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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 25일(일) ㅣ
[무형문화재, 10만 시간의 지혜] (10)경주 판소리 명창 정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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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국악에 실은 삼강오륜 매력에 푹 빠지죠”
 
정순임 명창이 경주에 있는 그의 집에서 삶의 지혜를 전했다. 정 명창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판소리 명가서 자란 ‘생활형 명창’

밥벌이 안 된다며 집에서 말리기도

33살 때 가요계 스카우트 있었지만

판소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거절

반주하는 고수와 호흡이 가장 중요

“7살 때 어머니 앞에서 소리를 했더니 칭찬은커녕 꾸지람만 한 됫박 먹었다.”

경북도 지정 무형문화재인 흥보가의 보유자 정순임(74) 명창은 우리 정부가 인정한 판소리 명가 1호(장판개-장도순-장영찬-장월중선-정순임) 집안 사람이다. 속칭 판소리계의 ‘금수저’이자 ‘로열패밀리’다. 하지만 소리를 못하게 집에서 뜯어말렸다는 사실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얘기였다. 밥을 못 벌어먹는다는 게 이유였다.

-소리를 배우기 좋은 환경이었지 않습니까?

물론 엄마 배 속에서부터 소리를 들었을 거다. 눈뜨면 소리, 자기 전에도 소리. 모든 것을 귀로 담았다. 글을 알기 전에 소리를 먼저 알았다. 몸에 새겼다는 게 더 정확할지도. 안숙선 명창이 노력형 명창이라면 나는 생활형이다. 삶 자체가 소리였다.

-소리를 그렇게 오래 하면 목은 괜찮습니까?

목이 항상 부어 있는 게 직업병이기도 하다. 미세먼지에 약하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쓰고 자기도 한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깜짝 놀란다. 한번은 병원에 갔더니 젊은 의사들이 돌아가면서 내 목 안을 들여다보고 가더라. 성대에 멍울 같은 게 보글보글 몰려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라.

-피를 토해야 득음을 한다는 건 사실인가요?

검증되지 않은 얘기다. 물론 가느다란 실피가 터져 나오기는 한다. 5, 6시간 완창하면 그렇다. 이건 말을 많이 하는 일반 강사들이 연속으로 5, 6시간 강의한 뒤 실피를 뱉는 것과 같다. 시작 직후 30분이 고비다.

-달리기의 ‘러너스하이’(Runner’s high)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까?

비유하자면 그렇다. 마라톤 초반에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것처럼 목이 풀리는 것도 고비를 넘기면 된다.

-판소리의 매력이 무엇입니까?

요즘 한이 서린 목소리, 소리를 배운 듯한 창법으로 가요를 부르는 이들을 간혹 본다. 요즘 말로 소울(soul)이 실렸다고들 한다. 들어보면 알잖는가. 실제로 다른 무형문화재에 비해 판소리 전수자들의 연령대가 많이 낮은 편이다. 국악의 매력이다. 젊은이들도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날아갈 것 같은 기분’과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 또 콘텐츠가 있는 장르다. 삼강오륜을 음에 실어 가르친다.

-시간 되돌리더라도 판소리를 하겠습니까?

33살 때 일본으로 공연을 간 적이 있다. 관객 중 한 명이 나를 좀 보자고 했다. 그 공연에서 소리, 민요도 했지만 한국 가요도 두어 곡 부른 터였다. 나를 찾은 사람은 길옥윤 씨였다. 일종의 스카우트 제의였다. 왠지 가요를 불러선 안 될 것 같았다. 의무감 같은 게 있었다. 판소리를 해야 한다는.

-대중가수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는 없었습니까?

그날 내가 부른 노래는 패티김의 ‘작별’이었다. 길옥윤, 패티김 커플은 이 시기에 파경을 맞았고 길옥윤은 마침 그즈음 그 노래를 부른 내 소리를 귀에 좋게 담은 듯하다. 나도 문득 드는 생각이 그때 곡을 받았다면 삶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20대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대중가요에 도전해봤더라면 싶다. 물론 그랬다면 지금처럼 무형문화재가 되진 못했겠지.

-판소리를 통해 깨달은 지혜가 있다면?

판소리꾼이 혼자 소리 내는 것 같지? 판소리도 반주를 해주는 고수가 소리꾼과 호흡을 맞춰야 힘을 받아 소리를 할 수 있다. 독불장군은 없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 서로 기대어 있는 ‘人’(사람 인) 자를 생각해보라. 획 하나가 없어지면 무너진다. 서로 돕고 화합해야 사람이다.

글 사진 김태진 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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