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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행복의 자리와 자릿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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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2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행복을 만드는 중요 요건 중에 '좋은 만남'을 들 수 있다. 그것을 행복의 자리라 부르고 싶다. 출생 시에는 부모, 환경, 시대를 잘 만나야 하고, 자라면서 친구와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하고, 나중엔 배우자를 잘 만나고, 직장 혹은 생업의 길을 잘 만나면 행복의 자리에 앉았다고 할 것이다. 그 누구도 이 자리의 가치를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태어날 때 이 자리를 잘못 앉으면 불행한 인생이 되기 쉽고, 그 후의 만남도 한 인간의 삶에 행불행을 좌우할 힘을 갖고 있다.

작년에 조선 왕실의 마지막 혈통이라 할 수 있는 덕혜 옹주의 일생이 영화로 나오면서 오늘의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되었다. 그녀는 고종의 딸로 태어났지만 당시 고종의 나이가 환갑이었고, 일제강점기여서 어린 시절에 일본에 볼모 형태로 강제 유학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대마도 백작과 강제 혼인을 하였으나 딸을 하나 낳고는 이혼하게 되었고, 그 딸이 자라 어린 나이에 자살하여 그 충격으로 정신질환을 갖고 이후 평생을 가난과 병고로 살다가 귀국 후 외로이 병사하고 말았다고 한다. 왕의 늦둥이 딸로 태어나 처음에는 매우 귀하게 대접받았고 남달리 총명했지만, 불행한 시대를 만나 고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생의 막을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성경에서도 복 있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와 같다고 했다.(시편 1편) 나무가 어디에 심겨지느냐가 열매를 맺는 데 매우 중요하다. 나무도 어떤 땅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듯 사람들은 행복을 위하여 좋은 만남을 하늘에 기구하고 있다. 이것이 실제 많은 사람이 종교를 갖는 목적이고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전통 신앙이 이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곧 사주가 팔자를 결정 짓는다고 믿는다. 태어난 연월일시를 인생을 형성하는 4가지 기둥으로 본다. 이유는 생일을 인생이 지구를 만난 때로 보는 세계관을 갖고 있기에 그렇다. 출생의 시간을 인생 스스로 정할 수 없었기에 이후의 만남도 신의 손에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사주팔자를 본 후 이후의 만남을 신에게 빌어 자신의 팔자를 고쳐보려 하는 것이 전통 민간신앙이라 할 수 있다. 필자도 근래 손주를 보았다. 그 아이를 볼 때마다 품에 안고 기도한다. 좋은 부모를 만났으니 앞으로 좋은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고, 나중에 좋은 배필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사명 안에서 적합한 생업을 만나 보람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 행복하라고 복을 빌어준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만남을 가져 행복의 자리에 앉았다고 해도 자릿세를 지불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쫓겨난다. 좋은 만남의 자리일수록 지불해야 할 비용이 많이 든다. 좋은 만남을 기대한다면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어가야 한다. 좋은 성품을 가질 때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되고, 학업에 뜻을 두고 열심히 공부할 때 더 좋은 선생님을 계속 만나게 될 것이고, 좋은 배우자를 만났을 때 그에게서 존경과 사랑을 받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 부부 생활에 행복을 누리게 된다. 생업의 자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게 바로 좋은 만남의 자릿세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좋은 만남을 얻지 못했어도 자릿세를 지불하면 새로이 좋은 자리를 얻게 된다. 성경의 인물 요셉의 경우가 그렇다. 형제를 잘못 만났고, 여주인을 잘못 만났고, 이웃을 잘못 만났어도, 요셉은 그때마다 믿음으로 행복의 자릿세를 지불하여 갈수록 형통하게 되었고, 나중 당시 최고의 제국 이집트의 총리가 되었다. 그가 이전에 잘못 만났던 사람들을 오히려 구원하는 주인이 되었다.

곧 광복절이 다가온다. 이전에 잘못 만났던 역사를 바꾸고 현금(現今) 한반도의 총체적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할 행복의 자릿세가 무엇인지 지혜를 모아 찾아야 한다.

장영일 범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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