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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하늘 산책, 색다르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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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4 14:29: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하늘 위 자유 ‘패러글라이딩’
 
’앵글’을 바꿔 하늘에서 땅을 한번 내려다보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합천 적중`초계면 들녘.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도와 앵글이다. 얼마나 균형감 있게 구도를 잡았는가, 그리고 어떤 앵글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사진의 수준이 달라진다. 특히 앵글의 이동은 가장 손쉽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온다. 같은 피사체라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눈과 같은 높이에서 바라보는 것, 그리고 아래서 올려다보는 것은 천양지차다.

세상살이 역시 마찬가지다.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우리의 삶은 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늘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 하지만 때로는 하늘도 올려다보고, 땅도 내려다보고, 뒤나 옆도 돌아보며 살아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사진설명 : 노랗게 익어가는 벼와 가을하늘, 그리고 그 사이를 수놓은 색색깔의 패러글라이더. ]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한 가을이다. 한 마리 새처럼 하늘로 날아올라 보면 어떨까? 거대한 자연과 맨몸으로 마주하면 완전히 새로운 풍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높게만 보였던 산들이 발아래 펼쳐지고, 평상시에는 알아채지 못했던 굽이굽이 강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노랗게 익어 고개 숙인 벼는 마치 노란 장판을 깔아놓은 듯 반짝거린다. 자연의 위대함에 숙연함마저 느끼며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무얼 그리 아등바등하며 발버둥치고 살아왔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답답하고 숨 가쁜 일상에 지쳤다면 오늘은 ‘앵글’을 한번 바꿔 하늘에서 땅을 한번 내려다보자. 가슴이 뻥 뚫리는 환희를 맛볼 수 있다.

[사진설명 : 가슴이 뻥 뚫리는 환희를 맛볼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체험. ]

◆신의 걸작, 합천 적중분지

[사진설명 : 합천 적중분지는 운석이 충돌에 만들어진 희귀한 지형이다. 하늘에 올라가야만 한눈에 담을 수 있다. ]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것은 인간의 오랜 꿈이었다. 흔히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든 것은 라이트 형제의 동력 비행기라고 이야기하지만, 두꺼운 강철 안에 갇혀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은 맞으나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보다 사람이 실제 새처럼 하늘을 나는 행위에 가까운 활동이 바로 ‘패러글라이딩’(이하 패러)이다. 새의 날개에 해당하는 ‘캐노피’라는 특수 천을 사용해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맨몸으로 바람을 그대로 맞을 수 있다. 패러를 취미로 즐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문 파일럿과 함께 탑승해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텐덤 비행’이 널리 알려지면서 누구나 손쉽게 ‘하늘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패러는 시속 10~60㎞ 정도로 앞으로 나가지만, 실제 체감하는 속도는 거의 없다.

[사진설명 : 합천 대암산 이륙장의 ‘왕따나무’ 풍경이 아름답다. ]

새처럼 날아올라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땅에서 보는 풍경과는 확연히 다르다. 평소에 그렇게 크게만 보였던 차와 집들이 모래알처럼 작아지는 대신 대자연이 그린 작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중 가장 압권이라 할 만한 것은 바로 합천 적중`초계면 일대의 풍경이다.

합천 대암산 이륙장에서 날아오르면 동그랗게 한가운데가 움푹 파인 국그릇 모양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20㎞가 넘는 산들이 서로 꼬리를 물고 물며 동그란 원을 그리고 있고 가운데는 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다. ‘적중분지’다.

마치 신이 장난이라도 친 듯 이런 기묘한 지형이 만들어진 원인은 ‘적중’이라는 지명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질학자들의 가설에 따르면 이곳은 운석이 적중하면서 동그랗게 움푹 파인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별똥별’의 학술 명칭이 바로 운석이다.

이륙장 풍경도 그림 같다. 대암산 꼭대기는 초지로 돼 있는데 그 왼쪽 한편에 외로이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흔히 ‘왕따나무’라고 일컫는다. 마치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배우 전지현 씨가 상대배우 견우(차태현 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은 뒤 홀로 “견우야,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 봐”를 외쳤던 그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풍경이다. 게다가 산 뒤편으로 눈을 돌리면 합천군 시가지 모습과 그 앞을 흐르는 황강의 굽이굽이 물줄기를 한눈에 담을 수도 있다. 서클링이라고 부르는 둥글게 회전하는 조종을 통해 고도를 상승시키면 하늘 높이 보이던 구름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경이로운 경험도 가능하다.

합천 대암산에서 텐덤비행을 하고 있는 진주패러 홍필표 팀장은 “합천이야말로 이색적인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최적의 패러글라이딩 체험 장소”라며 “특히 시릴 듯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노랗게 물결치는 논밭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지는 가을철이 패러 체험하기에 최고의 시기”라고 했다.

합천은 대구에서 1시간 남짓 거리로 가벼운 나들이 지역으로 좋다. 패러 체험 외에도 합천영상테마파크와 합천정원테마파크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영상테마파크 바로 옆에 위치한 합천정원테마파크는 본래 명칭보다 ‘청와대 세트장’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마치 내가 대통령이 된 양 포즈를 취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조금 거리가 있지만 해인사, 고령대가야테마파크 등도 가 볼 만한 곳이다.

◆신라 천년고도, 검은모래해변, 풍력발전소도 한눈에

[사진설명 : 경주 천년고도 위를 날수 있는 스카이투어. ]

벽도산은 경주 안강읍에 위치해 있다. 도심과는 꽤 떨어진 듯 보이는 흔한 시골, 흔한 산지다. 하지만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5㎞만 날아가면 경주 월성지구가 내 발아래 펼쳐진다. 웅장하게만 보이던 고분들이 옹긋봉긋 귀엽게만 보이고, 안압지 동궁과 월지도 조막만 하게 눈에 들어온다. 경주박물관, 황룡사지, 교동마을, 천마총 등 늘 눈높이에서만 보는데 익숙한 유적지들을 발아래 두고 숨은 그림처럼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주패러글라이딩체험장 김진수 대표는 “경주 천년고도를 한눈에 품을 수 있는 스카이투어”라고 소개했다.

[사진설명 : 여수 만성리 검은모래해수욕장 위를 나는 특별한 경험.]

해변이 예쁘기로 소문난 전남 여수에서는 푸른 바다 위를 나는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을 아무런 장벽 없이 하늘에서 조망하는 묘미가 있다. 여수 천성산에서 이륙해 조금만 나가면 곧장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를 만날 수 있는데, 마래산 꼭대기 데크와 인근에 자리 잡은 정자에서 노니는 사람들과 손을 흔들어 인사 나눠도 좋다. 이곳의 최고 비경은 착륙장으로 다가가면서부터다. 유명 관광지인 만성리검은모래해수욕장이 바로 착륙장이기 때문이다.

여수국가대표패러글라이딩 문병국 대표는 “황금빛 모래가 아니라 거무스름한 빛으로 둘러싸인 해변의 절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고 했다. 여수는 산과 바다, 그리고 다양한 관광거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수세계박람회장과 돌산공원, 해상케이블카, 오동도, 벽화로 가득한 고소동, 바닷가 절벽에 자리 잡은 향일암 등 선택의 폭이 넓어 취향에 따라 골라잡을 수 있다.

[사진설명 :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하동 형제봉·구제봉 활공장. 평사리 최 참판댁과 악양들녘 위를 날아 섬진강변에 착륙한다. ]

경남 하동도 패러를 하기에 최적인 장소다. 형제봉과 구제봉 두 곳에서 이륙이 가능해 바람 방향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됐던 평사리 최 참판댁과 악양들녘 위를 훨훨 나르는 묘미가 있다. 김용택 시인이 아름답게 노래한 섬진강의 모습도 절경이다.

[사진설명 : 평창 장암산 활공장에서 이륙하면 하얀 바람개비처럼 보이는 풍력발전소가 내려다보인다. ]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 한가운데 자리 잡은 장암산 활공장에서는 평창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마치 절벽처럼 깎인 듯한 급경사의 이륙장 앞으로는 평창강이 굽이쳐 흐르고 있고, 강변을 따라 평창바위공원이 조성돼 캠핑을 즐기는 이들의 여유로운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매력은 하늘 위 높이 솟았을 때 제대로 그 위력을 발휘한다. 선자령 등 백두대간의 주능선 산세 감상은 물론이고, 이륙장 뒤편으로 유유자적 돌아가는 대형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담을 수 있다. 평창을 방문한다면 2018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미리 만나봐도 좋다. 그중 백미는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다. 영화 ‘국가대표’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으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로 눈에 익숙한 삼양목장과 29대의 풍력발전기가 장관을 이루는 하늘목장이 둘러볼 만하다. 스키 시즌이 아닐 때는 마운틴코스터 등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용평리조트,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 등을 함께 돌아보자.

[TIP]맑고 기온 차가 많이 벌어지는 날 체험하기 좋아

-비행 전 확인: 텐덤 비행을 할 때는 비행 전에 확인할 사항이 많다. 꼭 항공청 등록 업체인지, 파일럿이 텐덤조종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지,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항공청 등록업체 글라이더 (캐노피)에는 등록번호가 한가운데 커다랗게 붙어 있다.

-코스 선택: 패러를 처음 타보는 사람이라면 기본 코스를 추천한다. 산에서 이륙해 착륙장까지 가는 10분 남짓의 비행이 전부여서 맛보기로 좋다. 만약 패러 유경험자라면 조금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상승체험을 즐겨볼 것을 권한다. 운 좋으면 구름에 ‘헤딩’하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기상여건 체크: 일반적으로 ‘패러’라고 지칭하는 무동력 패러는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대지에서 피어나는 열기 등 자연의 힘만을 이용해 이동하기 때문에, 그날의 기상이 비행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스카이투어를 즐기고 싶다면 날씨 앱을 이용해 체험날의 기상 여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맑은 날, 기온 차가 많이 벌어지는 날이 좋다.

-사진 촬영: 하늘을 나는 역사적인 경험에 사진 촬영은 필수. 이때 ‘앵글’을 꼭 기억하자. 아래에서 올려 찍고, 눈높이로 찍고, 위에서 내리찍는 다양한 앵글을 통해 인생샷을 얻을 수 있다.

-옷차림: 텐덤 비행을 할 때는 긴 바지와 긴 팔 셔츠, 그리고 운동화 차림이 좋다. 이륙할 때 신발이 벗겨지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에 신발끈을 단단히 조여매야 한다. 날씨가 조금 쌀쌀하다면 텐덤업체에서 비행복을 제공해준다.

-지역별 패러:합천대암산체험비행 010-4577 -5449/ 경주패러글라이딩 010-4533-9666/ 여수국가대표패러글라이딩 010-6540-6541/ 평창조나단패러글라이딩스쿨 033-333 -2625

글 사진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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