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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용한 살인자 폭염,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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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05:00: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유엔은 21세기에 인류가 극복해야 할 4대 과제로 테러, 식량 부족, 양극화, 기후변화를 지적한 바 있다. 이 중에서도 기후변화 문제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언급하고 있듯이 인류의 지속적인 삶을 지키기 위하여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기후학자들은 기후변화가 가져올 다양한 자연재해 중에서 인체 건강에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 ‘폭염’이라고 경고하고 있는데, 폭염은 이미 지구촌에서 가장 혹독한 자연재해로 자리 잡고 있다. 인도에서는 본격적인 여름 우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4~6월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데 기온이 50℃에 달하는 사례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런 폭염으로 지난 20년 동안에 확인된 사망자 수만 5천 명이 넘는다. 특히 폭염이 가장 심각했던 2003년에만 3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더위로 서울에서만 고온으로 약 900명이 사망하였고, 2012년과 2013년의 폭염에도 1994년에 버금가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금년에는 공식 통계가 집계되지 못한 상황이지만, 금년의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과거의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1988년 LA폭염사건 이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인명 피해 규모는 태풍의 10배 이상에 해당하는데, 태풍이나 홍수와 달리 조용한 가운데 다수의 인명을 앗아가는 폭염을 미국에서는 ‘조용한 살인자’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폭염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국내외 전문기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상`기후학자들과 예방의학자들은 인체의 고온반응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폭염의 수치 정보와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는 1995년 폭염으로 약 750명의 인명을 잃었다. 그런데 비슷한 수준의 폭염이 닥친 1999년에는 효과적인 폭염 정보 제공 체제를 갖추고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절한 시민 활동 규제로 시카고는 인명 피해를 1995년의 6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도시 면적의 약 25%는 아스팔트 도로인데, 이 도로의 고온화가 폭염을 더욱 가중시킨다. 그래서 아스팔트 도로에 특수 도료를 칠하든가 아스팔트 도로가 물을 흠뻑 머금을 수 있도록 하여 도로 온도를 낮추는 기술 개발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런 기술이 도입된 도로의 여름철 낮의 표면온도는 일반 아스팔트도로보다 20도 이상 낮다. 도쿄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전체 도로 면적의 약 60%에 이를 도입하였으며 더욱 확대해 갈 것이라고 한다. 옥상에 밝은 색의 방수시설을 하여 건축물의 온도를 낮추는 기술은 미국의 도시열섬 억제의 중점 대책이다. 땀을 효과적으로 증발시켜 피부 온도를 낮추는 쿨섬유 기술도 상업화되고 있다. 기상청의 기후변화 전망에 의하면 금세기 중`후반이 되면 대구의 여름철 기온은 지금보다 4~5도나 높아져 폭염경보 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날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조용한 살인자가 우리 문 앞에 다가와 있는 셈이다.

폭염으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전문가와 관에만 미루어서는 안 되며 시민들이 함께하여야 한다. 그래서 대구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대구 국제폭염대응포럼’을 시민과 전문가들이 합심하여 먼저 시작한다. 이 포럼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폭염 연구의 성과를 소개하고, 체험하게 돕고 시민들로부터 현장의 요구를 파악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 최고인 대구의 폭염은 방치하면 재앙으로 다가오지만, 폭염대응기술개발 선도에 활용하면 자연이 준 선물이 될 수 있다. 폭염을 다루면 대구의 이미지를 훼손하게 된다며 행사 참여를 외면하고 있는 대구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조용한 살인자 대구의 폭염, 어떻게 할 것인가? 민`관`연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김해동 계명대학교(지구환경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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