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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탈원전 정책 재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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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정부는 6월 27일 울주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고, 존폐 여부를 ‘시민배심원단’의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원자력과 같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정책을 공론을 통하여 결정하겠다는 것은 결국 여론몰이를 통하여 국가 백년대계를 결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고도의 전문적 식견을 요하는 이러한 중요 정책은 최소한 국민들에게 아래와 같은 정보는 제공한 후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실무 경험이 있는 원자력 안전 분야 전문가로 하여금 원전의 안전성 여부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일반 국민이 원전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경주 지진을 목격한 후 갖는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원전은 규모 6.5 내지 7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가 되어 있다.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원전이 위치한 바로 그 장소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몇백만분의 일도 되지 않을 것이나, 발생한다 하더라도 원자로가 자동 정지되어 원자로의 폭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더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에 의한 것이며, 해변에 방벽만 설치되어 있었더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둘째, 탈원전 정책 시행 시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고 신재생에너지 연구, 개발에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데, 정책 결정에 앞서 국민들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탈원전의 대표적 국가인 독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연구, 개발에 10년 동안 20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으며, 가정용 전기요금은 78% 인상되어 유럽에서도 가장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독일은 이웃 국가로부터 부족한 전기를 수입하여 사용하는 데 반하여, 우리나라는 수입할 이웃도 없다.

셋째, 그동안 축적한 원전 기술과 전문 인력 손실 및 원전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 상실 문제다. 우리나라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기술로 1977년 고리 1호기를 건설한 후 원전 기술 자립을 위한 우리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 한국표준형 원전인 OPR1000을 개발하였으며, 2001년에는 더욱 진화된 노형인 APR1400의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하고, 2009년에는 이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UAE 원전 4기 수주로 얻을 수출액(건설 비용 및 60년간 운전 비용)이 무려 400억달러(450조원)에 달함을 감안할 때, 세계 4, 5위권에 이르는 원전 관련 노하우를 포기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은 천문학적 수치에 달할 것이다. 또한 원전 포기는 국내 원자력 산업계의 고급 일자리 10만 개 이상을 상실케 할 것이다.

넷째, 공정률 28.8%에 달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최종 중단할 경우 최소 2조6천억원(정부 추산) 내지 최고 6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매몰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당장 건설을 중단시켜야 할 만큼 시급한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충해 나가겠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아직까지는 기술 수준이 화석연료나 원자력 같은 주 에너지원을 보충할 수준이지, 이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확충에 따라서 원전 비중을 줄여나가면 될 것이지, 건설 중인 원전마저 중단시킬 만큼 화급을 다툴 사안은 아니다. 한때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였던 미국, 영국이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하였던 일본이 왜 다시 원전으로 회귀하는지 면밀히 따져본 후 탈원전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장동희 경북대 행정학부 초빙교수·전 주핀란드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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