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8년 02월 22일(목) ㅣ
[송일호의 에세이 산책] 차차차~ 차차차~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7-09-12 00:05:04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우리나라 역사상 전 국민이 통일된 복장이 있었다면 남녀노소 모두 검정 고무신을 신었고, 국민 모두가 흰옷을 입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백의민족’이라고 했다.

짚신, 나막신에서 검정 고무신의 개발은 생활에 기적을 이루었다. 장날 아버지가 사온 검정 고무신이 좋아 윗목에 놓아두고 자다가 만져보기도 했다. 그 당시 고무신은 질이 좋지 못해 잘 닳았다. 엄지발가락에 구멍이 나면 흙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버지는 새 신을 사 주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신발 때우는 곳에 들러 땜질한 신을 신어야 했다. 운동회 때나 달리기를 할 때는 고무신이 잘 벗겨져 맨발로 뛰었다.

뒤에 하얀 고무신이 나왔는데 어른들은 똑같이 흰 고무신을 신었다. 백의민족 하얀 옷에 하얀 고무신이 잘 어울렸다. 잔칫날이나 상갓집에는 신발소동이 자주 일어났다. 헌 신을 벗어놓고 새 신을 신고 가는 얌체도 있었지만 똑같아 헷갈렸다. 이 때문에 신발바닥에 자기만 아는 ○, X 등의 표시를 의무적으로 했다.

회갑연에 술, 감주, 묵 등을 만들어 부조를 했는데 간편한 고무신으로 바뀌어 신발 몇 가마니를 받은 집도 있었다. 선거 때가 되면 고무신이 뇌물로 둔갑했다. 물놀이하다 떠내려가는 고무신을 따라가다 길을 잃어 고아가 된 사람이 방송국에 나와 부모를 찾기도 했다.  

검정 고무신밖에 모르던 그때 그 시절 뜻밖에 운동화 배급이 나온 일이 있었다. 한 반에 한 켤레 정도로 기억된다. 발에 맞고 안 맞고는 이차적인 문제였다. 심지 뽑기를 하여 당첨되는 행운을 바라는 것도 욕심이었다.

그런데 학교가 발칵 뒤집힐 정도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발목까지 오는 진짜 가죽 구두가 전교에 딱 한 켤레 배급이 나온 것이다. 이 구두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결선 추첨에서 구두를 차지하게 된 행운아는 고릴라 같이 생긴 5학년 학생이었다.

그는 구두 때문에 응원단장이 되었고, 가을운동회 때는 그때 유행한 ‘차차차~ 차차차~’ ‘3`3`7’, 기차 박수를 손과 발로 리드할 때, 먼지를 일으키며 폴짝폴짝 뛰는 모습은 구두가 아니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멋진 연기를 보여 전교생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해방의 기쁨도 맛보기 전에 뜻하지 않은 6`25전쟁이 일어났다. 모두 피란길에 올랐다. 날이 저물면 피란민들은 민가에 들어가 하룻밤 신세를 졌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자고 나면 응원단장과 비슷한 발목까지 오는 구두는 감쪽같이 없어지는 것이다. 갈 길은 멀고, 맨발로 갈 수도 없고, 신발 살 곳도 없는 그때, 신발 잃은 어린이의 우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서전에 초등학교시절 부잣집 친구의 좋은 가방에 칼질을 했다고 한 바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는 빈부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이 활화산이 되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원자탄보다 더 무섭다.

송일호 소설가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 [more]   
 · [매일춘추] 매진복 2018-02-22
 · [관풍루] 20일 대구시 확대간부회의에 처음으로 10개 출자·출연기관 대표가 참석… 2018-02-22
 · [기고] 일본은 독도 침탈 호도 말라 2018-02-22
 · [양동안의 새論새評] 개헌에서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 2018-02-22
 · [야고부] 정경(政經) 분리라는 환상 2018-02-22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제16회 영주 소백산 마라톤대회
제10회 서상돈賞 수상후보자 공모
제24회 늘푸름환경대상 후보를 찾습니다!
제62회 신문의 날 표어 공모
여자 컬링, '만만한 준결승 상대(4위..
(동영상) 대구 앞산 산불, "완전 진..
동료를 버렸나 몰랐나…팀워크 실종..
대구 수성구청, 건설사에 70억 물어..
"컬링, 금메달 가즈아~" 의성 군민들..
포스코 본부장·임원 인사…전중선·..
아파트값 대구는 상승세, 경북은 침..
[매일 파워 인터뷰] 검정고시학원 신..
컬링 돌풍 이끈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지방선거 앞두고 다시 들썩이는 정치..
아파트값 대구는 상승세, 경북은 침체...
대구 4분기 상승률 0....
대구 아파트 분양가 3.3㎡당 1,182만원
수성구 범어동에 또 하나의 메디타워...
집주인 동의 절차 없애자 전세금보장보...
[대구경북 관심 물건]
수입차 마세라티 대구지점 오픈 4년째...
“차에서 내릴 때 사...
모바일로 '내 금융계좌' 한 번에 조...
'롯데 웨딩 페어' 24-25일
'노란 신호등' 보면 더 조심해주세요
여름엔 시원, 겨울엔 따뜻 '오미자테...
대구 근대역사 녹아있는 골목길 누비며...
해설사 설명 곁들인...
근대골목 체험학습 접수-28일까지
[입시프리즘] 수시모집 늘어나는 2019...
계명대, 해외 국가대표들 전지훈련지로...
대구보건대, 진로지원프로그램 '잡팜...
[新 팔도유람-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해남 달마고도
[新 팔도유람-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달마고도 주변 여행 정보
윤식당 인기 메뉴 '호떡' 집에서 만들어볼..
밀가루와 물, 이스트,..
당질 제한을 통한 당뇨밥상
제철 해산물 밥상
골프+게이트볼 섞은 '그라운드골프'...
한겨울인데도 2일 칠...
그린피 할인 정보
이승현, 미즈노와 계약…최경주, 모든...
[골프 인문학] <6>'홀인원 이야기'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여창환  편집인 : 여창환  Copyright by 매일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