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8년 04월 21일(토) ㅣ
[이웃사랑] 가정폭력 시달리는 김은자 씨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7-05-16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30여년 계속된 남편 폭력에 마음도 멍들어
 
 
 
지난 1월 남편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김은자(가명) 씨는 척추관 협착증이 심해져 제대로 거동할 수 없다. 김 씨가 의자를 짚고 겨우 일어서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그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아마 전 죽었을 거예요." 김은자(가명`68) 씨는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지난 1월 김 씨는 30여 년을 함께 산 남편에게 이유없이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만취한 남편은 수면제를 먹고 잠든 김 씨에게 마구 주먹을 휘둘렀다. 김 씨는 "수면제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얼마나 맞았는지 모른다"며 "집 밖으로 뛰쳐나와 보니 옷은 제대로 입지도 못했고, 얼굴은 피범벅이 돼 있더라"고 했다. 응급실을 찾은 김 씨의 상태는 심각했다. 온몸은 멍투성이였고, 터진 입 안에서 피가 흘렀다. 왼쪽 갈비뼈가 부러져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퇴원한 김 씨는 그 길로 집을 나와 따로 방을 구했다. "몸에 난 상처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데, 마음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낫질 않네요."

◆남편의 전 부인과 세 아이까지  돌봐

남편은 하루도 술을 거르지 않았다. 술에 잔뜩 취하면 늘 김 씨에게 저주와 욕설을 내뱉었다. 술이 깨면 "잘못했다"고 빌고, 다시 술을 마시고 폭언을 퍼붓는 일상이 반복됐다. "바깥에서는 봉사활동도 하고 성품이 좋다고 소문난 사람이었어요. 남들을 위해 봉사하면서도 집 안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죠."

30대 후반까지 미혼이던 김 씨는 집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남편을 만났다. 당시 남편은 삼 남매를 홀로 키우고 있었다. "집안 꼴이 엉망이었어요. 집 안팎을 청소하고 밀린 빨래를 다 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죠. 그때라도 남편과 함께 살면 고생길이 열린다는 걸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몇 달 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중년 여성이 집에 왔다.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남편의 당시 부인이었다. "남편은 제게 '아내가 없다'고 속였던 거예요. 전 부인이 세상을 뜰 때까지 8개월간 제가 병구완을 했어요."

이후 김 씨는 친정에서 돈을 빌려 슈퍼마켓을 키웠다. 삼 남매를 대학에 보내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판매할 물건이 담긴 상자 수십여 개를 직접 날랐고, 자전거에 실어 배달을 했다. 남편은 생계를 이으려 아등바등 일하는 김 씨를 본척만척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를 쓰다 보니 환갑이 지났더군요."

◆유방암으로 죽을 고비 넘겼지만…

남편의 술버릇은 점점 나빠졌다. 술에 취하면 극도로 난폭해졌고, 옷이나 이불에 실례를 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세 아이가 독립하자, 심한 손찌검이 시작됐다. 김 씨가 시댁 식구들과 사이가 멀다는 게 이유였다. 10여 년 전에는 남편의 폭행으로 전치 4주 진단을 받기도 했다. "분위기가 험악하다 싶으면 위험할 만한 물건을 모두 숨겼어요. 그러면 주먹질을 하거나 발로 마구 차기도 했죠."

숨죽여 살던 김 씨는 2012년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간과 폐, 늑막까지 전이돼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15차례에 이르는 방사선치료를 받은 후에야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암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상태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무리하게 몸을 움직였던 후유증도 심했다. 허리 디스크 질환으로 통증이 심하고, 닳아버린 무릎 관절은 인공 관절로 대체했다.

"마구잡이로 폭행을 당한 그날 이후 가정폭력 피해여성쉼터에서 머물다가 3개월 만에 집에 갔어요. 아예 제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 자물쇠를 바꿨더군요." 김 씨는 어렵게 문을 열고 필요한 살림살이만 챙겨서 나왔다. 전 재산이던 500만원으로 사글세를 구했고, 남편과는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다. 변호사 선임비와 소송 비용 등은 우선 빚을 내 충당했다. "땡전 한 푼 없지만 지금은 남편이 눈앞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해요."

이혜진 기자 hattcha@msnet.co.kr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웃사랑> 관련기사 더 보기 [more]   
 · [이웃사랑] 응엠반두에 씨에 1천621만원 전달…서영래 씨에 1천459만원 성금 2018-04-17
 · [이웃사랑]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서윤미 양 2018-04-17
 · [이웃사랑]장희영 씨에 1,588만원 성금…응엠반두에 씨에 1530만원 전달 2018-04-10
 · [이웃사랑]신장암과 싸우는 서영래 씨 2018-04-10
 · [이웃사랑] 직장암 앓는 응엠 반두에 씨 2018-04-03
  <이웃사랑> 기사 더 보기 [more]   
 · [이웃사랑]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서윤미 양 2018-04-17
 · [이웃사랑] 응엠반두에 씨에 1천621만원 전달…서영래 씨에 1천459만원 성금 2018-04-17
 · [이웃사랑]신장암과 싸우는 서영래 씨 2018-04-10
 · [이웃사랑]장희영 씨에 1,588만원 성금…응엠반두에 씨에 1530만원 전달 2018-04-10
 · [이웃사랑] 직장암 앓는 응엠 반두에 씨 2018-04-03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2018 전국 재난안전 수기 공모
기자와 함께, 아이비리그 대학·기관 탐방
제5회 나라사랑 청소년 문예대전
제27회 매일학생미술대전
포스코 새 리더 누구?…차기 수장 하..
경북대 미투 폭로…"교수가 강제로 ..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손예진·..
싸우든 말든…文정부 '사드 불구경'
[채널] 수면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
신천변 신축 아파트 최고 16층까지 ..
대구시교육계 이끌겠다면서… '대선..
이른 초여름 날씨 주말까지 이어져
"쇼트트랙도 좋지만 골프에 더 끌렸..
서울경찰청장 "김경수 조만간 소환 ..
'단지 바로 앞 보육·교육시설' 연경...
SM우방이 4월 중 ‘연...
[부동산 돋보기] 쏟아지는 규제 속 부...
"나홀로족 소득에 비해 좁거나 비싼...
3월 대구 민간아파트 분양가 3.3㎡당 1...
[대구경북 관심 물건]
'제8회 의성 세계연축제' 하늘 위로,...
이번 어린이날에는 자...
'의성 세계연축제' 공동 위원장 김주...
'의성 세계연축제' 밤하늘에 나르샤...
의성 가볼만 한 곳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외국인도 신명나게...
2019학년도 수시 '학종' 준비
교육부가 지난 11일 2...
[입시 프리즘] 의과대학으로 진학하기
[우리 학교 진학진로 비결은?] 대구 경...
대구경북 26개 대학 "13위 안에 들어...
1억 이상 기부자 = ‘대구교육아너스클...
주말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4월 20·21·22일)
[카드뉴스] 맞춤노선 시내버스 타고 비슬산, 팔공산 꽃놀이 가자!
무기질·비타민 듬뿍, 봄 샐러드 한 그릇
채소 코너에 봄나물들..
당질 제한을 통한 당뇨밥상
제철 해산물 밥상
[골프에티켓] 골프매너는 그 사람의 품...
30여 년 전 내가 처음...
[금주의 골프장] 중국 단동 오룡국제GC
그린피 할인정보
[골프 인문학] 실력의 원천 '기본기'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이상택  편집인 : 이상택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