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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파워 인터뷰]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부산상의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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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4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수도권 과밀화 맞서 대구·부산 힘 모아야 지방 사는 길"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은 접견실에 있는 액자에 있는 글귀‘대리개세’(大利蓋世)의 뜻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박노익 대기자 noik@msnet.co.kr
 
2007년 2월 열린 신국제공항추진협의회 발대식. 신정택 회장은 부산상의 회장 재임 시절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섰다.
신정택(69) 세운철강㈜ 회장은 남부권 신공항 부산(가덕도) 유치 운동을 주도했다. 신공항을 경남 밀양에 유치하고자 했던 대구경북과 대척점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대구와 부산이 신공항 유치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대구는 대구대로, 부산은 부산대로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그렇지만 두 도시 사이에 앙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서울 집중화 및 수도권 과밀화에 맞서 대구와 부산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지방이 사는 길이다"고 했다.

신 회장은 경남 창녕군에서 태어났고, 대구에서 고교(대륜고)를 다녔다. 부산에서 자수성가했다. 부산상의 회장을 연임했다.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섰다. 그런 공로로 인해 지역사회의 신망이 두텁다. 2015년 5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에 취임했다. 오너 경영인이 부산공동모금회 회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그의 명함에는 '부산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이란 직함이 새겨져 있다. 부산상의 회장을 그만둔 지 5년이 지났다. 그만큼 그 자리를 자랑스러워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산지역 신문을 살펴보니 신 회장은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경제계 원로'로 소개돼 있다.

-부산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

▶부산상의 회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감투가 탐이 나서 상의 회장이 된 게 아니다. 부산을 위해서 일하고 싶었다. 부산은 제조업 및 물류산업의 메카였다. 하지만 성장의 한계에 놓였다.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산업용지와 물류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했다. 절박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강서지구에 산업용지를 확보했고, 부산항 북항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북항 재개발은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사업이다.

부산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에도 일조했다. 2008년 롯데그룹으로부터 건립기금 1천억원 지원 약속을 받았다. 이때부터 오페라하우스 사업이 힘을 얻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의 산파역을 했다.

▶신공항 유치를 위해서는 부산에 본사를 둔 항공사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역 경제인들의 힘을 모아 2008년 12월 설립했다. 부산 상공인들이 54%, 아시아나항공이 46% 출자했다. 현재 1천500명이 에어부산에서 일하고 있다.

-신공항 유치 운동은 언제 시작했나.

▶2006년 3월 상의 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다. 평소에 지식서비스산업이 부산의 주력산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식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은 신공항 건설이었다.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을 더하면 인구 1천300만 명의 광역경제권이 된다. 신공항 수요는 충분했다. 먼저 부산시를 설득했다. 대구와 경북의 경제계 대표도 만났다.

그해 5월 25일 신공항 건설을 위한 5개 광역 시`도 상의 회장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이어 12월 부산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신공항 건설을 건의했다. 이후 신공항이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6월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했다. 대신 김해공항 확장 사업을 발표했다. 이후 정부는 대구경북의 민심을 의식해 'K2`대구공항 통합 이전'(통합 대구공항 건설)을 결정했다. 대구 사람들은 부산의 '판정승'이라고 생각하는데, 부산 사람들의 생각은.

▶신공항 입지는 경제논리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정치적 결정을 했다. 김해공항 확장 사업은 소음 문제 등 어려움이 적지 않다. 결국 가덕도 신공항 유치 요구가 다시 나올 것이다.

대구의 입장도 이해한다. 대구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K2 군공항 이전이 절실하다고 들었다.

-대구와 부산은 가까운 도시지만, 국책사업이나 경제현안을 놓고 자주 부딪혔다. 삼성자동차 및 위천국가산업단지 갈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자동차의 경우 승용차 및 상용차 생산기지가 모두 대구에 설립될 예정이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노태우정부→김영삼정부) 알짜인 승용차 생산기지는 부산으로 갔다. 위천국가산업단지 조성은 부산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됐다.

▶부산 사람들이 위천국가산단을 반대한 것은 먹는 물(낙동강 수질)에 대한 극심한 불안 때문이었다. 낙동강 페놀 사건에 따른 충격이 컸던 탓이다. 삼성차 문제로 대구 사람들이 많이 섭섭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두 도시가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부산과 대구는 2, 3대 도시라는 옛 명성을 잃었다.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나.

▶나는 부산 사람으로서 부산이 잘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구도 살기 좋아야 하며, 나아가 영남권 전체가 발전해야 한다. 산업용지가 없어 대구로 이전한 부산의 제조업체들이 많다. 부산과 대구는 상생의 여지가 있다. 부산은 해양`항만도시, 대구는 내륙도시로서의 장점을 키워야 한다.

영남권이 똘똘 뭉쳐야 한다. 두 도시 간 상설 협의기구가 필요하다. 여기엔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치인은 물론 반드시 경제인이 포함돼야 한다. 갈등 현안을 풀고, 협력 사업을 찾아야 한다. 국비 확보를 위해서도 두 도시가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 영호남 교류도 하는데, 부산`대구가 단절돼서야 되겠나.

-대구경북과 인연이 많다고 들었다.

▶대구경북은 고향이나 다름없다. 태어난 곳은 비슬산 자락인 창녕군 성산면 안심리다. 대구 근교다. 현풍에서 장을 봤다. 형님과 동생이 일찍부터 대구에서 공부했다. 그 덕분에 대구를 많이 다녔다. 나는 중간에 끼여 중학교까지 시골에서 다녔다.

요즘도 한 달에 한두 번 대구에 간다. 박인규 DGB 회장과는 '호형호제'한다. 대구은행이 부산에 출점할 때 알았다. 영천 은해사 주지 돈관 스님과도 친하다. 이인중 화성산업 회장과 나는 비슷한 시기에 상의 회장을 했다. 지역 현안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눈 사이다. 홍철 전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신공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이다.

-장학사업을 비롯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도 맡았다. 접견실에 '대리개세'(大利蓋世)라고 쓰인 서예작품이 있던데 좌우명인가.

▶대리개세는 '큰 이익을 얻어 세상을 덮는다', 즉 많이 벌어 많이 베풀라는 뜻이다.(이 대목에서 신 회장은 호탕하게 웃었다) 1988년 세운철강 10주년을 맞아 청남 오제봉 선생이 써준 작품이다. 이후 대리개세는 삶의 지침이 되고 있다.

나는 어렵게 공부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고생도 많았다. 힘든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어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모교인 창녕 대성중`고에 해마다 장학금 1천만원씩을 전달하고 있다. 8년째다. 몇 개 대학에도 기부를 하고 있다.

-신 회장 형제의 성공담이 창녕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사돈이라고 들었다.

▶나는 5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큰형님(성택)은 대법관을 역임한 법조인이다. 셋째(현택)는 여성가족부 차관과 예술의전당 사장을 지냈다. 넷째(종택)는 현 세운철강 부회장이고 막내(만택)는 육군 소장 출신이다.

내 딸이 맞선을 봤는데, 맞선 상대가 정 전 총장의 아들이었다. 딸에게 그 얘기를 듣고 정 전 총장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오래전부터 정 전 총장과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렇게 혼사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사돈관계가 됐다.

▶신정택 회장 프로필

▷1948년 경남 창녕군 출생

▷대구 대륜고`동아대 경영학과 졸

▷1970~1973년 경남 진양군청 공무원

▷1978년 세운철강 설립

▷2005년 부산시체육회 부회장

▷2006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19`20대)

▷2007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

▷2011년 대한럭비협회 회장

▷2012년 자랑스런 부산시민상 대상 수상

▷2015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부산 세운철강은?

   포스코 제품 가공 납품 매출액 8천억 중견기업

3년간 공무원 생활(경남 진양군청)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신정택 회장은 당시 새마을사업 지붕 개량 담당이었다. 그 지붕이 양철지붕이었다. 양철과의 인연으로 공무원 생활을 접고, 연합철강에 입사했다.

1977년 포항제철이 냉간압연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때 창업을 결심하고, 1978년 세운철강을 설립했다. 열정과 신뢰로 거래선을 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래업체(대구의 석유난로 업체)의 부도로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세운철강은 현재 매출액 8천억원의 중견기업이다. 포스코 가공센터로서 위상을 굳혔다. 직원 수는 300여 명. 철강 유통`가공업체이다. 포스코에서 생산된 제품을 가공해 현대자동차, GM코리아, LG전자, 두산중공업 등에 공급한다.

국내 사업장은 부산, 창원, 울산, 포항에 있다. 해외에는 중국 다롄`옌타이, 말레이시아에 사업장이 있다.

김교영 선임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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