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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3일(목) ㅣ
[시각과 전망] 갑질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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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3 00:05:00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최근에 '갑질'에 대한 고발 사태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육군 대장 부부가 공관병을 노예처럼 부렸다 해서 사회적 비난이 거세게 일었고 미스터피자 회장의 횡령과 가맹점에 대한 갑질이 신문 사회면 등을 장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계기로 가맹점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갑질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군과 경찰 등에서는 고위 간부의 '당번병'과 '운전 의경' 등을 인권 확립 차원에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에서는 전 부처에 걸쳐 상급자의 갑질 실태 조사에 나섰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면서도 한편으로 당연시되던 관행들이 된서리를 맞는 상황이다. 범법적 요소가 있는 부분은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갑질이 사회문제화된 지 오래됐으나 대통령부터 나서서 지적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갑질'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는 현실은 주목할 만하다.

갑질은 수년 전부터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품 단가 낮추기 등 착취적 행태에서 시작해 대기업 회장의 운전기사에 대한 행패, 땅콩 회항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며 심각성을 알렸다.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다고 인식한 '갑'들이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을'들을 함부로 대하고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행위를 죄의식 없이 아무렇지 않게 저질렀다.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였던 '을'들은 이제 갑질을 폭로하고 고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다른 사람의 인격까지 훼손해도 된다고 여기는 그릇된 의식은 어디에서부터 생겨난 것일까. 수직적 인간관계가 특징인 한국 사회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양반'과 '상놈'의 조선시대 신분제 사회를 만나게 되는데 그 오래된 유교적 신분 의식의 변형인 것일까.

'갑질'의 대척점에 서 있는 단어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쯤 될 것이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한다는 의식이 서양에서는 옛날부터 싹텄으나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유명한 경주 최 부자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으나 그러한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집안 전체가 일제강점기하 독립운동을 벌인 석주 이상룡 선생과 그 집안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적 사례로 칭송했으며 광복절 기념식 공연에 등장한 김용환 선생도 파락호로 손가락질받았으나 실제로는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찾아보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꽤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자연스럽게 뿌리 내린 미덕이 아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우리 말로 옮길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익숙하지 않고 갑질은 영어로 옮길 단어가 없어 외국에서는 '갑질'을 그대로 영어로 표기해 쓰는 현실이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다.

만연한 갑질은 사라져야 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더 많이 퍼지도록 해야 한다. 따져 보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이 늘어나고 기부 문화가 확산하고 봉사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멀리 있지만은 않다. 하지만, 사회 지도층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존경받기보다 비난받는 경우가 더 많다. 기부 활동도 진심에서 우러나오기보다는 체면치레로 많이 한다. 돈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법과 도덕적 의식도 그에 걸맞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방 의원들이 세금을 축내는 외유성 해외 연수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국회의원의 특권이 수년째 지적되고 있는데도 폐기되지 않는 것이 그러하다. 대기업 지배 가문들의 범법 행위와 일탈 행위, 지방 토호들의 부패가 끊이지 않아 사회적 손가락질을 받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 풍토를 만들려면 법을 엄정히 집행해 갑질을 근절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대지를 적시는 비처럼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불안정한 사회를 안정화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다.

김지석 동부지역본부장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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