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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금) ㅣ
[야고부] 박중양을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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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가끔 달 밝은 밤에 쓸쓸한 바람이 불 때면… 올라 거닐며 대구 시내의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기며 웃는다… 인생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더욱 일소(一笑)에 붙이고 싶어진다. 따라서 일소대(一笑臺)라 부르기로 한다… 내가 죽은 뒤 유족이나 원근의 친구들이 나를 추억하며 나를 위해 한 잔 술을 따르고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릴 곳이 없다면 이는 매우 허무하고 무참하다….”

거물 친일파 박중양(朴重陽)은 일제강점기 시절 대구 침산동 오봉산 일대 수만 평짜리 별장인 침산장(砧山莊)에 1943년 정자를 세워 일소대라 불렀다. 이듬해 일소대 건립비를 세웠다. 비 건립에 돈을 보탠, 전국의 협찬자를 일기에 남겼다. 조선총독 고이소 구니아키가 이천엔(円)을 낸 것을 비롯해 경북 최고 갑부 장직상과 공주 갑부 김갑순 각각 300엔 등 모두 23명의 명단을 실었다.

그는 1915년부터 살던 대구 침산을 ‘국제적으로 알린’ 사실을 자랑했다. 그는 생전에 남긴 ‘술회’(述懷)라는 회고록의 1955년 1월 일기에서 “내가 산 뒤 관헌의 왕래로 일본은 물론 만주와 북지(北支`중국 북부), 중지(中支`중국 중부)에까지 침산동이 소개되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섬긴 일제가 패망함에 따라 일소대는 건립 60년 만인 2004년 철거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에게 친일(親日)은 부귀와 영화의 요술 방망이였다. 하지만 그 방망이로 숱한 독립운동가와 백성이 재산은 물론 목숨까지 잃고 빼앗겨 3대(代)의 집안이 붕괴됐다. 나라와 민간에서 아직도 친일 행적을 밝히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음은 ‘대구를 망친’ 박중양 같은 인물이 행세하는, 그런 불행한 역사의 되풀이를 막고자 함이다. 또 친일의 반대편에서 젊음, 가족, 목숨조차 던져 나라를 지킨 이들을 잊지 않고 기리려는 뜻이다.

지난 13일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는 대구경북에서 진행되는 과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와 관련된 사업의 친일 의혹 인물과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4건의 사업에 대한 재검토와 폐지 등을 촉구했다. 의혹과 문제점은 따져 밝히면 된다.

일부의 반발도 마땅하다. 이는 철저한 검증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 순종 동상과 순종어가길, 수성못 관련 대구 일본인 대지주 미즈사키 린타로, 이일우의 행적, 포항 구룡포 향토사 논란의 검증은 피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역사 바로잡기여서 되레 반길 일이다. 이에 대구 학계의 검증을 기대하는 까닭이다.

정인열 논설위원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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