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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군사·이산가족 상봉 회담 제안에 북 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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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동국대(학사·석사·박사) 졸업. 현 한국국제정치학회 북한통일분과위원회 위원장. 현 북한연구학회 이사. 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
흡수 통일 않겠다는 의미 내포

北 대화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

핵 문제로 한반도 긴장 지속돼

남북관계 개선의 마중물 기대

문재인정부가 17일, 북한에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함께 제안했다. 군사당국회담은 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적십자회담은 8월 1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개최하자는 내용이다. 두 회담이 북한의 호응 여부에 따라 문재인정부 초반 남북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한다.

두 회담 제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6일 밝힌 ‘베를린 구상’에서 제시한 4대 실천 과제 중 이행이 시급한 과제들이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에서 한국전쟁 휴전협정 64년인 7월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 행위를 상호 중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10`4 정상선언 10주년이자 추석인 10월 4일을 기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남측의 회담 제안에 응해온다면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회담 이후 1년 7개월여 만의 남북 당국회담이 성사되는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된다면 지난 2015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문재인정부가 많은 남북 현안 가운데 군사 분야와 이산가족 상봉을 먼저 추진하는 것은 한반도 상황의 엄혹함과 노령화된 이산가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차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군사분계선 상에서의 우발적인 충돌이다. 이 충돌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는 것이 확성기 비방 방송과 전단지 살포 등이다. 돌발, 우발 상황을 초기에 제어할 수 있는 남북 군 통신선조차 막혀 있는 현실에서 통신선 복원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산가족 상봉 역시 시급하다. 현재 평균 연령 80세인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가 6만여 명 있는 가운데 문재인정부가 마무리되는 2022년까지 생존할 수 있는 신청자는 1만 명 단위로 떨어질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두 문제가 가장 시급한 의제일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흐름과 상대적으로 관계가 덜한 영역이라는 점도 제안의 또 다른 배경이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호응해 올 것인가? 북측이 요구하는 것을 포함한 역제의 또는 일단 대화 테이블에는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공개 제의는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외세와 빌붙어 동족을 압살하려는 대결의 저의가 깔려 있다”고 강변하면서도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 대한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는 다른 입장들이 담겨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누그러뜨린 표현을 사용하는 등 변화가 감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베를린 구상에 대한 비판과 6`15, 10`4 선언을 계승하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기대감 중 북측의 방점은 후자에 있다.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 담은 핵심 내용은 북한에 대해서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 당국을 남북관계를 함께 풀어가는 동반자로 보고 그 과정에서 핵 문제도 남측이 적극적으로 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북한 당국이 문재인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점차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일단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상당히 포함하겠지만, 일단은 이번 대화 제의에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지 오래다. 남북관계는 지난 9년의 이명박, 박근혜정부 내내 강대강(强對强)의 대결구도가 고착돼 왔다. 북한과 국제사회 간 상호 불신 속에 북핵문제 역시 해결의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한반도의 긴장 해소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불씨이자 마중물로서 두 제안이 현실화되길 바란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제안에 대해 북한 당국의 호응을 기대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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