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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 권 시장의 인사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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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명언 가운데 하나다.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면 늘 인용되는, 유명한 격언이다.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몸은 빌릴 수 없다’는 명언도 남겼는데, 얼핏 리더로서의 자세와 건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처럼 들리지만, 인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머리를 빌리려면 사람을 잘 써야 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YS만큼 인사의 중요성을 인식한 대통령도 드물었지만, 그만큼 인사에 실패한 대통령도 드물었다는 사실이다.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한 장관, 서울시장 등이 비리 전력으로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우수수 낙마했다. YS는 오랜 야당 생활로 신세를 갚아야 할 인물들이 너무 많았고, ‘보안’을 중시해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는 아예 탈락시킨 것이 원인이었다. 거기다 차남 김현철 씨의 개입설도 끊이지 않았으니 잘되려야 잘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인사 실패로 얼마나 욕을 많이 먹었으면 당시 유행어가 ‘인사가 망사(亡事)’였겠는가.

한국의 중산층 형성 과정이 부동산, 탈세와 깊은 관련성을 갖고 있음을 감안할 때, 흠집 없는 인물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 두 달을 넘기고도 조각을 끝내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막상 누군가를 기용하려고 하면 흠집투성이고, 흠집 없는 인물은 매력이나 능력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YS처럼 ‘쓸 사람이 없다’며 한숨을 푹푹 쉬고 있는지 모른다.

이렇게 YS를 언급한 이유는 인사 문제에 있어 권영진 대구시장과 비슷한 유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권 시장은 인사에 관심이 많고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그다지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는 점에서 YS를 빼닮았다. 주위에 들어보니 권 시장은 인사철이 되면 일주일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신경 쓴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권 시장 자신이 승진 대상자를 놓고 안팎에 전화를 걸어 두루 평판을 물어보고는 고심을 거듭한다는 점이다. 권 시장 자신만의 인물 평가 방법이어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력만큼 성과가 신통치 않다는 것이 직원들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권 시장이 5급 승진 대상자의 인사까지 챙기는 것도 직원들의 입방아에 올라 있다. 전임 시장들은 5급 대상자는 담당 국장에게 맡기고 과`국장만 챙겼는데, 권 시장은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거기다 권 시장 측근들의 인사 개입설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직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올 1월 인사 때만 해도 ‘측근이 권 시장보다 힘이 세다’는 말이 나돌았고, 여러 공무원들이 그에게 줄을 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초 인사 때에는 측근을 둘러싼 소문이 거의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시청 주변의 소문을 의식해 미리 몸조심을 한 듯하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인사철을 전후해 온갖 소문과 뒷말이 무성한 것이 보통이다. 인사권자가 아무리 신경을 쓰더라도,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50%만 만족해도 성공’이라는 말이 생겼다. 권 시장의 인사를 보면 만족보다는 불만족 비율이 훨씬 높은 것 같다. 직원들은 공정하고 적절한 인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여긴다.

누군가 필자에게 이런 반론을 내놨다. ‘과거에도 인사철에는 시끄럽기는 마찬가지 아니었나?’ 맞는 얘기다. 뒷말과 소문이 무성하지 않은 때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전임 시장들은 공무원 출신이어서 그런지 조용조용하고 비밀리에 인사를 했는데, 권 시장은 내놓고 시끌벅적하게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전임 시장들은 말이 나오거나 로비를 하는 직원은 인사에서 아예 배제했는데, 현재는 ‘설치면 출세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이유로 과거보다 인사 후유증과 생채기가 훨씬 크다는 여론이 많다. 권 시장은 재임 3년간 눈에 띄는 확실한 공적이 없다. 그런데도 인사 때마다 이렇게 시끄러우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인사 스타일을 바꾸길 권한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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