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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새정부, 탈원전 선언에…한수원·옹호론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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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9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찬반 갈리는 탈핵에너지 정책…교수 "비전문가와 졸속 결정,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 올 것"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기가 18일 24시(19일 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핵연료를 냉각한 뒤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1974년 10월 고리 1호기 공사현장.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7일 오후 6시 고리 1호기로 들어오는 전기를 차단한 데 이어 약 38분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고 18일 밝혔다. 평소 300도에 달하는 고리 1호기는 서서히 식기 시작해 18일 자정(24시)이면 영구정지 기준인 약 93도까지 내려간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18일 국내 원전의 효시인 고리 1호기 영구정지를 기점으로 원전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경제성에서 환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게 되면 신규원전 건설은 물론 노후원전의 계속운전도 불가능하게 된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가에너지 정책이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이 같은 기조가 강해지고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자력계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원전산업 축소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 노조와 에너지 전공 교수들이 나서 탈원전 정책 철회를 주장해봤지만 정부의 굳은 방침과 환경단체의 '거래 논리'에 막혀 속앓이만 커지고 있다.

한수원 노조는 지난 2일 '일방적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시도를 철회하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발표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에 정부는 일단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는 공사를 계속하되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전하면서도 탈원전 기조는 강조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한수원 노조 결의문에 대해 확인조사를 벌이면서 한수원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

앞서 1일 성명을 낸 에너지 전공 교수 230명도 환경단체의 거센 공세를 받았다. 교수들은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소수 비전문가들에 의해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의 책임있는 에너지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는 "국가 에너지 정책이 일방통행식으로 성급하게 나아가 졸속으로 결정되면 몇 년 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원전 안전을 우려하는 여론을 수용해 공약에 반영한 것은 이해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국내 원전 개수가 늘어나면서 원자력공학 관련 학과를 가진 대학도 15개로 증가했다. 한수원은 원자력 관련 대학들에게 연구명목으로 수억~수십억 원의 예산을 주고 있기 때문에 성명을 발표한 교수들은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다"며 "(교수들이 주장하는)신규원전 중단 공약실천을 일방통행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경제성이 중심이 된 그간의 원전정책이 요동치다보니 조직 내부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 노조는 정부 눈치에, 학계는 환경단체의 비난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향후 원전정책을 말하기조차 부담스럽다. 18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이후 원전정책의 윤곽이 잡힐 듯하다"고 했다.

한편 고리 1호기 퇴역식이 열리는 19일 정부가 탈핵에너지 로드맵을 내놓는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원자력계의 이목이 문재인 대통령 입에 쏠리고 있다.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은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월성1호기 등 설계수명 다한 원전 폐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탈핵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 등을 공약한 바 있다.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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