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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홍익(弘益)의 후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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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2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20분의 1세(稅)’와 ‘10분의 1세(稅)’ 가운데 어느 것이 좋을까?

중국에서는 나라에 바치는 세금으로 10분의 1세를 최선으로 여겼다. 공자와 맹자 이래 그랬다. 그런데 이들이 오랑캐라고 여긴 우리 옛 조상은 20분의 1세였지만 공맹(孔孟)의 비판으로 나쁜 세제로 폄하됐다. 세종의 공법(貢法)으로 20분의 1세를 부활하기 이전까지 10분의 1세였던 배경이다.

우리 옛 선조들의 20분의 1세가 세종에 의해 중국이 자랑한 10분의 1세보다 우수한 것으로 증명돼 다시 도입하는 데 무려 1천 년 이상 걸린 셈이다. 물론 세종 역시 20분의 1세로 백성의 부담을 반감하는데 재위 32년의 26년을 보냈다. 황희 정승 등 가진 자와 힘 있는 지배 기득권 세력의 줄기찬 ‘아니되옵니다’라는 반대 탓이다.

우리 옛 조상이 나라를 세우고 낮은 세제를 만든 뒤 세종의 부활까지의 공통 정신은 홍익(弘益)이다. 백성의 부담은 줄이고 이익은 고르게 한 배려이다. 15세기 세종 시절, 대구사람 서침은 나라에 달성(현 달성공원)을 바치고 나라의 혜택 대신 대구 백성의 고른 세금 부담 경감을 일궈냈다. 지금 달성공원의 서침나무가 산 증인이다.

이런 행적은 18세기 대구사람 최흥원이 이어갔다. 어려운 동네 이웃을 위해 마련한 ‘선공고’(先公庫)와 ‘휼빈고’(恤貧庫)가 그렇다. 선공고는 풍년 때와 흉년 때 이자를 달리해 빌려준 뒤 받은 이자로 마을 백성의 세금 등을 위해, 휼빈고는 가난한 이웃에 땅을 주고 농사로 살 수 있게 하는 데 쓰였다. 정조가 그를 불러 보려 한 까닭이다.

이런 일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 7월 대구 독립운동가 서상일에 의해 농민 대중의 자립과 공동체 삶을 위해 설립한 ‘대구농촌사’에 의해 다시 시도됐다. 물론 일제의 방해로 실패했지만 이는 당시 2천만 인구의 80%인 농민, 이들의 80% 이상 글 모르는 백성을 위한 일로 앞선 사례와 같은 맥락이다.

최근 대구 북구의 60대 건물주 최모 씨가 세입자 14명의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것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치를. 1억원 넘는 돈이다. 아예 세무서에 월세 ‘0’의 계약서를 냈다. 2012년에도 세입자 월세를 30만~50만원 깎아줬다. 이웃의 짐은 줄여 나눠 지고 이익은 고루 갖는 홍익 셈법이 아닐 수 없다. 시대를 넘은 홍익의 대구 후손 행적이 아름답다.

정인열 논설위원 oxen@msne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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