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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칼럼] 과학은 과학으로 다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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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지난주 한 언론계 선배가 SNS상에 이런 사연을 올렸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민주당 고정 지지층들로부터 걱정 어린 메일과 카톡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취임 두 달째지만 전에는 없던 일이라는 거다. 소통하고, 자신을 낮추고, 격식 없고…. 입을 댈 곳이 별로 없던 대통령이었는데 요즘은 걱정하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걱정거리는 한미 관계도, 한중 관계도, 사드 문제도, 대북 문제도 아니라고 했다. 4대강과 탈원전 정책이었다. 과학은 과학으로 다루어야지, 정치로 다루면 안 된다는 걱정의 소리였다고 전했다.

4대강 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4년 만에 4대강을 다 파 엎어놓을 정도의 혁명적인 생태 환경 변화이니 환경론자들의 공격 표적이 된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16개나 지어놓은 4대강의 보(낙동강이 8개로 제일 많다)를 다 철거하자는 이야기까지 나가는 건 ‘오버’다.

보를 철거하면 ‘녹조 라떼’도 없어지고 자연친화적인 하천으로 재탄생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지천과 지류의 축산 폐수와 공장 폐수 등 주요 오염원을 제거하거나 정화하는 게 정답이라는 이들도 많다는데 이건 여론이 아닌가. 또 해마다 닥치는 물난리는 어떻게 해결하나. 건기에 썩은 바닥을 드러내는 하천의 민얼굴이 친환경인가. 골치 아픈 문제의 원인을 모두 4대강 사업에다 미루고 있는 건 아닌가. 보를 없애면 문제는 다 해결되는가. 아닐 거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다.

탈석탄발전, 탈원전 문제도 그렇다. 안전도 하고, 생산원가도 싸고, 환경오염도 덜 되는 그런 ‘착한’ 에너지원은 아직 지구상에 없다. 위험하든가, 돈이 많이 들든가, 공급이 불안정하든가, 싼 맛은 당기지만 환경오염 우려가 있든가, 아니면 민원이 많다든가. 다 약점이 있다. 그런데도 이것저것 재보지도 않고 다 ‘스톱’이란다.

다 좋다. 탈석탄발전도 좋고, 탈원전도 좋다. 더욱이 대선 공약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2020년까지 30년을 넘기는 원전은 고리 1~4호기, 월성 1호기, 한빛(영광) 1`2호기, 한울(울진) 1`2호기 등 무려 9기에 달한다. 정부의 방침대로 수명연장을 하지 않는다면 스톱이 확실하다. 이들의 발전 용량을 다 합하면 무려 760만㎾를 넘는다. 최신공법(1기당 150만㎾)으로라도 5기 이상의 원전 발전 용량이다. 공정 30% 가까이 진행된 고리 5, 6호기는 스톱이 됐고 7, 8호기까지. 거기에 신한울 3, 4호기나 신고리 7, 8호기까지. 모두 물 건너간 거나 다름없다. 영덕의 천지원전 역시 삽질을 시작한 건 아니니 같은 운명을 맞을 거다.

계획됐던 이 많은 원전의 발전 용량은 뭘로 대체를 할 것인가. 답이 영 시원치 않다.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상당량을 대체하겠다고 한다. LNG 발전은 가격도 싸고 안전하고 원료 수급이 안정적이며 친환경적인가? 그렇지 않다. 신재생에너지가 답인가? 아니다. 더 불확실하다. 안정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 그런데도 매년 전력 수요 증가는 폭발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하나의 전력 사용량이 중소도시와 맞먹는다지 않은가.

다수 국민들에게 탈석탄발전, 탈원전은 내 문제가 아니다. 강 건너 불이다. 이럴 땐 객관적일 수 있고 의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친환경 신재생을 내걸겠지만 막상 전기요금이 30%, 40% 오른다고 한다면 강 건너 불이 아니라 발등의 불이 된다. 그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주머니의 돈이 더 나가는데 과연 탈원전, 탈석탄발전이라고 손을 들어줄까?

또 걸핏하면 블랙아웃 걱정을 해야 한다면 정답이 될 수 없다. 히터와 에어컨 스위치 위에서 손을 벌벌 떠는 상상은 유쾌하지 않다. 그래서 무리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이런 의구심과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민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적폐 세력의 ‘저의’가 내포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다.

이동관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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