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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1일(토) ㅣ
[매일춘추] 그건 그들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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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1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우와! 요새 애들은 진짜…." 김 사장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입사 지원자가 이른바 노쇼(No Show)였던 거다. "식당, 호텔보다 우리가 피해가 더 크다니까. 안 오면 안 온다고 말을 해주든지, 실컷 자기가 오늘 오후가 좋다고 해놓고 사람을 이래 골탕을 먹이고 말이야. 내가 진짜, 이게 벌써 몇 번짼지 모르겠다." 듣고 있던 박 사장이 김 사장의 하소연을 받았다. "나는 마 이골이 나서 이제 그러려니 한다. 면접에 안 오는 게 차라리 낫지. 회사 들어와서 한 며칠 다니다가 또 안 와 봐라. 그게 더 머리 아프다. 일하는 사람들 사기 떨어지지, 처음부터 다시 공고해야지." 다시 김 사장이 맞장구를 쳤다. "그렇다니까. 요새 애들은 믿을 수가 없어요."

김 사장과 박 사장은 대구의 작은 IT회사 대표들이다. 요즘 사업하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사업하기 좋은 때가 언제 있었나 싶지만 두 사람은 항공사나 호텔이 겪는 노쇼와 비슷한 일을 직원 채용과정에서 자주 겪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힘도 빠지고 젊은 사람을 잘 못 믿게 된다고 한다. 한 사람 더, 같은 업계의 최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런 건 하도 흔해서 전혀 놀랍지 않다고, 다만 모두 청년이 힘들다고 하니 눈치 보여서 뭐라 말도 못하겠다고.'

청년이 단지 먹고사는 일에 매달려 꿈도 못 꾸고 희망조차 미뤄야 한다면 그건 결코 청년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나라가 제 역할을 다 못해서이다. 열심히 일했는데 돌아오는 게 열정페이라면, 그래서 청년이 서럽다면 그걸 강요한 사람은 정말 잘못된 거다. 그리고 그걸 막지 못한 나라도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거다. 청년들에게 창조경제를 독려하면서 가장 창조적이지 않은 대기업 집단에 가장 창조스러워야 할 창조경제센터를 맡겨 놓고 성과를 기대한들, 별무소득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다. 그건 처음부터 그렇게 해선 안 될 일이었다. 청년의 잘못이 아니다. 대구 청년 대부분이 자신들과 대구시와의 연결고리를 느끼지 못한다. 절대다수가 시장이 누구인지도 모를뿐더러 대구시의 청년정책을 알지 못하며 청년을 위한 대구시의 노력 또한 와 닿지 않는다고 한다. 청년의 무관심만 탓할 일이 아니다. 이건 청년이 모르는 청년 대표들, 시민이 모르는 시민 대표들과의 소통에만 치중한 대구시의 잘못이다. 청년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김 사장, 박 사장이 하는 이야기는 청년의 잘못이 맞다. 상황이 바뀌거나 마음이 변해 면접 보러 가기 싫을 수 있다. 회사도 며칠 만에 그만둘 수 있다. 그러나 전화 한 통이면 될 일이었다. 그러면 여러 사람이 시간 뺏기고 마음 다치지 않을 수 있었다. 내가 많이 아프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남을 아프게 할 권리는 없다. 사회를 향한 첫발을 노쇼로 시작해선 안 된다. 그건 그들의 잘못이다.

권은태 대구문화콘텐츠플랫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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