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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2일(수) ㅣ
[종교칼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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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0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비롯하여 부부의날까지 오월에 있다. 동시에 오월은 장미의 계절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아름다운 색상과 자태, 그리고 향기를 가진 꽃이지만 가시를 갖고 있기에 가정의 모습에 견줄 수 있어서 같이 부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정은 뜨겁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인연을 맺은 부부가 이루어 가는 공동체인데, 그 과정에 가시 같은 고초가 수없이 함께 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결혼식으로 시작하여 혼인신고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미완성이다. 이유는 부부 일심동체라고 하는 부부의 고전적인 정의대로 산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도 부부는 둘이 아니요 하나라고 정의한다.(창세기 2:24) 그런데 실제는 남자와 여자가 너무도 다른 생리학적 구조로 되어 있다. 외모도 내면도 너무 다르다. 얼마나 달랐으면 금성에서 오고 화성에서 와 지구에서 만난 사람들이라고 했을까? 한마디로 딴 세상 존재들이다. 그런데 일심동체요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부르기까지 되려면 그 길이 얼마나 험한 가시밭길이겠는가?

부부의 문제만이 아니다. 가정은 대부분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된다. 이 둘 사이 간격의 문제도 엄청나다. 가문의 대를 이어가야 할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어서 자식은 부모를 배척하고 부모는 자식에 대한 분노를 풀지 못한 채 대화가 단절되어 있기도 하다. 적지 않은 가정들이 사랑과 행복의 꽃만을 희망하지만 가시와 엉겅퀴가 동시에 덤불이 되어 자라는 버려진 정원(庭園) 같다. 혹은 멈출 수 없는 전쟁 같기도 하다. 휴전도 안 되는 이상한 전쟁터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이웃은 잘 모른다. 이유는 담벼락을 높이 쌓아 위장하는 위선이 가정의 문제엔 더 심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덤불이 되어 자라는 가시를 보지 못하게 한다. 꽃봉오리만 보이도록 만든다. 이럴수록 그 가정은 치유하기 더 어렵다.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는 자는 이웃과 나라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가정을 행복하게 만드는 자를 사회와 나라의 일꾼으로 세우면 역사는 밝아질 것이다. 고래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가르쳐왔다. 가정의 화목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가정의 화목과 행복은 먼저 부부의 차이점을 서로 인식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부부의 하나 됨은 화학적인 융합이 아니라 의도적인 물리적 연결에서 시작해야 한다. 부부의 하나 됨은 정복이 아니라 연합(unite)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인격의 독립을 인정하는 하나 됨이다. 아내를 사랑해줄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날 사랑해줄 존귀하고 능력 있는 자로 여겨야 한다. 아내의 사랑 없이는 남편도 살기 힘들다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부부가 갑과 을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그때 부부는 연합과 일치를 이루는 참부부가 되고 실제적인 부부 사랑을 이룬다.

또 한 가지는 남편이 아내의 자리에, 아내가 남편의 자리에 서는 것이다. 즉 상호 위치 이동이다. 성경에서 대표적인 모범이 하나님이 사람이 되어 오신 예수님의 성육화(聖肉化)이다. 이를 본받아 사신 분이 사도 바울이다. 바울은 헬라인을 만나면 헬라인으로 살고, 유대인을 만나면 유대인의 전통을 지키는 전환의 태도를 가졌다고 했다. 이유는 남을 얻고자 하려면 남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고린도전서 9:20-23) 남을 자기처럼 만들려는 정복은 세상에 전쟁을 끊임없도록 할 뿐이다. 자기를 버리고 남이 되려 할 때 세상은 평화와 번영을 얻는다. 세상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부가 연합하고 세대 간에 화목을 이루는 이 과제에 성공하자. 그러면 우리 사회와 세상은 행복하고 평화로워질 것이다.

장영일 범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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