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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0일(금) ㅣ
[병원을 지키는 사람들] <10·끝>호스피스병동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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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31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말기 암 환자 마지막 지키는 마음의 친구
 
말기 암 환자가 머무는 호스피스병동의 간호사는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공감 능력과 배려,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환자의 아픔 보듬고 통증 조절

암센터·전문 교육과정 거쳐야

마지막 오면 장례 정보도 제공

호스피스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항상 웃는다. 늘 환자의 죽음과 맞닥뜨리지만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말기 암 환자를 돌보며 정신적 지지를 보내야 한다는 사명감 덕분이다. 호스피스병동 간호사는 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를 물심양면 도우며 마지막 길을 지킨다.

◆환자에게서 한시도 눈 떼지 않아

지난 11일 오전 대구파티마병원 호스피스병동. 이불에 실수를 한 환자가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송진영 간호사가 눈물로 번진 환자의 입술을 매만지며 “할매, 나보다 더 이쁜 립스틱 쓰네”라고 농담을 건넸다. 송 간호사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좀처럼 눈물을 참지 못하는 환자 곁에 한동안 머물렀다.

다른 병실에서 지수경 간호사가 자는 환자를 깨웠다.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오전 내내 잠만 자던 환자는 좀처럼 눈을 뜨지 않았다. 지 간호사는 “이 환자는 밤낮이 바뀐 탓에 낮에는 잠만 자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간호일지를 정리하던 송 간호사와 지 간호사가 병실에서 들리는 다급한 외침을 듣고 달려갔다. 하지만 간병인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레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이 병실에서 ‘숨을 못 쉬겠다’고 외치셨는데…”라고 머뭇대는 송 간호사에게 간병인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세면대에 물이 안 나와서 ‘손을 못 씻겠다’고 했는데 잘못 들으셨나 봐요.” 지 간호사는 “항상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보니 이런 실수도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간호사들은 휴식 시간에도 틈틈이 병실을 주시하거나 환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기을숙 간호사는 “평소에 기운이 없던 환자가 오늘 동생을 만나서인지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웃었다. 이날 오후 이 환자의 병실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혼으로 헤어진 지 7년 된 아내와 두 딸이 죽음을 앞둔 환자를 찾아온 것이다. 의료진이 가족들을 끊임없이 설득한 끝에 성사된 만남이었다.

◆환자에게 공감하고 죽음 잘 받아들여야

호스피스병동 간호사의 가장 주된 업무는 환자의 통증과 증상 조절이다. 말기 암 환자 중 상당수가 극심한 통증과 섬망 등의 증상을 겪기 때문이다. 허약해진 환자의 마음을 돌보는 것도 호스피스병동 간호사의 역할이다. 또 환자의 가족에게 힘이 돼주고 환자의 마지막이 가까워져 오면 임종과 장례 절차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호스피스병동 간호사 등 의료진은 환자가 입원할 때 초기 상담을 진행하고, 환자 정보를 파악한다. 또한,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고 환자의 변화와 병의 경과 등도 공유한다.

호스피스병동 간호사는 환자의 통증을 조절하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하고 임종 직전의 증상을 빠르게 파악하는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호스피스병동 간호사가 되려면 국립암센터에서 주관하는 표준교육과정을 60시간 이상 이수하거나 대학원에서 호스피스전문간호사 과정이나 현장실습을 거쳐야 한다. 호스피스병동의 간호는 임종과 함께 끝난다. 구영주 수간호사는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공감 능력과 배려,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호스피스병동 간호사들은 “환자가 호스피스병동을 너무 늦게 찾는 것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구 수간호사는 “호스피스병동은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죽음을 준비하는 곳”이라며 “적어도 임종 6개월 전에 와서 본인의 삶과 가족과의 관계를 잘 정리하고 증상도 조절하며 편안한 임종을 맞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ttch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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