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imaeil.com을 시작페이지로  매일신문 페이스북 바로가기 매일신문 트위터 바로가기 무지개세상광고구독안내사업제휴
2018년 02월 22일(목) ㅣ
[데스크 칼럼] 다리 몽댕이를 분질러?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밴드로 기사보내기
2017-09-14 00:05:01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는 가끔 매를 들었다. 고만할 때는 이런 ‘공포를 앞세운 위협’의 효과를 좀 봤다. 부모가 화를 내고 회초리를 드는 것이 무서워 행동을 교정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산에서 주워온 나뭇가지로 회초리 하나를 ‘멋지게’ 다듬어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철이 들고 나서는 매를 들 일이 없었다. 그럴 일이 없었던 것인지 스스로 매를 들지 않으려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이후로는 아이들을 때린 기억이 없다.

커가면서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썽을 피운다고, 잘못을 했다고 점점 더 큰 회초리, 더 굵은 매로 벌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예전 어른들의 말씀대로 정말 ‘다리 몽댕이를 분질러’ 놓아서야 되겠는가. 어쨌든 내 새끼인 것을.

요즘 시중에서는 아이들의 다리 몽댕이를 분질러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참 높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1일 부산에서 벌어진 ‘피투성이 여중생’ 사건 때문이다. 여러 명의 10대 소녀들이 또래의 한 여중생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건이었다. 가해자들이 10대 초반의 여중생이라는 데서 충격은 더 컸다. 귀엽고 어린, 아직은 그저 ‘아이들’일 거라 생각했던 여학생들의 그 어디에 그런 잔혹함이 내재해 있었던 것일까. 어른들도 차마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폭력성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부산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보도가 잇따랐다. 강릉에서도 10대 여고생들이 동급생을 무차별 폭행했다. 아산에서도, 서울에서도, 인천에서도, 부천에서도….

이 지경이니 어른들의 입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폭력 청소년들에게 더 무서운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면서 더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데 걸림돌이 되는 소년법을 폐지하자고도 한다.

강력한 처벌을 통해 범죄 발생을 억제한다는 개념은 앞서 언급한 ‘공포를 앞세운 위협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더 강한 처벌을 내림으로써 비슷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 경고를 주겠다는 뜻이다. ‘잘 봤지? 너희들도 잘못을 저지르면 이렇게 무서운 처벌을 받게 될 거야. 조심해’라고.

정말 그렇게 될까? 다른 사람의 처벌을 본 청소년들이 위협을 느끼고 범죄를 포기할까? 소년범들에게 있어서는 이런 위협 효과가 별로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처벌 강화와 범죄 예방 사이에 비례관계를 보여주는 어떠한 통계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낙인 효과’를 불러 자포자기하게 하고 재범의 늪에 빠지게 할 우려도 있다. 사소한 절도로 소년원에 다녀온 후 범죄자로 낙인 찍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흉악범의 굴레를 쓴 유영철과 같은 경우다. 처벌 강화에만 방점을 둔 소년법 폐지나 개정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낮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교화’와 ‘치료’가 우선이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아직은 아이이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이 청소년이다. 자아가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로잡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소년법이라는 특례 제도도 그래서 만들어 둔 것이다. 교화와 치료가 처벌보다 앞서야 하는 이유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에게는 그 아이 자신보다 주위의 환경에 문제가 있을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이다. 온갖 유해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 성적만을 최고의 선(善)이라 생각하는 어른들, 경쟁에 뒤처지면 패배자가 되어버리는 풍토, 이런 것들이 우리 아이들을 ‘괴물’로 만드는 것들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문제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강력한 처벌을 논하기에 앞서 함께 고민하자.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비뚤어지지 않게 할 것인지, 비뚤어진 아이들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홍헌득 편집부국장
매일신문 페이스북 / 온라인 기사, 광고, 사업 문의 imaeil@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 [more]   
 · [매일춘추] 매진복 2018-02-22
 · [관풍루] 20일 대구시 확대간부회의에 처음으로 10개 출자·출연기관 대표가 참석… 2018-02-22
 · [기고] 일본은 독도 침탈 호도 말라 2018-02-22
 · [양동안의 새論새評] 개헌에서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 2018-02-22
 · [야고부] 정경(政經) 분리라는 환상 2018-02-22
RSS Twitter로 기사보내기 Facebook으로 기사보내기 Google bookmark로 기사보내기 NAVER Bookmark로 기사보내기
크게보기 작게보기 프린트 이메일 보내기 목록
 
 
<댓글이용안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속한 표현, 욕설, 특정인에 대한 비방, 상업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요뉴스
 
제16회 영주 소백산 마라톤대회
제10회 서상돈賞 수상후보자 공모
제24회 늘푸름환경대상 후보를 찾습니다!
제62회 신문의 날 표어 공모
여자 컬링, '만만한 준결승 상대(4위..
(동영상) 대구 앞산 산불, "완전 진..
동료를 버렸나 몰랐나…팀워크 실종..
대구 수성구청, 건설사에 70억 물어..
"술자리 가진 뒤 초과근무 체크" 경..
"컬링, 금메달 가즈아~" 의성 군민들..
아파트값 대구는 상승세, 경북은 침..
포스코 본부장·임원 인사…전중선·..
[매일 파워 인터뷰] 검정고시학원 신..
컬링 돌풍 이끈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아파트값 대구는 상승세, 경북은 침체...
대구 4분기 상승률 0....
대구 아파트 분양가 3.3㎡당 1,182만원
수성구 범어동에 또 하나의 메디타워...
집주인 동의 절차 없애자 전세금보장보...
[대구경북 관심 물건]
수입차 마세라티 대구지점 오픈 4년째...
“차에서 내릴 때 사...
모바일로 '내 금융계좌' 한 번에 조...
'롯데 웨딩 페어' 24-25일
'노란 신호등' 보면 더 조심해주세요
여름엔 시원, 겨울엔 따뜻 '오미자테...
대구 근대역사 녹아있는 골목길 누비며...
해설사 설명 곁들인...
근대골목 체험학습 접수-28일까지
[입시프리즘] 수시모집 늘어나는 2019...
계명대, 해외 국가대표들 전지훈련지로...
대구보건대, 진로지원프로그램 '잡팜...
주말나들이·축제·공연·전시·5일장 정보(2월 23~25일)
[新 팔도유람-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해남 달마고도
윤식당 인기 메뉴 '호떡' 집에서 만들어볼..
밀가루와 물, 이스트,..
당질 제한을 통한 당뇨밥상
제철 해산물 밥상
골프+게이트볼 섞은 '그라운드골프'...
한겨울인데도 2일 칠...
그린피 할인 정보
이승현, 미즈노와 계약…최경주, 모든...
[골프 인문학] <6>'홀인원 이야기'
매일신문 사이트맵
뉴스 스포츠·연예 사설·칼럼 주말을 함께 독자제보 게시판 포토갤러리 m영상
전체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교육
사람들
재테크
부동산
건강
라이프

매일희평
경북
 
스포츠
삼성라이온즈
연예
사설
칼럼
시각과전망
주말섹션
가볼만한 곳
맛집
독자투고
자유게시판
독자제보
독자카페
포토뉴스
이달의 독자사진
특종사진 갤러리
사진 공모전
네티즌 광장
지금이순간


회사소개 I 구독안내 I 광고안내 I 고충처리인 운영 규정 I 독자위원회 I 매일신문 CI I 청소년 보호정책 I
본    사 :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20 (계산 2가 71번지) 매일신문사 (우 41933) : TEL : (053) 255-5001~7
경북본사 : 경상북도 안동시 경동로 568 알리안츠생명빌딩 6층 (우 36674) : TEL : (054) 855-1700
서울지사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 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801호 (우 04520) : TEL(02) 733-0755~6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대구,아00201  등록일자 : 2016.11.28  발행인 : 이상택  편집인 : 이상택  Copyright by 매일신문사.