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7년 09월 26일(화) ㅣ
[세풍] 평화도 총구<銃口> 에서 나옵니다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7-09-12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사드 배치를 결행한 그 용단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존경을 표합니다. 하지만 배치 완료까지 426일간의 찬반 논란으로 엄청난 국민적 에너지를 낭비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된 데는 집권 전부터 사드 배치에 반대하거나 미온적이었던 대통령님의 책임이 큽니다. 다시는 이런 ‘안보 자해’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그럴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북핵에 맞설 가장 현실적인 안으로 떠오른 ‘전술핵’ 도입 주장에 청와대가 보이는 거부 반응은 ‘사드 사태’ 재발의 전주곡처럼 들립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안보 상황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전략핵이든 전술핵이든 핵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는 것입니다. 핵은 핵으로만 맞설 수 있는 ‘절대무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님의 참모와 여당은 “전술핵을 배치하면 북핵을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한가한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북핵은 기정사실인데도 말입니다.

대통령님은 어떻게 할 겁니까? 또 사드 논란을 촉발한 그 평화주의적 신념에 따라 반대할 겁니까? 대통령님의 평화주의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그 신념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문제는 그 신념만으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레온 트로츠키의 말은 정곡을 찌른 것이었습니다.

잠시 마하트마 간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호주 출신의 정치학자 존 킨은 ‘민주주의의 삶과 죽음’에서 간디의 비극적 죽음이 독립 인도의 건국에 역설적이지만 다행이었다고 했습니다. 인도의 두 거인(巨人) 네루와 간디의 정치철학 때문입니다. 간디는 독립 인도가 입법`행정`사법권을 모두 갖는 소규모의 자치적 ‘마을 공화국’이 상호 연결된 형태여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간디는 성문헌법, 의회, 정당, 주기적 선거 등 의회 민주주의 제도에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네루는 의회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헌정 국가를 꿈꿨습니다. 간디가 죽지 않았다면 국가 형태를 두고 네루와의 갈등은 불가피했고 인도의 국가 건설은 표류했을지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기자는 간디의 죽음이 인도에 다행인 이유는 또 있다고 봅니다. 간디의 무조건적 비폭력 평화주의가 가져올 파멸적 결과의 가능성입니다. 간디는 2차 대전 중 독일 유태인을 향해 “도살자의 칼에 자신을 제물로 바치고, 절벽에서 뛰어내려라. 그러면 세계와 독일의 민중을 일으켜 세울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유태인은 ‘도덕적 승리’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기자에겐 ‘개 풀 뜯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면 그 나라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막스 베버가 살아서 간디의 말을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정치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저서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있는 한 언명(言明)이 그 실마리가 될 듯합니다. “(정치인의 행위와 관련해 볼 때) 선한 것이 선한 것을 낳고, 악한 것이 악한 것을 낳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차라리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자는 실로 정치적 유아에 불과하다.” 정치적 선의가 정치적 결과의 좋음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정치인이 견지해야 할 덕목으로 베버가 제시한 것이 신념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성찰 즉 ‘책임의 윤리’입니다.

대통령님도 당신의 신념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전쟁 불가(不可)의 신념이 무조건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북핵의 인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평화는 평화를 강제할 수단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것이 없는 평화는 오직 적이 선의를 베풀었을 때만 가능한 ‘위장 평화’일 뿐입니다. 마오쩌둥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만 어찌 권력만 총구에서 나오겠습니까. 평화도 총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정경훈 논설위원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 [more]   
 · [매일춘추] 천사처럼 바라보라 2017-09-26
 · [야고부] 대구 섬유와 양복인 총회 2017-09-26
 · [세풍] 권 시장의 리더십 2017-09-26
 · [기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는 교육계 2017-09-26
 · [세계의 창] 퇴위 앞둔 일왕의 방한 염원, 고마 신사 가다 2017-09-26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대구 전역 투기과열지구 지정되나…..
수성구 3억원 이상 주택 거래 계약, ..
발리 화산 곧 분화하나? "화산지진 ..
대구 북구 청약 과열, 2003년 정부 ..
추석 지나고 추미애·홍준표·주호영..
경북도청 신청사 연못 2개 있는데…..
백화점업계 최대 80% 할인…28일부터..
민주 볼모지 TK는 포기? 시도당위원..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사드 ..
대구 자사고 3곳 학교 운영 어떻게 ..
2017 경상북도 다문화가족 어울림한마당
제15회 每日新聞 광고대상 작품 공모
제26회 매일서예문인화대전
2017 전국다문화가족 생활수기공모
대구 북구 청약 과열, 2003년 정부 규...
2003년 이후 14년 만...
대구 전역 투기과열지구 지정되나
수성구 아닌 북구서 최고경쟁률 518대1
[부동산 돋보기] 토지 투자 틈새시장...
대구 수성구, 청약통장 2년 돼야 1순위
[알쏭달쏭 생활법률 상식] 명의신탁한...
A는 회사를 설립하면...
추석 차례상 비용…"전통시장 21만7천...
모처럼 지역 명절 경기 되살아나나…백...
고춧가루 52% ↑ 추석 대목 농축수산물...
[운세] 9월 23~29일(음력 8월 4~10일)
대구 자사고 3곳 학교 운영 어떻게 교...
문재인 정부 이후 교...
[대학생들의 시각 Campus Now!] 대학생...
‘개인 차량에 광고판’ 창업 연결 쉽...
계명문화대 ‘2017년 예비 항공승무원...
대구대·대구한의대 기술지주社 세운다
주말 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9월 22~24일)
[新팔도유람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세계 50대 트레킹 명소 울진 금강송 군락지
[친환경 밥상] 가을김치
무덥던 여름도 어느덧..
내 몸의 살과 '이별'하는 다이어트...
곤약멜론국수/ 열무김치 도토리묵 국...
[추천 골프장] 베트남 '달랏팰리스CC'
베트남 달랏팰리스CC...
"드라이버는 어음이고, 퍼트는 현찰이...
지역 대부분 골프장 추석 당일에만 휴...
스크린골프 '티업비전2' 홍보모델에 서...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