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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토) ㅣ
[팩트 체크-탈원전 논의] <중>탈원전하면 안정적 가격 내 전기수급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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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2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전기료 30∼40% ↑" vs "지나치게 부풀려져"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16년 4월 본사를 원자력발전소가 자리한 경주로 옮긴 뒤 '현장형 전기공급자'로서 역할을 시작했다. 한수원 제공
 
새 정부 방침대로 탈원전이 이뤄질 경우, 원자력계는 이를 대체할 효과적인 에너지원이 부족해 전기료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는 데 반해 탈원전 찬성 측은 전기료 상승은 맞지만 원자력계가 계산한 수치는 많이 부풀려 있다고 주장한다. 매일신문 DB
원자력계는 탈원전을 할 경우 대체할 효과적인 에너지원이 부족하고 전기료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기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정밀산업이 많은 우리나라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2016년 한국전력이 발표한 발전원별 정산단가(한전에서 공급하는 가격)를 보면 원전이 ㎾h당 67.9원(사회적 갈등 및 해체 비용 제외)으로 가장 저렴하고 석탄화력(73.9원), LNG(99.4원), 신재생에너지(186.7원) 등 순이다. 새 정부의 공약대로 탈원전을 한다면 전기요금은 30~40%가량 뛸 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전기료 상승과 관련, 학계에서는 탈핵 이후 무조건 오른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상승 폭을 두고 의견차는 상당히 크다. 친원자력 학계는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의 사례와 우리나라 에너지수급 환경 등을 감안하면 30% 이상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독일 가정용 전기요금(㎿h당)은 노후 원전 8기를 멈추기 직전 해인 2010년 244유로에서 2015년 295유로로 21% 올랐다. 일본은 2010년 20.37엔에서 2015년 24.12엔으로 19% 상승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지금 신재생에너지가 비싸다면 앞으로도 계속 비쌀 것이다. 원전이 줄면 전기료가 크게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는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측도 "2030년 이내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설비만 12기(약 9천600㎿)에 이른다.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정책의 틀을 옮겨가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과연 비싼 천연가스와 간헐성이 해결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원자력이 빠진 부분에 해당하는 국가 전원을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스럽다"고 했다.

반면 김해창 경성대 교수는 "전기료가 오르는 건 맞지만 원자력계가 계산한 수치는 많이 부풀려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5%까지 올리면 전기요금 상승은 39.3%로 봤다. 이는 2002년부터 지난 10년 동안 48% 오른 국내 전기요금과 비교해 봐도 물가상승분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상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또 "세계 평균 ㎾h당 발전단가가 2014년에는 원자력이 신재생에너지보다 싸지만, 2020년이 되면 원자력이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50원 이상 비싸지는 '제너레이션 패리티'(generation parity: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석탄 등 화석에너지와 똑같아지는 균형점)가 올 것으로 보인다"며 원전을 사양산업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 집단들의 분석도 엇갈리고 있다. 탈원전 정책에 따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30년 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이 5천500원 이상 오를 것이라고 봤지만, 한국전력거래소 측은 그 이하로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2일 '친환경 전력정책의 비용과 편익' 보고서에서 "친환경 전력정책으로 2020년 8천억원, 2025년 3조5천억원, 2030년 6조6천억원의 발전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도 2020년 660원, 2025년 2천964원, 2030년 5천572원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거래소 측은 "현대경제연구소의 결과는 2030년 기준으로 약 2조5천억원 더 높게 산정됐다"며 "발전량 차이로 약 1조8천억원, 정산단가와 시장가격 차이로 약 7천억원이 더 산정됐다"고 지적했다.

김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각종 원별 비교 데이터가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치 않은 것도 원전 관련 정보를 오해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미국은 신재생에너지가 매우 싸기 때문에 가격을 이야기할 때 주로 미국을, 보급은 유럽 데이터를 주로 인용한다는 것이다. 또 폐로 비용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을 원자력만 포함해 계산할 게 아니라 다른 에너지원에도 더해 산출한다면 원자력은 매우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원전을 지을 때 건설비가 한국은 미국의 3분의 1만 들어간다. 하지만 그런 고려 없이 데이터가 마구 쏟아지고 있다. 나라별 상황에 맞는 비교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원전을 둘러싼 오해가 상당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수원 측은 전력의 표준 주파수인 60㎐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전력 수급의 핵심인데, 탈원전하면 이를 충족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전력이 부족할 경우 57~58㎐가 공급되고, 정밀작업 공정은 엉망이 된다는 얘기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는 우리나라 기후 여건상 들쭉날쭉한 전력공급이 될 게 뻔하고, 전기수입도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표준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한수원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탈원전 측은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60㎐는 1초에 사인파 전류가 60번 들어오는 국가표준일 뿐 이를 산업전기의 최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럽`중동`중국은 50㎐, 미국은 60㎐(110V), 일본 동쪽은 50㎐, 서쪽은 60㎐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별 표준을 산업전기의 최적이라고 보고, 이를 전기수급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전기 전문가들은 "양측 주장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다만 우리나라 전기공급체계가 60㎐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위해서는 한수원의 의견이 현실성 있다"고 했다.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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