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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3일(목) ㅣ
[세계의 창] 시급한 이산가족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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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0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동국대(학사`석사`박사) 졸업. 현 한국국제정치학회 북한통일분과위원회 위원장. 현 북한연구학회 이사. 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
2005년 상봉 신청자 10만여명

5월 말 현재 5만여명만 남아

시간은 물처럼 되돌릴 수 없어

北에 적십자 회담 빨리 제안을

시간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이산가족은 인간이 만들어 낸 산물이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픔과 상처는 고스란히 우리 몫이 된다. 상대적으로 북핵, 남북 관계, 통일 등은 장기적인 안목과 넓은 시야를 갖고 접근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반면 이산가족 상봉은 시간이 답이고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산가족 상봉이 너무나 시급하다.

통일부 남북이산가족찾기(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5월 말 현재 살아 있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수는 6만746명이다. 지난 1988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인원은 모두 13만여 명이었다. 이분들 중 벌써 7만여 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2005년 2월 말까지 10만여 명에 달하던 상봉 신청자는 2008년 10월 말에 8만 명대, 2011년 11월 말에 7만 명대, 2014년 6월 말에 6만 명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 같은 추이로 볼 때, 올해 안에 상봉을 신청할 생존자 수는 5만여 명밖에 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수의 상봉 신청자가 생존해 있을지 걱정스럽다.

만남, 그 자체가 그들의 소원을 풀어주는 일이다. 그러나 거스를 수 없는 안타까운 시간이 지금도 흐르고 있다. 이대로 시간만 지나간다면 남북 이산가족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나 만날 수밖에 없다. 한반도 구성원 중 아무도 그것을 바라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이 시급하다. 5년 후 상봉이 가능한 인원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이산가족 전원 상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북한 역시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임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최근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이를 위한 조건으로 탈북 여성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북측의 의도를 보다 면밀히 검토해 봐야겠지만, 이산가족 상봉이 이 같은 협상의 카드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한에 다른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분단으로 인해 수십 년간 헤어진 가족이 다시 만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이산가족 상봉은 말 그대로 인도적 차원의 문제다. 인도적 문제에는 사람이 가장 우선이며, 그 사람마저도 매년 3천 명 이상이 세상을 등지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남북한 구성원들은 모두 고통의 시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적십자사가 10일부터 25일까지 독일 베를린 한국문화원에서 ‘이산가족 베를린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동서독 분단 이후 통일 독일의 성지인 베를린에서 남북한 이산가족의 소망 실현,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한다. 특히, 동서독에서 분단을 경험한 이산가족이 참석해 당시의 재회 기쁨을 참석자들과 이야기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먼 훗날 남북한 이산가족들도 추억처럼 이산과 재회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은 조건, 선택, 협상 없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족의 생사 확인, 서신 교환, 상봉으로 반드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남북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공식, 비공식 통로를 동원하여 남북적십자회담을 최대한 빨리 북측에 제안해야 할 것이다. 북측도 인도적 차원에서 적십자회담에 적극적으로 화답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남북 당국이 올 추석 상봉에 합의하길 바란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처음 맞이하는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 당국이 빨리 성사시켜야 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북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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