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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의 펀펀야구] 영어가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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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6 09:29:17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1984년 국가대표로 LA올림픽에 출전했던 김용국은 198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자마자 김근석과 김성래를 밀어내고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했다. 1994년 김한수에게 물려줄 때까지 9년간 3루에서 빼어난 수비를 자랑했다. 부리부리한 눈매에 거침없고 호방한 성격을 지녀 1991년과 92년에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주장을 맡았다.

1989년 4월 초 한 경기 4개의 최다 실책을 기록한 그날 아버지를 불의의 사고로 여읜 김용국은 한동안 방황했지만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극복해냈고 1990년 시즌 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끈질긴 재활훈련으로 부활했다. 1991~1992년에 전성기를 맞았지만 신진 세력에 밀려 1993 시즌을 끝내고 태평양으로 트레이드됐다.

김재박 감독이 현대를 맡은 1996년 은퇴한 김용국은 처음에는 아마 팀인 현대 피닉스의 수비코치를 맡았다. 이듬해 프로 현대팀의 코치로 발령을 기다렸지만 받은 것은 재계약 불가 통보. 어이가 없었고 실망감도 컸지만 서슴없이 보따리를 쌌다. 그리고 미국으로 떠났다.

1997년 당시에는 자비로 유학을 간다는 것이 큰 모험이었다. 비용도 만만찮은 데다 돌아와도 코치 자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김용국은 어린 두 아들과 아내를 데리고 미국으로 무작정 떠났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산하 싱글A 팀의 수비와 주루코치를 맡았지만 보수는 없었다. 그저 방문코치일 뿐이었다. 적응도 쉽지 않았다.

이듬해 밀워키 산하 싱글 A팀으로 옮겼지만 여전히 무보수의 방문코치였다. 준비한 돈도 바닥이 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배팅볼을 던지며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어울렸다. 말이 완전히 통하지 않아서 함께 뛰고 도와주는 역할이 전부였다. 조금씩 의사소통이 되고 성실한 자세를 인정받자 그제서야 훈련을 지도할 자격이 주어졌고 비로소 펑고 배트를 잡을 수 있었다. 미국에 온지 1년 반 만에 열정을 다해 얻은 결과였다.  

1998년말 단장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3만 달러의 연봉을 제의받는 순간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1999년 드디어 한국인으로서 유급코치 1호로 등록됐다. 그해 말에는 연봉이 5천 달러 더 오르고 트리플A팀 코치로 승격을 약속받았다. 한국을 세 번 다녀올 비용과 휴가, 스카우트도 겸한 자리가 보장되었고 드디어 첫 출장을 떠나 한국으로 왔다. 3년만의 결실이었다.

그러나 한국에 머무는 2주 동안 국내 4개 구단의 코치 제의를 받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마침내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 이유는 단 하나. 영어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장래 마이너리그나 메이저리그 코치를 할 수도 있고, 할 자신도 있었지만 그렇게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할 자신은 없었던 것. '불도저' 김용국도 영어 앞에서는 돌아설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그의 인생 처음의 후퇴였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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