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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1일(화) ㅣ
[흥] 낙조와 야경에 취하는 ‘부산 다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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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7 13:59: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해가 수줍게 붉어지면 海는 사랑을 속삭인다
 
낮보다 더 눈부시다, 오색빛깔 품은 밤바다

해안 따라 황금빛으로 물든 낙조

아미산 전망대서 보는 것도 묘미

세계 최대 넓이 ‘꿈의 낙조분수’

55m 물줄기 폭포수처럼 쏟아져

지난 여름은 유난히도 뜨거웠다. 대구는 그야말로 거대한 찜통이었다. 이글이글 끓던 낮의 더위는 밤이 되어서도 뜨거운 열기를 푹푹 뿜어내며 사람들을 잠 못 이루게 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대구를 떠나 즐겼던 여름휴가의 추억이 더욱 달콤하게 남아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까지 그 여름휴가의 여운을 잊지 못했다면, 다시 한 번 짧은 마지막 여름 여행을 즐겨보면 어떨까?

다대포해수욕장은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다. 부산의 가장 남서쪽 끄트머리에 있다. 여태껏 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 등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 곳이었지만 지난 4월 20일 부산 지하철 1호선 연장 구간인 다대선(신평~다대포해수욕장)이 개통되면서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하철 개통 전에는 이곳 해변을 찾는 관광객이 평일 1천 명 정도였으나 요즘은 평일 1만 명, 주말 4만 명이 찾고 있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차 없는 젊은 청춘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 워낙 ‘낙조’와 ‘야경’이 예쁘기로 이름난 곳이라 사진 촬영이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 만점이다. 대구에서 거리가 멀지 않아 당일치기 여행지로 제격이다.

◆얕은 수심, 갯벌과 습지까지 갖춘 다채로운 매력의 다대포

다대포해수욕장 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와 단 100m만 걸으면 해변이 시작된다. 파도가 넘실대는 드넓은 백사장까지는 3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지하철 출구를 나서는 순간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며 눈앞에 펼쳐지는 넓은 해수욕장의 풍경은 마치 바다와 기차역이 붙어 있는 정동진에 내려서는 느낌이다.

다대포는 단순한 해수욕장이 아니라 다양한 풍경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드넓은 생태공원이다. 해변 왼편에 있는 몰운대 산책로를 걸으면 마치 짙푸른 숲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고, 해변 오른편 끝자락에 조성된 생태탐방로에서는 갯벌의 생명력을 엿볼 수 있다.

[사진설명 : 다대포 해변을 걷고 있는 한쌍의 외국인 커플. 한윤조 기자]

다대포는 ‘해수욕장’이라는 기능에 있어 최적이다. 도로와 모래사장이 바로 접해 있는 해운대나 광안리와는 달리 5만 그루의 소나무 방사림이 짙게 둘러싸고 있어 한결 대자연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가족 단위 피서객들은 소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피서를 즐긴다. 수심이 얕아 남녀노소 누구나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합한 데다, 꽤 늦은 여름까지 수온이 따뜻한 편이어서 마지막 여름을 불태우기에도 좋다.

부산에서는 유일하게 갯벌과 습지를 갖춘 해수욕장이라는 점도 매력 요소다. 방사림과 해수욕장 사이에는 인공천이 흐르는 해변공원 ‘해솔길’이 조성돼 있는데, 이곳은 과거 낙동강 하굿둑이 만들어지면서 토사가 쌓여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하구는 2008년부터 300억원을 투입해 연안을 정비하는 등 갯벌 생태계를 되살렸다. 이 과정에서 막혔던 강물이 흐르게 물길을 터주고 ‘해솔길’과 해수욕장 오른쪽 끝에 ‘고우니 생태길’을 조성한 것이다. 덕분에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해수욕장 서쪽엔 자연스럽게 습지가 생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었다.

[사진설명 : 고우니 생태길 야경. 한윤조 기자]

습지에서는 달랑, 엽낭게, 풀게 등 이름도 모르는 크고 작은 게들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관찰할 수 있다. 뻘과 색상이 같아 눈을 부릅떠야 겨우 꼼지락꼼지락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다. 게들은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쏜살같이 구멍 속으로 몸을 숨겼다 조용해지면 살며시 집게발을 내민다. 1㎝ 남짓한 게는 마치 단체 체조라도 하듯 연신 집게발을 허공에 휘두른다. 그 외에도 달맞이꽃, 갯메꽃, 숨비기나무, 해당화, 통보리사초 등 20여 종의 식물 군락도 관찰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갯벌체험을 신청해도 좋다. 사하구는 2011년부터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위해 갯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서편 노을정 생태학습장과 해수욕장 일부 구간에서만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니 사전 참가 신청과 함께 무분별한 채취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다대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다대포는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사진작가들 사이에 정평이 나있다. 드넓은 해안을 따라 붉은 노을이 서서히 물들어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특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보다는 하늘에 듬성듬성 뭉게구름이 피어 있는 날의 하늘빛이 좋다. 보라색`분홍색`푸른색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연출해 더욱 매력적이다. 또 금빛으로 물들어 일렁이는 바닷물결만 사진에 담아도 한 폭의 그림 같은 작품이 된다.

다대포 해변에 서서 석양의 모습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인근 ‘몰운대’나 ‘아미산 전망대’의 일몰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다. ‘몰운대’는 다대곶 일대가 해류의 영향으로 짙은 안개가 끼어 시야가 자주 가려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소나무가 울창한 이곳에는 바닷가 암석을 따라 산책 데크가 만들어져 있다. ‘몰운대’에서는 해변과 다른 각도에서 해질 무렵 색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아미산 전망대’는 다대포 해변에서 약 1.5㎞ 떨어진 곳으로 높은 곳에서 다대포를 내려다보며 즐기는 낙조는 또 하나의 묘미가 된다. 차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노을마루길’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여진 데크를 따라 잠시 걸어도 좋다.

[사진설명 : 다대포의 명물인 꿈의 낙조분수. 사하구청 제공]

다대포 여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바닥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다. 낮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 3, 4, 5시에 각각 물놀이를 즐기는 체험 분수가 운영되며, 밤에는 음악에 맞춰 물줄기가 춤을 추는 음악분수쇼가 펼쳐진다.

어둠이 내려앉고 저녁 허기를 달랜 뒤 낙조 분수를 찾았더니 이미 분수 주변에는 수백 개의 의자가 놓여 있고 수백 명의 관객들이 분수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록달록 조명을 받은 분수가 물을 뿜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환호성과 물보라가 한데 뒤섞인다. 색감이 다채롭고 화려해질수록, 분수의 높이가 높아지는 데 비례해 사람들의 탄성도 함께 오르내린다. 음악분수쇼는 약 20여 분간 6곡의 선곡으로 진행됐다. 관객들의 연령대와 음악적 취향이 천차만별임을 감안해 선곡은 클래식과 팝, 올드 가요와 최신 인기곡을 오가며 다양하게 선곡됐다.

특히 곡의 마지막 피날레, 분수 한가운데에서 무려 55m에 달하는 높은 물줄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관객들은 난데없이 뽀얀 물안개 세례를 맞았지만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음악분수쇼는 8월 20일까지는 매일 오후 8시와 9시 두 차례 공연되며, 이후 나머지 평일에는 오후 8시 한 차례, 주말`공휴일에는 오후 8시와 9시 두 차례 운영된다.(월요일 휴무) 음악분수쇼가 끝난 후에는 다시 한 번 체험 분수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여흥까지 남김없이 즐길 수 있다.

낮에 들러 해양 생태계를 관찰했던 ‘고우니 생태로’는 밤에 꼭 다시 한 번 들러봐야 한다. 경관조명이 예뻐 낮과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데크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 역시 밤에는 조명으로 치장돼 있어 인생샷 한 장 남길 수 있다.

[놀자!] 바다 위를 걷는 듯 짜릿, 패들보드`카이트보딩 즐겨보세요

[사진설명 : 다대포에서 패들보드를 체험중인 한윤조 기자.]

▷패들보드(SUP`Stand Up Paddle)=패들보드는 너른 보드에 두 발로 선 다음 노를 저어 즐기는 물놀이다. 뗏목의 현대 버전쯤이라고 할까? 워낙 간단해 보이기 때문에 “무슨 재미가 있겠어”라며 심드렁해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그 매력이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정점을 이뤘던 태양의 뜨거움이 서서히 꺾이기 시작하는 여름날 오후, 파도를 타고 흔들흔들 나 홀로 물 위에 떠 있는 경험은 편안하면서도 경이롭다. 물을 겁내는 내가 비로소 자연과 하나 된 느낌이다.

패들보드는 서프보드와 흡사하게 생겼지만, 파도의 추진력이 없으면 쉽게 물속으로 가라앉는 서프보드와 달리 물에 쉽게 동동 뜬다. 패들보드의 종류에는 하드보드와 공기 주입식 두 가지가 있다. 공기 주입식은 마치 튜브를 접어 다니듯 공기를 넣고 뺄 수 있어 휴대성이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초보자들은 보드가 물에 멀리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리쉬’ 착용법과 보드의 명칭, 안전수칙 등 간단한 지상 교육을 받은 뒤 본격적인 수중 교육이 이뤄진다. 처음 보드에서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로 패들링을 배운 뒤 차츰 일어나는 연습을 하면 된다. 초보자들은 잔잔한 물에서 배우는 편이 보다 쉽지만, 균형 감각과 패들링을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파도 치는 바다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느껴질 것이다.

김동완 다대포해양레포츠센터 강사는 “패들보드와 노만 있으면 물에서 못 갈 데가 없다”며 “가끔 동호인들과 함께 배낭에 간단한 짐을 챙겨 다대포에서 가덕도까지 패들보드를 타고 가기도 한다”고 했다.

[사진설명 : 카이트보딩을 즐기고 있는 동호인.=다대포해양레포츠센터 제공]

▷카이트보딩=카이트보딩은 패러글라이더와 같은 대형 카이트(연)를 공중에 띄우고 이를 조정해 바람의 힘에 따라 서핑 보드를 끌면서 물 위를 질주하는 레포츠이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카이트 사이즈를 달리하며 적당한 추진력을 얻지만, 바람이 잔잔할 때보다 꽤 강한 바람이 불 때 즐기기에 더욱 좋다. 맨몸으로 40~50㎞ 속도로 물 위를 미끄러질 때의 속도감은 도로 위를 자동차로 질주할 때보다 몇 배 더 짜릿하다. 공인 최고기록은 시속 90㎞를 넘는다고 한다. 카이트를 잘 조종하면 몸이 하늘로 붕 솟아오르는 20m 높이의 점프도 가능하다.

김수범 다대포해양레포츠센터 팀장은 “하루 3시간씩 5회 기본교육이 진행되는데 이론 및 지상훈련, 보딩용 카이트 수상훈련, 워터 스타트 연습 등이 진행된다”며 “보드에 익숙한 사람은 5회 기본교육을 통해서 물 위에 미끄러지는 보딩이 가능하며, 3개월 정도 교육을 받으면 점프나 공중돌기 등 기술도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대포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이 외에도 서핑, 땅콩보트, 제트스키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식후경] 다대포는 인근 상가가 발달하지 않아 맛있는 식사를 하려면 인근 주택가인 다대동으로 3㎞ 정도 이동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다대포 맛집’을 검색하면 대다수가 다대동 내에 위치해 있다. 뚜벅이족들은 많지 않지만 바로 길 건너 상가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사진설명 : 다대포 맛집 황제잠수함.]

▷황제잠수함=해산물 전문 요리점으로 특히 닭 1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해물찜이 인기다. 키조개와 가리비, 동죽 등 각종 조개류와 꽃게, 소라, 오징어 등 해물이 커다란 사각 철판에 푸짐하게 나온다. 특히 가게 상호를 딴 ‘황제찜’은 그 이름에 걸맞게 랍스터가 더해진다.

[사진설명 : 다대포 맛집 해풍코다리.]

▷해풍코다리=화근내가 더해진 매콤한 코다리찜이 일품이다. 메뉴도 딸랑 코다리찜 하나가 전부인데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가게다. 곁들여 먹는 메뉴로 가자미찌개와 돌메기탕, 동태탕이 있다. 김에 코다리찜과 콩나물을 함께 싸 먹으면 매운맛이 약간 중화되면서 아삭아삭한 식감을 더한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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