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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의 펀펀야구] 아버지 꿈 이룬 우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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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6 09:38:42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나이가 들어서도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경우는 참 드물다. 아무리 부자지간이지만 각자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기 마련인데 살면서 너무나 허물없이 지내는 이런 부자지간은 필자도 처음 보았다.

1990년 여름,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의 초대를 받아 집에 들렀는데 마침 그는 갓난 아이를 업고 있었다. 부인이 외출한 사이에 애를 보나보다 여겼던 필자가 물어보았다. “이름이 뭐야?” “똥개.” “뭐? 똥개? 에이 농담 말고. 이름이 뭔데?” “똥개라니까.” 몇 번의 물음에도 그는 아기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는 딸이면 탈랜트(탤런트) 시키고 아들이면 야구 선수 시킨다고 약속했다 아이가. 아들인캐네 야는 무조건 야구 선수 시킨다.” “도대체 몇 살인데?” “인자 8개월.” “그래. 나중에 프로 오면 그때는 잘 봐 줄께.” 당시 삼성 라이온즈 직원이었던 필자는 어이가 없었지만 웃으며 한마디 던지고 문을 나섰다.

그후로 한번 더 보았다. 세 살이던 그애는 '백바지'에 선글라스를 끼고 구두를 신고 있었다. 아버지와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으면서 만촌동 일대를 그렇게 폼내며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도 아버지가 부르는 이름은 여전히 '똥개'였다. 그리고 15년이 흘렀다. 아이는 크면서 야구 선수가 되었고 거짓말처럼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했다.

풍문으로 야구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었고 고교 시합도 보면서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자식을 부르는 별명이 왜 그리 유별난지는 늘 궁금했었다. 우리는 우연히 야구장 앞에서 다시 만났다. 어느새 겸손하게 변한 그가 그제야 옛 얘기를 들려주었다.

“손이 참 귀했제. 형도 그렇고 집안에 대를 이를 아들이 없어 첫딸을 얻고 난 뒤 학수고대를 했는데 쉽게 아이가 안 들어섰지.” 그러다 온 집안이 기다리던 귀한 아들이 나자 액땜을 위해 일부러 '똥개'라 불렀단다. 천하게 부르면 무병장수한다고 자신이 업고 다니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 그리고 너무나 자랑하고 싶어 어릴 때부터 선글라스에 백바지를 입히며 티나게 다녔다.

사실 우정배씨는 원래 야구광인 데다 대구상고 동기인 이만수와도 각별한 사이였다. 부동산중개업을 한 덕에 이만수가 유학갈 때 경남타운의 아파트를 처분해 비용을 마련해 주었고 후에 미국 생활의 부족한 경비도 이만수의 부동산을 정리해 송금해 주기도 했다.

아들을 생애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기던 아버지는 아들이 야구를 시작하는 날 집안에 연습장을 마련해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고 둘은 야구를 통해 늘 붙어 살았다. 그러다보니 솔직하고 화끈한 아버지의 성격 따라 아들도 허물없이 대화하면서 자라 둘은 늘 마음을 터놓는 친구같은 사이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성장해 금년 삼성에 입단한 선수가 외야수 우동균이다. 다부진 승부 근성에 정교한 타격 재질을 갖춘 선수로 차세대 1번타자 감이다. 필자가 혹 중계방송에서 우동균을 다소 칭찬하더라도 너무 나무라지 말길 부탁드린다. 생후 8개월된 애한테 한 약속이지만 약속은 지켜야 할 테니 말이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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