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7년 11월 25일(토) ㅣ
[매일춘추] 울진 금강송과 나의 인연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7-06-19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울진군 소광리에 금강송으로는 유일하게 500년 된 소나무가 있다. 지금부터 15여 년 전인가 이 땅을 500년이나 지킨 금강송에 대한 경의를 표시한다는 차원에서 당시 산림청장의 지원하에 서울, 대구 등지의 예술가 몇 명이 모여 예술행사를 한 적이 있다. 국립 통고산자연휴양림에서 1박을 한 후 시인, 미술가, 평론가, 연극인 등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애주 교수의 살풀이 춤판이 주요 행사였다. 모두 지인들이어서 밤새 통음이 이루어졌다.

아침에 술 취한 눈을 떠 보니 통고산자연휴양림의 랜드마크라할 만한 대형 물레방아가 훼손되어 있었다. 물레방아를 받치는 축이 부러져 물레방아가 연못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멀쩡하던 물레방아가 부러졌으니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아침부터 난리였다. 몇몇 증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새벽까지 술판을 벌인 풍물패 차모 씨 일당이 유력한 용의자였으나,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어 서로 추측성 억측들만 늘어놓고 있었다. 다행히 자연휴양림 관리소장님이 너그러이 봐준 덕에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15년이 지난 며칠 전 금강송 군락지 어름에서 캠핑장을 운영한다는 선배의 소식을 듣고 직원 몇몇과 MT 삼아 1박 2일 일정으로 그곳을 다시 찾았다. 울진 금강송 군락지에서 캠핑장을 한다니 더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36번 도로의 불영계곡과 통고산자연휴양림을 지나 소광리로 들어서니 요즘 이 가물에도 개울물이 흘러 반가운 마음이 일었다. 선배의 캠핑장은 주변으로 금강송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어 하늘밖에 보이지 않았다. 캠핑장 옆 계곡은 역시 물이 마르지 않은 채로 맑은 물을 유지하고 있었다. 2천~3천 평 규모의 캠핑장은 그야말로 하늘 아래 오지였다.

하룻밤을 머물며 선배와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를 하며 정담을 나누었다. 그 선배와는 27년 전 모 방송국에서 PD와 작가로 만난 인연이었다. 비록 수십 년이 지났지만 반갑게 맞아준 선배는 나도 잊어버렸던 까마득한 기억들을 되살려줬다. 별로 중요하진 않지만 잃어버린 기억들이었다. 판소리 라디오 다큐멘터리 제작차 전북 고창으로 취재를 갔던 기억도 되살려 주었고, 몇 년간 수시로 마셔댄 술의 양도 가늠하며 오랜 인연을 간직하고 있었다. 현재 선배는 방송국 PD를 정년으로 마치고 이곳에서 인생 이모작 중이다. 정년 이후 5년 전부터 이곳에 정착해 금강송 군락지의 숲해설사 활동도 겸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캠핑장도 운영하고 또 원래 시인이기도 했던 선배는 산 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낭만적인 시 농사도 짓고 있다.

좋은 인연은 세월이 지나도 서로 연결하는 끈을 만든다. 그 끈 속에서 살아가는 게 우리 인생이다. 악연은 그 끈에 의해 고통스러워하지만 인연은 사람 살아가는 맛을 풍부하게 만든다. 수십 년이 지나도 엊그제 만난 것처럼 반가운 인연, 그런 인연들을 많이 만드는 게 재미난 인생이 아닐까. 그 선배를 보면서 문득 인생이란 '인연 속에 사는 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인연을 다시 만나게 해준 울진 금강송에도 고마움을 덧붙여본다.

김경호 가인기획 대표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 [more]   
 · [종교칼럼] 나무의 시간들 2017-11-25
 · [광장] ‘태움’의 불씨도 경계하자 2017-11-25
 · [야고부] 지진이 인재(人災)? 2017-11-25
 · [매일춘추] 밤샘 토론 2017-11-24
 · [춘추칼럼] 지역예술가로 산다는 것 2017-11-24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2017 전국 다문화가족 생활수기공모 발표
2018 매일신춘문예 작품 공모
제15회 每日新聞 광고대상 수상자 발표
매일서예문인화대전 입상자 발표
2017 다문화 가정 사랑의 책보내기
대구경북 현안 文정부 손 놨나
정밀조사 끝날 때까지 지열발전소 공..
[안 풀리는 대구경북 갈등 현안] 문..
롯데몰대구 건립 대구시 심의 통과
[채널] KBS2 '발레교습소 백조클럽' ..
차세대 완성차·자율주행 기술에 쏠..
SK건설 또 재산권 침해 논란
[새 도읍 발판 삼아 약진하는 경북] ..
현대 "전기차 시장성 낮다" 르노 삼..
경산서 2천년전 최고위급 목관묘 발..
광장코아 15층, 복합상가로 재건축
30년 동안 대구 두류...
30년 이상 '장기 공공임대' 늘린다
범어동 아파트 사업, 초교 과밀화로 제...
대구 7개 구·군 분양권 전매 6개월간...
[부동산 돋보기] 임대차 계약서 재작성...
[생활 팁] 향이 강한 화장품, 벌떼의...
전국을 알록달록하게...
[내가 읽은 책] 뇌를 알면 감정이 보인...
[책 CHECK] 이해하기
[반갑다 새책] 조선 이전 대구지역 고...
[운세] 11월 18~24일(음력 10월 1~7일)
수능 다시 D-3 준비는 어떻게
수능 시곗바늘이 1주...
[입시 프리즘] 좋은 학교 생활기록부를...
효성여고 '학종 경쟁력' 주목…대구 10...
Q.[수학] 수능 D-3 마무리 공부 어떻게...
Q.[영어] '빈칸 추론' 문제 나오면 어...
주말 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11월 24~26일)
[흥] ‘가장 한국적인 길’ 안동 선비순례길
[맛있는 레시피] 와인상 차림
긴 추석 연휴가 끝나..
억지로 굶고 운동하지 않아도 살이...
우리 가족 입맛 사로잡는 가을김치
[골프 인문학]<4>티칭프로의 자기 고백
'고백은 자가 비평에...
[금주의 골프장] 하이난섬 블루베이CC
245야드 쑥쑥 넘겨야 KLPGA 우승권 주...
그린피 할인 정보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