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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8일(수) ㅣ
[9988! 빛나는 실버] 70대 마라토너  한기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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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3 04:55:06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풀코스(42.195㎞) 40번 완주…기록 욕심 버리니 꾸준히 뛸 수 있어
 
“10대부터 여러 운동을 했지만 마라톤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70대 마라토너 한기식 씨가 신천 둔치를 뛰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2000년 경주 마라톤 이후 꾸준히 도전

3시간 31분대 기록 세울 만큼 수준급

2007년엔 보스턴 마라톤 대회도 참가

무리한 연습으로 심한 관절염 왔지만

환자 돌보는 시간 외엔 뛰고 또 뛰고…

청춘 같은 70대를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달리니까 비로소 청춘이더라’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한 치과의사를 만났다. 1945년생인 그는 올해 71세다. 아직도 대구시 남구 봉덕동 자신의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틈만 나면 신천둔치나 인근 산으로 뛰러 나간다고 했다. 또 이름난 마라톤대회에는 반드시 참석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고 있다.

◆달리니까 청춘이다

병원 한편에 마련된 조그마한 한기식 씨의 집무실 벽은 온통 마라톤대회 때 찍은 사진과 기록지, 트로피와 상패로 가득했다. 이 사람이 마라톤 마니아라는 것을 첫눈에 알게 할 정도였다. 자그마한 체구였지만 한 씨는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젊은이 같은 탄탄한 근육질을 자랑했다. “중·고등학교 때 유도를 했어요. 대학에 들어가서는 테니스와 등산을 즐겼지요. 줄넘기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일 하고 있지요.” 한마디로 그는 ‘운동광’이었다.

그런데 그의 달리기 인생은 조금 늦게 시작됐다. 지난 2000년 처음 마라톤을 접한 것. 한 씨는 “병원을 하고 있으니, 그동안 짬을 낼 수가 없었다”며 “한 친구가 ‘청춘으로 계속 살고 싶으면 달리기 만한 운동이 없다’고 권유해서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그는 “달리니까 청춘이더라”라고 환하게 웃었다.

◆풀코스 40여 회 완주

한 씨의 첫 마라톤 데뷔 무대는 경주였다. 2000년 4월 경주에서 열린 벚꽃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도전한 것. 자신을 마라톤의 세계로 이끈 친구와 함께 참가했는데, 정작 그 친구는 도중에 포기하고 한 씨는 1시간 45분이라는 수준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위 사람들이 다들 놀라더군요. 그동안 꾸준히 한 줄넘기 덕을 많이 본 셈이지요. 폐활량이 또래보다 좋았거든요.”

이후부터는 42.195㎞의 마라톤 풀코스에 꾸준히 나갔다. 전국의 이름있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완주만 40여 차례를 기록했다. 마라톤보다 훨씬 긴 거리인 100㎞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도 도전해 12시간 이상을 뛰기도 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대회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2001년과 2007년을 꼽았다. 2001년 마라톤대회에서는 자신의 최고 기록인 3시간 31분대를 기록한 것. 아마추어 선수로서 3시간 30분대 기록이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한다.

2007년 4월에는 모든 마라토너의 꿈인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다녀왔다. 한 씨는 “보스턴은 마라토너들의 로망이다. 거긴 가고 싶어도 기록 제한이 있어서 마음대로 갈 수도 없는 곳”이라며, “전 세계에서 온 선수들과 함께 뛰는 영광을 누렸고, 영원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70에도 뛰려면 욕심은 금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한 씨는 요즘 이 말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환갑 때 무리하게 연습을 하다가 관절염이 왔어요. 수술 진단이 났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했지요. 다시는 뛸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는 “마라톤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돼 좋은 기록이 나는 바람에 욕심을 냈던 것 같다”면서 “매번 1초라도 기록을 단축시키려는 과욕에 너무 무리했던 것이 결국은 탈이 났다”고 후회했다.

다행히 증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젊은 시절 꾸준한 운동으로 단련된 체력 덕에 그는 다시 일어섰고, 달릴 수 있었다. 다만, 기록은 일부러 계속 늦췄다.

한 씨는 “60대 중반부터는 이전보다 다소 느린 4시간 30분대로 달리도록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면서 “70이 넘어서도 계속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싶다면 기록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또 하나의 당부 사항은 꾸준히 하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하체가 약해집니다. 꾸준히 하체 근육을 튼튼히 해야 늙어서도 마라톤의 매력을 즐길 수 있지요. 달리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운동입니다. 꾸준히 뛸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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