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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의 필름통] 이소룡을 그리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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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5 07:10:03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리샤오룽이란 이름보다 아직 이소룡(李小龍)이 더 아우라(원본의 힘)를 지닌다.

1970년대 전 세계에 쌍절곤 ‘파동(?)'을 몰고 온 진정한 무인(武人) 이소룡. 동네에서 쌍절곤을 흔들다 팔꿈치에 고통을 느껴보지 않은 아이들이 없을 정도로 그는 청장년층에 향수의 인물로 남아 있다.

영화를 찍다가 죽는 바람에 반은 이소룡, 반은 대역을 써 만든 ‘사망유희’를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웠던지 아직도 영화관을 빠져나오면서 시큰하던 아릿함이 느껴진다. 그때 입었던 노란 쫄 체육복은 아직도 선연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 주성치의 ‘소림축구’등에서도 등장하는 것을 보면, 나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나 보다.

최근 이소룡의 홍콩 저택이 박물관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소유자인 홍콩의 백만장자 위팡린(余彭年·86)씨가 당초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지역사회에 기증한 것이다.

위씨는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 구호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홍콩 카우룽통(九龍塘)에 위치한 이 집을 매물로 내놓았으나, 한때 이소룡이 살았던 집을 보존해달라는 팬들의 간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홍콩 관광청은 이 저택을 '이소룡 기념 박물관'으로 새단장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한다.

530㎡ 규모의 부지에 위치한 2층짜리 단독 주택인 이 저택의 현재 시가는 우리 돈으로 136억원 정도. 위씨가 1960년대에 85만 홍콩달러(약 1억1천300만원)에 매입했으니 100배 오른 셈이다.

그의 사망은 역도산과 같이 하나의 전설이 됐다. ‘정무문’의 마지막 장면처럼 일제에 맞서 장렬하게 최후를 맞았다는 얘기가 그럴듯하게 믿어졌다. 비록 영화였고, 시대도 안 맞는 억측이지만, 애들은 이소룡답게 죽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박물관이 될 이 저택이 5년 전까지만 해도 러브호텔로 이용돼 온 것이다.

알다시피 이소룡은 1973년 7월 20일 33세로 요절했다. 연인이란 소문이 돌던 여배우의 침실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인이 뇌출혈이라는 검시결과에도 오랫동안 복상사라는 불명예스런 소문이 돌았다.

그런 마당에 그의 집까지 러브호텔로 이용됐으니 팬들의 안타까움은 어땠을까.

‘정무문’ ‘맹룡과강’ ‘용쟁호투’ 등에서 섬뜩한 살의와 응축된 고농도 파괴력을 보여준 그의 이미지로 보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인이었다.

그의 사망 20주기가 되던 해인 1993년 아들 브랜든 리까지 어처구니없이 사망하면서 부자(父子)의 죽음이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당시 ‘크로우’를 찍던 브랜든 리는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장착된 총에 맞아 숨졌다.

대를 잇는 저주의 죽음, 그리고 의혹들. 특히 사인이 칼도 총도, 주먹도 아닌, 이소룡의 죽음은 아직도 믿을 수 없는 영화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이소룡 박물관’이 문을 열면, 꼭 가보고 싶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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