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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의 펀펀야구] 日투수 무라다가 걸어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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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09:23:19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고교시설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졌던 일본의 조지 무라다는 졸업한 1968년 드래프트 1순위로 동경 오리온즈(현 지바 마린즈)에 입단했다.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패기에 넘쳤던 그는 전장에서 매순간 목숨을 거는 무사처럼 오로지 빠른 볼을 주무기로 정면대결을 서슴치 않았다.

속전속결의 승부사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1974년엔 12승을 거두면서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엔 평균자책점 2.20으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냈다. 이후 팀의 주축 투수가 된 그는 오로지 탱크처럼 저돌적인 승부로 일관해 폭발적인 인기와 명예를 얻었지만 1982년 팔꿈치에 부상이 오고 말았다. 그러나 자존심이 몹시 강했던 그는 오직 정신력으로 난관을 극복하려 애썼다.

더 강하게 연마하면 이겨낼 것으로 믿어 통증을 참아내며 지독하게 근력 훈련을 했지만 퉁퉁 부은 팔꿈치의 상태는 더 나빠져 갔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끝이라는 절망감에 깊은 산속을 찾은 그는 물줄기가 쏟아지는 폭포 아래서 정신을 통일하고 수련을 거듭해 다시 공을 잡았지만 헛수고에 그쳤다.

자취를 감추고 몇 달을 은둔한 끝에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당시에는 검증이 되지 않았던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았고 2년 가까운 재활훈련에 온 힘을 쏟았다. 손가락이 비정상일 정도로 길었던 그가 이때 연마하고 터득한 공이 포크볼이었다.

1985년 다시 마운드에 선 조지 무라다는 예전과는 다른 완급 투구로 개막전 이후 1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화산처럼 폭발하듯 부활했다. 무리하지 않기 위해 그는 매주 일요일에만 등판했는데 이때부터 '선데이 조지'라 불렸다.

강속구로 정면승부해 '타격의 달인' 오치아이의 배트를 산산조각 내어 유명해졌던 조지 무라다였지만 1990년 10월13일 41세에 가진 마지막 경기에서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완봉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무대에서 사라져갔다. 2005년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는 그렇게 투혼으로 스스로 길을 개척한 철인이었다.

예전엔 어깨나 팔꿈치에 칼(수술)을 대면 선수 생명도 끝이라고 믿었다. 김인식 감독이나 김성근 감독도 어깨 부상으로 은퇴해 서른 전에 지도자의 길로 돌아섰지만 수술은 생각치도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엔 많은 선수들이 헌 지갑을 바꾸듯 수술을 하고 재활 훈련을 한다. 의료기술의 도움으로 새 선수 생명을 얻었다고 해서 모두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재활 훈련의 어려움과 움츠러들지 않는 자신감이 뒤따라야 재기를 노려볼 수 있다.

“나는 이미 새 생명을 얻었다. 남은 일은 아낌없이 던지는 것 뿐이다.” '선데이 조지'는 자신의 운명을 걸고 두려움의 벽을 넘어 새로운 경지에 닿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조진호와 배영수에게 남은 과제도 그것이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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