 있었다. "집안 꼴이 엉망이었어요. 집 안팎을 청소하고 밀린 빨래를 다 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죠. 그때라도 남편과 함께 살면 고생길이 열린다는 걸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몇 달 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중년 여성이 집에 왔다.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남편의 당시 부인이었다. "남편은 제게 '아내가 없다'고 속였던 거예요. 전 부인이 세상을 뜰 때까지 8개월간 제가 병구완을 했어요."

이후 김 씨는 친정에서 돈을 빌려 슈퍼마켓을 키웠다. 삼 남매를 대학에 보내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판매할 물건이 담긴 상자 수십여 개를 직접 날랐고, 자전거에 실어 배달을 했다. 남편은 생계를 이으려 아등바등 일하는 김 씨를 본척만척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를 쓰다 보니 환갑이 지났더군요."

◆유방암으로 죽을 고비 넘겼지만…

남편의 술버릇은 점점 나빠졌다. 술에 취하면 극도로 난폭해졌고, 옷이나 이불에 실례를 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세 아이가 독립하자, 심한 손찌검이 시작됐다. 김 씨가 시댁 식구들과 사이가 멀다는 게 이유였다. 10여 년 전에는 남편의 폭행으로 전치 4주 진단을 받기도 했다. "분위기가 험악하다 싶으면 위험할 만한 물건을 모두 숨겼어요. 그러면 주먹질을 하거나 발로 마구 차기도 했죠."

숨죽여 살던 김 씨는 2012년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간과 폐, 늑막까지 전이돼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15차례에 이르는 방사선치료를 받은 후에야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암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상태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무리하게 몸을 움직였던 후유증도 심했다. 허리 디스크 질환으로 통증이 심하고, 닳아버린 무릎 관절은 인공 관절로 대체했다.

"마구잡이로 폭행을 당한 그날 이후 가정폭력 피해여성쉼터에서 머물다가 3개월 만에 집에 갔어요. 아예 제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 자물쇠를 바꿨더군요." 김 씨는 어렵게 문을 열고 필요한 살림살이만 챙겨서 나왔다. 전 재산이던 500만원으로 사글세를 구했고, 남편과는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변호사 선임비와 소송 비용 등은 우선 빚을 내 충당했다. "땡전 한 푼 없지만 지금은 남편이 눈앞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해요."

이혜진 기자 hattcha@msnet.co.kr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웃사랑> 관련기사 더 보기 [more]   
 · [이웃사랑] 당뇨로 만성신부전증 앓는 배진우 씨 2017-11-14
 · [이웃사랑] 썸낭 씨에 1,657만원 전달…엄경자 씨에 1,827만원 성금 2017-11-14
 · [이웃사랑] 투병 중에도 장애 딸 돌보는 엄경자 씨 2017-11-07
 · [이웃사랑] 이정순 씨에 성금 1,473만원 전달…썸낭 씨에 1,623만원 성금 2017-11-07
 · [이웃사랑] 정찬웅 씨에 성금 1,767만원 전달…이정순 씨에 1,433만원 성금 2017-10-31
  <이웃사랑> 기사 더 보기 [more]   
 · [이웃사랑] 중증 화상 입은 김동준 씨 2017-11-21
 · [1%의 나눔, 1004의 기적] 163호 천사 대구 달성소방서 2017-11-21
 · 지적장애 딸 돌보는 엄경자 씨에 1,878만원 전달 2017-11-21
 · 만성신부전증 앓는 배진우 씨에 1,687만원 성금 2017-11-21
 · [이웃사랑] 당뇨로 만성신부전증 앓는 배진우 씨 2017-11-14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2017 전국 다문화가족 생활수기공모 발표
2018 매일신춘문예 작품 공모
제15회 每日新聞 광고대상 수상자 발표
매일서예문인화대전 입상자 발표
제4회 나라사랑 청소년 문예대전
2017 다문화 가정 사랑의 책보내기
삼성, 강민호 영입 4년 총액 80억원
롯데백화점 대구점 '평창 롱패딩' 24..
대구서 팔공산터널 가기 쉽게 조야동..
오늘 예비소집, 수능 고사장 꼭 확인..
5채 이상 '대구 초 다주택자' 수성구..
자율주행·럭셔리 튜닝·전기차…대..
스포츠토토 판매 중단…'불법 도박' ..
DGB대구은행장, 금감원 채용비리 의..
권영진 대구시장 "항공물류 가능한 ..
지하수 변화로 지진예측 가능?
광장코아 15층, 복합상가로 재건축
30년 동안 대구 두류...
30년 이상 '장기 공공임대' 늘린다
범어동 아파트 사업, 초교 과밀화로 제...
대구 7개 구·군 분양권 전매 6개월간...
[부동산 돋보기] 임대차 계약서 재작성...
[생활 팁] 향이 강한 화장품, 벌떼의...
전국을 알록달록하게...
[내가 읽은 책] 뇌를 알면 감정이 보인...
[책 CHECK] 이해하기
[반갑다 새책] 조선 이전 대구지역 고...
[운세] 11월 18~24일(음력 10월 1~7일)
수능 다시 D-3 준비는 어떻게
수능 시곗바늘이 1주...
[입시 프리즘] 좋은 학교 생활기록부를...
효성여고 '학종 경쟁력' 주목…대구 10...
Q.[수학] 수능 D-3 마무리 공부 어떻게...
Q.[영어] '빈칸 추론' 문제 나오면 어...
주말 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11월 17~19일)
[조용필의 자동차로 떠나는 세계여행] ④ 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
[맛있는 레시피] 와인상 차림
긴 추석 연휴가 끝나..
억지로 굶고 운동하지 않아도 살이...
우리 가족 입맛 사로잡는 가을김치
[골프 인문학]<4>티칭프로의 자기 고백
'고백은 자가 비평에...
[금주의 골프장] 하이난섬 블루베이CC
245야드 쑥쑥 넘겨야 KLPGA 우승권 주...
그린피 할인 정보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